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에서 2위 LG 트윈스가 6연승을 질주했다. LG는 2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선발 이민호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이형종의 결승타에 힘입어 5-0으로 완승했다. 최근 7경기에서 6승 1무로 파죽지세인 LG는 1위 kt 위즈에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LG가 여세를 몰아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외국인 투수 수아레즈가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8월 3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2회말을 마친 뒤 왼쪽 팔꿈치 근육통을 호소해 강판되었다. 

다음날 MRI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2일 알려졌다. 팔꿈치는 문제가 없으나 등근육 미세 손상으로 2주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LG는 켈리와 선발 원투 펀치를 이루는 수아레즈 없이 2주간 경기를 치러야 한다. 대체선발 요원을 준비시키고 있으나 수아레즈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수아레즈의 부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6월 30일 잠실 kt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4회초가 종료된 뒤 좌측 이두근에 불편함을 느껴 강판되었다. 열흘간의 휴식을 거쳐 전반기 막판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연이은 우천 취소 및 코로나19 취소가 겹쳐 선발 등판 없이 전반기를 마감했다. 

올 시즌 수아레즈는 19경기에 등판해 8승 2패 평균자책점 2.46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596을 기록 중이다. 이닝 당 평균 출루 허용을 나타내는 WHIP도 1.19로 안정적이다.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지표는 그가 LG와 계약할 당시 'KBO리그를 평정하는 최고의 외국인 투수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가까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수아레즈는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10회에 그쳐 이닝 이터의 면모를 입증하지는 못하고 있다. 후반기 4경기 중에는 한 차례에 불과하다.

현재 102.1이닝을 소화 중인 그는 부상 이탈까지 감안하면 규정 이닝인 144이닝 소화도 쉽지 않을 수 있다.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며 투구 수가 불어나는 경우가 잦아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후반기 4경기에는 9이닝 당 평균 볼넷이 4.00으로 많다. 
   
올 시즌 수아레즈가 부상이 잦고 이닝 소화 능력이 처지는 이유로 지난해의 특수한 상황을 꼽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지 못한 가운데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못해 실전에서 이닝을 거의 소화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KBO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게 된 올해 몸에 무리가 가는 여파가 미쳤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수아레즈가 부상에서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아니다. 그보다는 부상이 재발하지 않을지가 더욱 중요하다. 정규 시즌 막판까지 선두권 경쟁을 벌일 공산이 큰 LG는 가을야구에서는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정규 시즌 막판과 가을야구에서 수아레즈가 완벽한 몸 상태로 정상 가동되어야만 한다.

수아레즈의 '롤 모델'은 지난해 구창모(NC), 플렉센(전 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 모두 장기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후반기에 복귀해 압도적인 투구 내용을 뽐내며 각각 소속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및 준우승을 이끌었다. 수아레즈가 결정적인 순간에 복귀해 LG의 27년 만의 우승 도전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팀 타율 8위 LG, 타선 열쇠 쥐고 있는 이형종 살아날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