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이의리(KIA 타이거즈)와 더불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영건으로 주목 받고 있는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이 2020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 극적으로 승선하게 됐다.

KBO는 15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방역수칙 위반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박민우(NC 다이노스)를 대신해 좌완 투수 김진욱의 승선 소식을 알렸다.

박민우의 주포지션이 2루수였고, 적어도 내야수 자원 가운데 1명을 충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치열한 경쟁 끝에 탈락의 고배를 마신 정은원(한화 이글스)에게 다시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지만,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마운드 보강이었다.
 
 도쿄올림픽 엔트리 승선을 확정한 롯데 김진욱

도쿄올림픽 엔트리 승선을 확정한 롯데 김진욱 ⓒ 롯데 자이언츠

 
'ERA 8점대' 김진욱을 왜 뽑았을까

올 시즌 김진욱의 1군 성적은 17경기 29이닝 2승 5패 1홀드 ERA 8.07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93으로, 엔트리에 승선한 투수들 가운데서도 부진한 편에 속한다. 시즌 초반 부진이 계속되자 한동안 2군에서 머무르기도 했다.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다소 의아한 결정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성적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김진욱은 지난 6월 3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부터 4경기 연속으로 불펜 등판한 경기에서 점수를 내준 적이 없었다. 6월 1군에 복귀하면서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했고, 주어진 역할도 충분히 잘 수행했다. 

여기에 확실한 좌완 투수가 부족한 마운드 사정을 고려한 것도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의리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전반기를 마친 가운데, 구속이 저하된 차우찬(LG 트윈스)의 호투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한 명의 좌완 투수를 더 안고 가면서 불안 요소를 조금이라도 지우고자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대표팀은 투수들이 2~3이닝씩 끊어가는 전략을 세운 가운데, 결국 김진욱도 정규시즌에 불펜으로 나설 때보다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주는 압박감을 이겨내면서 안정된 제구로 코칭스태프의 신뢰에 보답해야 한다.

대표팀 전력 변화 불가피

기존 10명이었던 마운드에 1명의 투수가 추가로 합류하면서 최종엔트리 24명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인원인 11명의 투수가 도쿄로 향한다. 김진욱의 합류가 마운드 쪽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오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용 폭이 좀 더 넓어질 수는 있다.

반면 박민우가 나간 내야진은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당장 박민우는 주전 2루수로 낙점된 상황이었고, 기존 엔트리에서 누군가가 주전 2루수를 맡아야 한다. 주포지션이 2루수인 최주환(SSG 랜더스)가 이 자리를 책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에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김혜성(키움 히어로즈)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올 시즌의 경우 주로 유격수로 이닝을 소화하기는 했지만,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2루수로 나선 이닝이 좀 더 많았다.

다만 최주환과 김혜성 모두 태극마크를 달게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불안 요소가 없진 않다. 2017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 12까지 2루수로 나섰던 박민우의 공백을 지우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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