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화상 인터뷰하는 류현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를 마치고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경기 후 화상 인터뷰하는 류현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를 마치고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류현진이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8승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는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을 세운 류현진의 호투와 장단 15안타를 터트린 타선의 폭발에 힘입어 토론토가 10-2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 2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시즌 최소이닝 투구(4이닝)로 5번째 패배를 당했던 류현진은 5일 후 볼티모어를 상대로 기분 좋은 삼진쇼를 펼치며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 시즌 볼티모어를 상대로 3경기에 등판해 3승을 챙기며 '볼티모어 저승사자'가 되고 있는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8승 5패가 됐고 3.65까지 올랐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3.56으로 낮췄다.
 
든든한 득점 지원 속 초반부터 '삼진쇼'

보스턴 레드삭스나 휴스턴 애스트로스 같은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챙긴다고 해서 2승이 올라가는 게 아닌 것처럼 볼티모어 같은 약체에게 승리를 거둔다고 0.5승만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가을야구를 대비해 강팀에게 잘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가을야구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약체를 상대로 착실히 승수를 챙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류현진이 볼티모어를 상대로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반드시 시즌 8승을 챙겨야 했던 이유다.

토론토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전력에서 제외됐던 주전 포수 대니 젠슨이 라인업에 복귀해 류현진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토론토는 산티아고 에스피날 대신 캐반 비지오를 7번 3루수에 배치하는 공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에 맞서는 볼티모어는 주전 내야수 프레디 갈비스와 마이켈 프랑코가 부상자 명단에 올랐음에도 라인업에 8명의 우타자를 배치해 류현진에 맞섰다.

토론토는 1회초 공격에서 게레로의 적시타와 랜달 그리칙의 땅볼, 비지오의 적시타로 3점을 선취했다. 3점의 득점 지원을 얻고 오리올 파크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세드릭 멀린스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1사 후 오스틴 헤이즈에게 2루타를 맞은 류현진은 트레이 맨시니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라이언 마운트캐슬마저 커브로 삼진처리하며 'KKK'로 1회 득점권 위기를 넘겼다. 

1회 삼진 3개를 잡으며 구위와 자신감 회복을 알린 류현진은 2회 선두타자 라몬 우리아스를 3루 땅볼로 처리했다. 3루 수비가 다소 불안한 비지오의 송구가 다소 짧았지만 게레로가 안정된 포구를 통해 아웃을 잡아냈다. 1사 후 라이언 맥케나에게 볼넷, 팻 발라이카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 2루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도밍고 레이바를 2루 땅볼, 오스틴 윈스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2회 역시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토론토가 3회초 공격에서 무사 1루 기회를 게레로의 어설픈 주루플레이로 무산시킨 가운데 류현진은 3회 선두타자 멀린스를 철저하게 낮은 공으로 승부한 끝에 좌익수플라이를 유도했다. 1사 후 첫 타석에서 2루타를 허용했던 헤이즈를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통해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맨시니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하지만 류현진은 마운트캐슬을 두 타석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3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71%의 초구 스트라이크로 볼티모어 타선 압도

류현진이 3회까지 무실점으로 안정된 투구를 이어가자 토론토 타선은 4회초 공격에서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와 보 비솃, 게레로의 적시타로 스코어를 6-0으로 벌렸다. 넉넉한 리드 속에 4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타자 우리아스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1사 후 맥케나를 투수 땅볼로 가볍게 잡아낸 류현진은 첫 타석에서 류현진에게 안타를 쳤던 발라이카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토론토는 5회초 공격에서 비지오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한 점을 추가했지만 류현진은 5회 레이바와 윈스, 멀린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의 큰 위기를 맞았다. 류현진은 대량실점 위기에서 헤이즈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했고 맨시니에게도 제법 큰 외야플라이를 맞았다. 하지만 토론토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멋진 홈송구를 통해 3루 주자 윈스를 잡아내며 류현진은 1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5회까지 86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더운 날씨로 인한 빠른 체력저하로 6회부터 마운드를 트레버 리차즈에게 넘겼다. 물론 4회까지 2피안타 7탈삼진으로 볼티모어 타선을 압도하던 류현진이 8번부터 시작된 5회 투구에서 3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만루 위기를 자초한 것은 분명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수비의 도움을 받아 무사만루 위기를 최소실점으로 막아냈다.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3승을 따낸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호투비결은 76%(19/25)에 달하는 스트라이크 비율이었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타자들의 머리 속은 복잡해지고 그만큼 유인구에 배트가 나올 확률도 높아진다. 류현진 역시 이날 21타자를 상대로 15개의 초구 스트라이크(71%)를 던진 것이 볼티모어 타선을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8승 5패 3.56의 준수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친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를 상대로 5승 1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한 시즌에 19번씩 상대해야 하는 같은 지구팀을 상대로 강세를 보이는 것은 팀의 에이스로서 대단한 강점이다. 전반기 일정을 끝내고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가게 된 류현진의 후반기 첫 등판은 오는 17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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