겨울 스포츠의 꽃 프로농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9일 토요일 오후 2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있을 전주 KCC 이지스와 안양 KGC 인삼공사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2021~2022 KGC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가 대단원의 막을 연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 19의 영향은 여전하다. 이에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적용해 수도권 지역 5개팀(서울 삼성, 서울 SK, 고양 오리온, 안양 KGC, 수원 KT)의 홈경기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다.

비수도권 지역 팀인 원주 DB, 전주 KCC, 대구 한국가스공사, 울산 현대모비스 등은 최대 20%까지 관중 입장이 가능하다. 단 LG같은 경우 11일 공식 홈 개막전에 한해 유관중(최대 20%) 경기로 진행하며 이후 일정은 무관중 경기로 운영할 뜻을 밝혔다. 코로나 19 자체가 워낙 변수가 많은 만큼 각팀의 향후 일정은 수시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선수를 데리고 경기에 임하는 프로야구, 프로축구와 달리 외국인 선수 포함 5명만이 코트에 나서는 프로농구는 매 시즌 전력의 변동 폭이 많은 편이다. 한 두명의 부상자만으로도 판도가 달라질 정도다. 때문에 시즌을 앞두고 진행하는 전력 예측에서도 우승후보 및 6강 진출팀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올 시즌 역시 비시즌간 2개팀이 연고지를 이동한 것을 비롯 팀별로 대대적인 외국인 교체가 이뤄졌다. 신인드래프트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대거 뽑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팀별로 전력 변수가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제2의 데이비스, 설린저는 누구?
 
 전주 KCC 이지스와 안양 KGC 인삼공사의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은 KGC 외국인 선수 자레드 설린저 한명으로 인해 모든 게 갈렸다.

전주 KCC 이지스와 안양 KGC 인삼공사의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은 KGC 외국인 선수 자레드 설린저 한명으로 인해 모든 게 갈렸다. ⓒ 전주 KCC

 
지난 시즌 우승팀을 가른 최종 변수는 단연 외국인 선수였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주 KCC는 당초 아슬아슬한 6강 후보 정도로 평가받았다. 이정현(34·191㎝) 등 팀내 노장이 많은 상황에서 포지션별 밸런스도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창진 감독의 지휘 아래 모션오펜스, 트랜지션 게임, 스페이싱 농구 등 본인들만의 색깔을 제대로 내며 정규리그를 지배했다.

그러한 농구를 펼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외국인 선수 타일러 데이비스(24·208㎝)의 역할이 컸다. 데이비스는 전형적인 클래식 센터였지만 높이가 낮은 KCC에 최적화된 선수였다. 혼자 골밑을 지키며 상대 4, 5번을 모두 상대할 수 있었던 데이비스가 있었기에 그를 믿고 다른 KCC 선수들이 핸들러농구, 투맨게임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아이러니하게도 데이비스는 KCC를 웃고 울리게 했다. 시즌 후반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팀을 떠나버리면서 KCC는 초중반 가져갔던 탄탄한 밸런스를 잃고 말았다. 반면 KGC는 크리스 맥컬러(26·208㎝)의 대체선수로 5라운드 후반에 합류한 자레드 설린저(28·206cm)가 이른바 대박을 터트리면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설린저 합류 전까지만 해도 KGC는 멤버는 좋지만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혹평에 시달렸다. 앞선의 다이나믹 가드 듀오 이재도(30·180㎝), 변준형(25·185㎝), 리그 최고 디펜더 양희종(37·194㎝)과 문성곤(28·196㎝), 전성기에 접어든 슈터 전성현(30·189㎝), 국내 토종빅맨 계보를 잇고 있는 오세근(34·200㎝) 등 국가대표급 구성을 자랑하는 이름값이지만 결과가 늘 아쉬웠다. 그런 상황에서 내외곽 득점력은 물론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패싱플레이에도 능했던 설린저는 KGC 전 포지션을 업그레이드 시키며 소속팀을 삽시간에 리그 최강팀으로 변모시켰다.

