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데뷔 첫해부터 꾸준하게 활약했던 키움 히어로즈의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의 상승세가 리그 재개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요키시는 22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4회 말 황대인에게 맞은 솔로포 한방 이외에는 크게 흠잡을 곳이 없는 피칭이었다.

시즌 12승 도전에 성공한 요키시는 이날 승리로 11승을 기록하고 있던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을 제치고 다승 부문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이미 지난해 거둔 승수에 도달했고, 2019년(13승)과 비교해봐도 올 시즌 요키시의 페이스가 눈에 띄게 빠른 편이다.
 
 22일 KIA전에서 시즌 12승을 달성한 키움 외국인 투수 요키시

22일 KIA전에서 시즌 12승을 달성한 키움 외국인 투수 요키시 ⓒ 키움 히어로즈

 
선발 세 명 없이 출발했지만... 키움에는 요키시가 있었다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브리검이 아내 병간호를 위해 잠시 출국해 여전히 귀국길에 오르지 못했고, '술자리 파문' 징계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한 한현희와 안우진의 공백도 있었다. 전반기에 로테이션을 돌던 세 명의 선발투수가 순식간에 이탈하게 되면서 키움 선발진에 초비상이 걸린 상황.

물론 트레이드를 통해 우완 투수 정찬헌이 급하게 합류했고, 이승호를 비롯해 대체 선발 투수를이 힘을 보탰지만 선발진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요키시의 역할이 중요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순위 경쟁을 해야 하는 팀 입장에서는 요키시마저 무너지면 완전히 동력을 잃을 수 있었다.

그런데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올 시즌 5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한 경기는 단 한 차례(4월 21일 한화 이글스전, 4이닝)밖에 없을 정도로 등판할 때마다 선발 투수로서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한 요키시는 후반기에도 변함없이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10일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6이닝 5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5일 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는 7이닝 동안 한 점밖에 내주지 않는 짠물 피칭으로 팀의 우세 3연전 확정을 이끌었다.

22일 KIA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팀 승리에 기여했고, 후반기 전 경기 QS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전반기까지 범위를 좀 더 넓히면, 7월 8일 SSG 랜더스전부터 4경기 연속 QS를 기록했다.
 
 6이닝을 채우면서 제 역할을 다한 요키시

6이닝을 채우면서 제 역할을 다한 요키시 ⓒ 키움 히어로즈


내친김에 커리어하이 시즌까지 바라보는 요키시

2019년 30경기, 2020년 27경기에 등판했고 현재 팀에게 남아있는 정규시즌 경기 수는 23일 오전을 기준으로 54경기다. 추후 일정을 고려했을 때 요키시에게 적어도 6~7번 이상 등판 기회가 더 주어질 확률이 높다.

12승을 거둔 것으로 만족하고 싶지 않은 요키시가 잔여경기 등판에서 3승을 더 보탠다면 2016년 신재영(15승) 이후 5년 만에 히어로즈 15승 투수가 탄생하게 된다. 외국인 투수만 놓고 봤을 땐 2015년 밴헤켄(15승) 이후 6년 만이다.

다승뿐만 아니라 평균자책점(2.40, 2위)과 최다이닝(120이닝, 1위), WHIP(1.14, 3위) 등 각종 개인 투수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와 있는 요키시로선 커리어하이 시즌도 충분히 노려볼 만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지난해 본인의 평균자책점(2.14)보다 더 낮은 수치가 나올 가능성도 열려 있다. 요키시의 2020년은 2010년대 이후 국내 리그 투수들 가운데 가장 낮은 단일 시즌 평균자책점을 나타냈는데, 이를 본인이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후반기가 시작한 지 2주가 지났고, 지금까지는 팀과 개인 모두 흐름이 좋다. 한국에서 세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요키시의 승승장구가 남은 시즌에도 계속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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