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이라크전에서 강한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 손흥민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이라크전에서 강한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이 차지하는 한국 대표팀에서의 비중은 매우 높다. 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이지만 정작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작아진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수많은 득점과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에 반해 대표팀에서는 활약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날 손흥민은 이렇다 할 포스를 보여주지 못하며 공격 포인트 없이 경기를 마감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린 최종예선에서 다시금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고민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매 년 성장세 이룬 손흥민, 월드클래스 반열 우뚝
 
손흥민은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데뷔한 이후 10년 넘도록 꾸준한 성장곡선을 그렸다. 함부르크,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눈에 띄게 급성장세를 이루며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라섰다.
 
특히 지난 시즌 토트넘 소속으로 모든 대회 통합 22골 17도움을 기록, 39개의 공격포인트를 쏟아냈다. 이는 공격포인트를 비롯해 득점, 도움 모두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프리미어리그로 한정하면 17골 10도움으로 득점과 도움 순위에서 각각 공동 4위에 랭크되며 만능형 공격수임을 입증했다.
 
이미 한국에서는 역대급 전설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전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뛸 때 차범근이 작성한 한국 선수 단일 시즌 유럽리그 최다골(17골)과 동률을 이룬 것이다.
 
그동안 손흥민은 슈팅과 득점에 특화된 선수였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어시스트에 눈을 떴다. 2019-2020시즌과 20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과 도움에서 두 자릿수에 해당하는 10-10을 2년 연속 달성한 것은 토트넘 역사상 최초다.
 
한국 대표팀에서의 입지도 날이 갈수록 상승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에서 환상적인 득점을 터뜨리며, 팀 내 주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2015 아시안컵에서도 3골을 넣으며 27년 만에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활약했다. 멕시코전, 독일전 연속골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손흥민 향한 집중 견제, 팀 동료 활용해야 해답 보인다
 
러시아 월드컵 직후 벤투 감독 체제로 탈바꿈한지 3년을 넘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벤투호 출범 이후 총 22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4골 6도움을 기록, 기대에 미치지 못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가운데 무려 14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필드골도 콜롬비아, 스리랑카전으로 2골이 전부다. 두 차례는 페널티킥 득점(스리랑카, 레바논전)이었다.
 
# 손흥민, 벤투 감독 부임 후 A매치 기록 (22경기 1883분 4골 6도움)
2018/10/16 - 친선경기 파나마전 1도움
2019/01/16 – 2019 아시안컵 중국전 1도움
2019/03/22 – 친선경기 콜롬비아전 1골
2019/09/05 – 친선경기 조지아전 1도움
2019/10/10 –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스리랑카전 2골 1도움(PK 1골)
2020/11/15 - 친선경기 멕시코전 1도움
2020/11/17 - 친선경기 카타르전 1도움
2021/06/13 - 20022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레바논전 1골(PK)

 
손흥민은 2019년 3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벤투 감독 체제 이후 무려 9경기 만에 첫 골을 터뜨렸다. 이 경기부터 벤투 감독은 4-2-3-1이 아닌 4-1-3-2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투톱 전술을 통해 손흥민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2선 측면이 아닌 최전방으로 전진 배치시킨 것이 주효했다.
 
그렇다고 투톱 전술을 매 경기 꺼내들 수 없는 것이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미드필드 장악과 수비 강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서 벤투 감독은 투톱보다 원톱 전술을 더 자주 가동했다.
 
모든 팀들이 손흥민을 향한 집중견제가 이뤄지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이라크전에서도 손흥민은 예외가 아니었다. 2-3명이 손흥민이 공을 잡는 즉시 압박을 가했다.
 
힌트는 이미 나와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멕시코, 카타르와의 평가전을 다시 복기하면 된다. 당시 손흥민은 2경기 연속 2선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해 정밀한 크로스로 2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이 골을 넣지 못했지만 황의조가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2골을 터뜨릴 수 있었다. 일취월장한 어시스트 능력이 빛난 2연전이었다.
 
손흥민에게 향하는 압박을 조금씩 분산시킨 이후에는 충분히 공간이 생긴다. 그 다음은 손흥민 개인의 몫이다. 토트넘에서와 다르게 대표팀에서는 슈팅 빈도를 지극히 아끼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심지어 약간의 공간이 열리는 상황에서조차 동료들에게 패스를 내주는 횟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압박이 많을 때는 패스를, 공간이 열릴 때 과감한 슈팅 시도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결국 한국 대표팀이 가장 내세울만 한 무기는 손흥민이다. 어느 위치에 가리지 않는 양발 슈팅과 골 결정력은 이미 월드클래스급이다. 첫 경기 이라크전 무승부로 향후 최종예선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남은 9경기에서 손흥민의 활약이 절실해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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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벤투호 카타르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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