올 시즌 역시 외국인 선수는 상수다. 소속팀 외국인 선수가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 가장 크게 주목받는 외인 빅맨으로는 오리온의 미로슬라브 라둘리차(34·213㎝)가 첫손에 꼽힌다. 유럽 농구강국 세르비아 대표팀 출신으로 높이는 물론 패싱력까지 갖춘 대형센터다. 듬직한 센터 한명이 팀에 끼치는 영향력을 감안 했을 때 올 시즌 오리온의 대반격이 기대되는 이유다.

그 외 큰 키에 외곽슛 능력까지 겸비한 전천후 득점머신으로 평가받는 한국가스공사 앤드류 니콜슨(31‧206cm),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알려진 LG 아셈 마레이(29‧206cm), 강력한 수비력을 인정받고 있는 현대모비스 라숀 토마스(27‧202cm) 등이 기대되는 새얼굴이다.

물론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다. KCC 라건아(32·199㎝)는 그간 수없이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오가는 와중에서도 한결같은 경쟁력을 가져왔다. 초반에 밀리는 듯 하다가도 특유의 체력과 트렌지션 게임에 특화된 활동량을 앞세워 시즌이 한창일 때는 '역시 라건아다'는 말을 들어왔다.

그 외 삼성 아이재아 힉스(27‧202cm), KT 캐디 라렌(31·204cm), SK 자밀 워니(27·199㎝)와 리온 윌리엄스(35·198㎝) 등도 이미 검증을 받은 상태에서 새시즌 또 다른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기대되는 신인들, 우려되는 부상변수
 
 우승후보 KT는 에이스 허훈없이 시즌 초를 보내야 한다.

우승후보 KT는 에이스 허훈없이 시즌 초를 보내야 한다. ⓒ 수원 KT

 
최근 프로농구는 신인들이 예전같지않다는 우려에 시달려왔다. 프로 무대에 뛰어들어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내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이른바 '몸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등 기량은 물론 여러모로 준비되지 않은 모습에 실망의 목소리도 높아져 왔다. 올 시즌 역시 신인들의 활약이 어떻게 될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다만 최근 몇 년간 가장 선수층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즉시 전력감 혹은 인상적인 루키 돌풍도 기대되고 있다.

1순위 삼성 이원석(21·206㎝), 2순위 KT 하윤기(22·203㎝), 3순위 오리온 이정현(22·187㎝)은 누가 1순위로 뽑혀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각자 해당팀 사정에 맞게 지명받은 케이스다. 압도적인 1순위가 없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3명 모두 어지간한 해 같으면 모두 1순위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 가능하다. 이들이 무난하게 프로에 적응한다면 소속팀은 큰 전력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4순위 현대모비스 신민석(199㎝), 5순위 LG 이승우(193㎝), 6순위 SK 선상혁(205㎝), 7순위 DB 정호영(189㎝), 8순위 한국가스공사 신승민(196㎝), 9순위 KCC 김동현(190㎝), 10순위 KGC 조은후(188㎝) 등 1라운드에 뽑힌 신인들은 물론 이후 라운드에서도 전력감이 기대될 정도로 좋은 루키들이 가득하다는 분석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빅3로 꼽히던 이원석, 하윤기, 이정현을 능가하는 활약을 보여줄 새얼굴이 나오지말란 법도 없다.

하지만 이같은 전력보강 요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상유무다. 아무리 플러스가 된다 해도 마이너스가 생겨버리면 큰 의미가 없어진다. 그런 점에서 팀별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도 시즌초 변수로 꼽힌다.

특히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KT와 한국가스공사 같은 경우 벌써부터 부상 경계령이 짙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KT는 간판스타 허웅, 한국가스공사는 정효근, 두경민 부상이라는 악재가 연달아 터졌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외 상당수 팀들도 핵심선수 부상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건강한 팀이 초반 순위 다툼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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