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추론' 스릴러라는, 장르부터 특이한 영화 <옥스포드 살인사건>은 오는 21일 개봉 예정이다. 이 작품은 이처럼 추리가 아닌 추론이라는 단어를 내세우며 신선함을 예고하는데, 논리를 무기 삼아 미스터리를 파헤친다는 점에서 지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반가울 수밖에 없겠다.  

옥스포드 대학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려는 저명한 수학자 '셀덤 교수'(존 허트)와 천재 대학원생 '마틴'(일라이저 우드)의 숨 막히는 추론 게임을 그린 영화 <옥스포드 살인사건>의 온라인 언론시사가 12일 오전 진행됐다.

추리와 수학이 만났다... 추론 스릴러의 탄생
   
 영화 <옥스포드 살인사건>

영화 <옥스포드 살인사건> ⓒ ㈜팝엔터테인먼트

  
 영화 <옥스포드 살인사건>

영화 <옥스포드 살인사건> ⓒ ㈜팝엔터테인먼트


옥스포드 대학 인근의 호화 저택에서 어느 날 저명한 암호해독가가 살해당한다. 암호해독가의 절친한 친구였던 수학자 아서 셀덤 교수(존 허트)와 이곳에서 하숙을 하던 대학원생 마틴(일라이저 우드)이 현장을 최초로 발견하고, 곧 이 사건이 단순한 살인이 아님을 확신한다. 그날 이후, 셀덤 교수에게 의문의 기호가 적힌 편지가 배달되고 다음날에는 예고처럼 기이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대략 이러한 줄거리를 취하는 이 영화는 베스트셀러 소설 <옥스퍼드 살인 방정식>을 원작으로 한다. 이 소설은 스페인권 최고의 젊은 지성이자 수학 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기예르모 마르티네즈의 대표작으로, 2003년 출간된 이후 전 세계 33개국에서 번역됐다. 스페인어권 최고의 문학상인 플라네타상과 만다라체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탄탄한 원작에 발을 딛고 있는 만큼 영화도 허술하지 않은 전개를 보인다.

"단 하나의 절대적인 진실은 없다. 우리는 (진실을) 말할 수 없다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

영화는 천재적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이야기를 전하며 시작한다. 영화의 초반에 셀덤 교수의 입을 빌려 등장하는 이 대사는 이 미스터리 영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다. 겉으로 보면 수학과 논리를 내세운 이지적 작품인 것 같지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건 그 이상이다. 세상에 단 하나의 절대적인 진실은 없다는 '인생의 진리'를 절대적 진실이라고 여겨지는 수학이라는 외피를 통해 말하고 있다. 아이러니 속에 진리를 감추고 있는 셈이다.    

이 작품은 온통 두뇌게임의 향연이다. 거기서 그쳤다면 그저 그런 추리영화와 다를 게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두뇌가 아닌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를 은근하게 품고 있어 머리로만 감상하기에는 아까운 구석이 있다. 이 세상은 우리가 설명할 수 있게끔, 증명할 수 있게끔 돌아가는 수학적인 것이 아님을 보여줌으로써 삶을 바라보는 인간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두 연기천재의 불꽃 튀는 대결
 
 영화 <옥스포드 살인사건>

영화 <옥스포드 살인사건> ⓒ ㈜팝엔터테인먼트

 
 영화 <옥스포드 살인사건>

영화 <옥스포드 살인사건> ⓒ ㈜팝엔터테인먼트


수학에 인생을 건 상위 1% 천재 '마틴' 역을 맡은 일라이저 우드는 아역 배우 출신으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프로도 역할을 맡으며 영화계에 얼굴을 알렸다. 액션부터 멜로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해 끝없는 변신을 보여준 그는 이번에도 새로운 연기에 도전했다. 세상에 발생하는 모든 사건들은 숫자로 해결 가능하다는 논리를 지닌 대학원생을 연기했는데,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쫄깃쫄깃한 연기를 펼쳐 보인다. 상대역인, 영국의 국민 배우 존 허트의 카리스마에 뒤지지 않는 젊은 피로서의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논리 수열의 1인자이자, 옥스포드 천재들을 책임지는 카리스마 교수 '셀덤' 역을 맡은 존 허트의 연기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존 허트는 극중 셀덤의 모습 자체인 듯 보인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최고의 대학 옥스포드의 강단에 서며 화려한 삶을 사는 셀덤에게 절친한 친구가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 혼란 속에서 셀덤은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고뇌한다. 그런 심리적 변화를 존 허트는 잘 그려내며 연기력을 뽐낸다. 존 허트는, 우리에게 <설국열차> 꼬리 칸의 정신적 지주였던 길리엄으로 친숙한 배우인 만큼 국내 영화팬들은 그의 귀환이 반가울 것이다. 

언뜻 보면 두 신구배우의 대결처럼 보이지만, 일라이저 우드는 존 허트 못지 않게 노련하고 성숙했고, 존 허트는 일라이저 우드 못지않게 신선하고 혈기 넘쳤다. 이들의 대등한 연기대결이 관객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에 잘 묻어나면서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건 진실인 듯하다.

한 줄 평: 추론 끝에 발견한 팻말... '절대적 진실은 없음'
평점: ★★★☆(3.5/5) 

 
영화 정보

제 목: 옥스포드 살인사건
원 제: The Oxford Murders
원 작: 기예르모 마르티네스의 소설 <옥스퍼드 살인 방정식>
장 르: 미스터리 추론 스릴러
국 가: 스페인 외
감 독: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출 연: 일라이저 우드, 존 허트
등 급: 15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수 입: ㈜안다미로
제공/배급: ㈜팝엔터테인먼트
해외개봉: 2008년 4월 25일(영국)
국내개봉: 2021년 7월 21일
 
 
 영화 <옥스포드 살인사건>

영화 <옥스포드 살인사건> ⓒ ㈜팝엔터테인먼트


 
옥스포드살인사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