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야구에서 한국이 치른 7경기 중 6경기에 등판한 조상우

도쿄 올림픽 야구에서 한국이 치른 7경기 중 6경기에 등판한 조상우 ⓒ 키움 히어로즈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이 굴욕적인 노메달에 그쳤다. 7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에 6-10으로 재역전패를 당해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이 6-5로 앞선 8회초 등판한 대표팀 마무리 투수 오승환(삼성)의 0.1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볼넷 5실점 난조가 치명적이었다. 5회말 한국이 4득점해 6-5로 역전한 뒤 6회초 조상우(키움)가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을 때만 해도 동메달이 손에 잡힐 듯해 아쉬움이 더욱 컸다. 

조상우는 이번 대회 한국이 치른 7경기 중 무려 6경기에 등판해 투구수 146구, 합계 8이닝을 소화하는 혹사에 내몰렸다. 한국 대표팀에서 그를 제외하면 5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가 없었다. 그의 이닝 소화는 선발로 각각 두 경기에 등판한 이의리(KIA, 10이닝), 고영표(kt, 9.2이닝) 다음으로 많았다. 

※ 키움 조상우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키움 조상우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키움 조상우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에서 1이닝 마무리로 활용되는 조상우는 이번 대회에서 1.1이닝 이상의 멀티 이닝 소화는 4경기나 되었다. 그중 2경기는 마치 롱 릴리프와 같은 2이닝 소화였다. 그러나 5피안타 4볼넷 10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1.13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끝내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조상우는 김경문 감독의 고질적인 투수 혹사의 희생양이다. 지난 2일 녹아웃 스테이지 이스라엘전에서 한국이 3-1로 쫓기는 5회초 2사 만루 위기에 등판한 조상우는 라반웨이를 투수 뜬공으로 처리해 이닝을 닫았다. 5회말 한국은 대거 9득점에 성공해 10-1로 크게 달아나 승부를 갈랐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9점 차 리드로 맞이한 6회초에도 조상우를 계속 던지게 해 그는 두 타자를 더 범타 처리한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왔다. 

조상우에 대한 혹사는 가장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5일 패자준결승 미국전에서 6회말 한국이 1-3으로 뒤진 가운데 1사 만루 위기에 조상우가 등판했다. 하지만 한국이 치른 6경기 중 5경기째 등판하게 된 그는 3명의 타자를 상대로 2피안타를 포함해 모두 타점을 허용해 1-7로 벌어져 승부가 갈렸다. 한국은 2-7로 완패해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도쿄 올림픽 혹사 여파가 미치지 않을지 우려되는 조상우

도쿄 올림픽 혹사 여파가 미치지 않을지 우려되는 조상우 ⓒ 키움 히어로즈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투수는 11명이었지만 불펜 필승조 전문 투수는 조상우 이외에 오승환과 고우석(LG)이 전부였다. 김경문 감독은 대회 일정이 빡빡해 선발 투수들을 많이 뽑아 긴 이닝을 맡길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등판에 앞서 몸을 푸는 루틴부터 완전히 다른 불펜 투수의 역할을 선발 투수들에 맡긴다는 발상은 대회 개막 후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어긋났음이 입증되었다. 선발 투수 중 누구도 불펜 필승조 셋업맨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조상우 혹사는 김경문 감독의 잘못된 엔트리 구성의 부산물이었다. 만일 불펜 전문 셋업맨이 승선했다면 조상우 혹사는 줄었을 것이며 그는 더욱 좋은 투구 내용을 펼쳐 대표팀이 메달을 획득할 수도 있었다. 

KBO리그는 10일부터 후반기에 돌입한다. 키움의 순위 싸움에 앞장서야 하는 조상우에게 올림픽 혹사 여파가 미치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미 힘을 얻고 있다. 메달 획득을 위해 혹사를 감수했음에도 목표를 이루지 못한 조상우가 후반기에 호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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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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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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