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워하는 황의조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 한국 황의조가 이라크 골키퍼가 엎드려 공을 잡아내며 시간을 끌자 아쉬워하고 있다.

▲ 아쉬워하는 황의조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 한국 황의조가 이라크 골키퍼가 엎드려 공을 잡아내며 시간을 끌자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대표팀이 또 다시 밀집 수비 공략의 약점을 드러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압도적인 점유율-슈팅수... 무득점에 그친 답답한 공격력

벤투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승규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포백은 김문환-김민재-김영권-홍철이 포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손준호, 2선은 황인범-이재성, 최전방은 송민규-황의조-손흥민으로 구성됐다.

한국은 초반부터 강한 압박과 빠른 패스 전개로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 3분 황인범의 중거리 슛은 높게 떠올랐다.

이라크는 하프 라인 밑에서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수비 블록을 형성해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한국은 전반 중반까지는 이러한 이라크의 밀집 수비를 효과적으로 분쇄하지 못했다.
 
손흥민 '이라크 수비 흔들어보지만'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이라크 수비를 드리블로 돌파하고 있다.

▲ 손흥민 '이라크 수비 흔들어보지만'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이라크 수비를 드리블로 돌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반 중반 이후 패스 앤 무브와 원투 패스를 적절히 혼합하는 형태로 공간을 창출하며 여러차례 슈팅 기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전반 22분 김문환이 오른쪽에서 빠르고 낮게 크로스 한 공을 손흥민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정확하지 않았다.

전반 25분 왼쪽에서 홍철의 크로스에 이은 황의조의 헤더가 이라크 수비에 막히고 흘러나왔다. 골문 앞에서 이재성이 오른발로 슈팅했지만 크로스바를 크게 넘기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전반전 볼 점유율은 68%-32%, 슈팅수 7-0의 절대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소득을 얻지 못한 채 후반을 기약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수비형 미드필더 손준호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 남태희를 교체 투입하며 극단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13분에는 김문환, 송민규를 빼고 이용, 황희찬을 넣으며 오른쪽을 정비했다. 

그러나 후반들어 과감성이 떨어졌다. 슈팅 타이밍 상황에서도 패스를 선택하는 판단이 많았다. 후반전 첫 슈팅은 23분에서야 황인범으로부터 나왔다. 후반 24분 이재성이 빠지고, 권창훈이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대신했다.

한국은 지속적으로 이라크 골문을 두들겼다. 후반 26분 왼쪽에서 홍철의 크로스를 황희찬이 프리 헤더슛으로 골문을 조준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32분 황희찬의 중거리슛, 후반 34분 권창훈의 헤더 모두 정확도가 떨어졌다. 반전은 없었다. 기대를 모은 손흥민, 황의조 모두 컨디션 저하와 집중 견제로 이라크 밀집수비에 꽁꽁묶였다. 결국 득점 없이 무승부로 마감했다.

아쉬웠던 슈팅 시도... 최종예선 가시밭길 예고
 
아쉬운 손흥민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를 무승부로 마친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 아쉬운 손흥민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를 무승부로 마친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손쉽게 통과한 한국은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과 최종예선 A조에 포함됐다. 한국을 제외한 5팀 모두 중동 국가라는 점에서 까다로운 조편성이었다.

무엇보다 한국은 중동 원정에서 유독 약했다. 장거리 비행은 물론이고, 무더운 날씨와 열악한 환경, 심판 텃세, 침대축구 등 수많은 변수로 인해 언제나 최상의 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03년 오만 쇼크, 2011년 레바논 쇼크 전부 중동에서 빚은 참사였다.

이번 최종예선 10경기 가운데 절반인 5경기를 중동 원정으로 치러야 한다. 그래서 이번 9월 열리는 홈 2연전을 반드시 승리로 가져가야 했다.

이라크는 이번 최종예선을 앞두고 네덜란드 출신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선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5년 9월부터 2006년 6월 독일월드컵 본선까지 한국 대표팀을 이끈 바 있어 한국 축구와 인연이 깊다. 이라크는 지난 3주 동안 스페인,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며 팀 조직력을 가다듬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지난 8월 30일 첫 소집 훈련을 실시했고, 손흥민을 비롯해 황의조, 황희찬, 김민재 등 다수의 유럽파들이 이틀 전에 합류했다. 실질적으로 하루만 훈련하고, 이번 이라크전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경기 하루 전 열린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이라크의 전력은 만만치 않았다. 대인 마크와 지역 방어를 병행하며 한국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반면 한국은 슈팅을 지극히 아끼면서 패스에 의존하는 전술적 한계를 드러냈다. 높은 볼 점유율과 많은 숫자의 패스가 반드시 결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첫 단추를 제대로 꿰지 못한 한국은 향후 가시밭길을 예고하게 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 (서울월드컵경기장, 2021년 9월 2일)
한국 0
이라크 0


선수 명단
한국 4-3-3 : 김승규 - 김문환(58'이용), 김민재, 김영권, 홍철 - 손준호(46'남태희) - 황인범, 이재성(69'권창훈) - 송민규(58'황희찬), 황의조,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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