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조광희, 이 악물고’ 5일 일본 우미노모리 수상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카약 1인승 200m 준결승 경기에 한국 조광희가 출전하고 있다.

▲ [올림픽] ‘조광희, 이 악물고’ 5일 일본 우미노모리 수상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카약 1인승 200m 준결승 경기에 한국 조광희가 출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카누 간판' 조광희 선수가 도쿄 올림픽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조광희는 5일 정오께 도쿄 우미노모리 수상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카누 스프린트 K-1(카약) 200m B 파이널에서 5위를 기록하며 최종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앞서 같은 날 아침 열린 준결승에서는 6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목표했던 A 파이널로의 진출에 실패했다.

0.16초가 아쉬웠다. 조광희 선수는 준결승에서 중위권 싸움을 치열하게 이어가려 했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결승 진출을 눈앞에서 놓쳤다. 4위를 기록해 A 파이널에 진출한 스페인의 사울 크라비오토와의 랩 타임은 불과 0.160초 차이에 불과했다. 조광희 선수는 다음 올림픽을 기약해야만 했다.

한 발짝 차이... 쉽지 않았던 경기

5년 전 리우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선수들 사이를 뚫어내고 파이널까지 진출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지녔다. 조광희 선수는 준결승에서 예선부터 격돌했던 헝가리의 톳카 산도르, 리우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사울 크라비오토 등 쟁쟁한 상대들과의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야만 했다.

5일 아침 열린 준결승에서 조광희 선수는 맨 윗 레인에서 출발했다. 여전히 붉은 색이 진한 카누를 타고 출발한 조광희 선수는 초반 약간 뒤처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패들레이트(노를 젓는 횟수)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분당 10회가량 뒤처졌지만, 조광희는 강한 스트로크를 바탕으로 초반부터 다시 치고 나갔다.

중반부터는 상위권 싸움에 돌입한 조광희는 바로 옆 레인에 나선 아르헨티나의 루벤 르조라를 결승선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추월하며 본격적으로 앞에 나섰다. 물론 중앙에 가까운 레인의 선수들의 기세가 무서웠으나, 조광희 선수는 중위권에서 A 파이널 진출을 이루고자 빠르게 노를 저었다.

경기 시작 35초를 갓 넘긴 시점에서 톳카 산도르 등 선수들이 먼저 결승선에 들어왔다. 하지만 4등까지의 성적에 조광희 선수의 이름은 없었다. 사울 크라비오토가 35초 934의 성적으로 간신히 4위에 올랐다. 조광희 선수의 성적은 36초 094. 사울 크라비오토와 단 0.160초 차이였다.

결국 6위로 B 파이널에 오른 조광희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애썼다. B 파이널에서는 그의 패들레이트 역시 다른 선수들 못지 않은 힘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이틀새 네 번째 경기를 뛴 탓인지 속도가 느려졌다. 조광희 선수는 36초 440의 성적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체 13위의 성적이었다.

도쿄의 '라스트 댄스' 넘어 파리 도전한다

조광희 선수의 당초 목표는 한국 카누 사상 최초로 A 파이널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아쉽게 그 목표가 이루어지지는 못했지만,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함으로써 자존심을 지켰다. 당장 파이널 라운드까지 진출한 아시아 선수는 조광희 선수와 일본의 마츠시타 야마모토(16위) 단 둘이었다.

아쉬운 소식도 있다. 조광희 선수가 올림픽에도 나섰던 주종목인 K-1 200m 종목은 도쿄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된다는 것. 이번 대회가 그에게는 '라스트 댄스'였던 셈. 조광희 선수는 도쿄 올림픽 이후 500m나 1000m에서 올림픽 진출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올림픽 결선에 진출하겠다는 그의 꿈은 파리까지 미루어졌지만, 다행스러운 점도 있다. 보통 카누 선수들의 전성기는 30대에 가까워서 찾아온다. 당장 K-1 200m 메달리스트들은 그보다 나이가 많거나 비슷했다. 남은 3년 동안 지속적인 지원이 이어지고, 그 역시 더욱 정진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조광희 선수는 내년에 있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도쿄에서도 '아시아 최강'임을 증명했던 그가 항저우를 거쳐, 그리고 파리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게 될 수 있을까. 그때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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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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