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소식이 없었고, 좀처럼 1군으로 콜업될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올라오자마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단 두 경기였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학주였다.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은 지난 2일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내야수 김호재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이학주였고, 올라오자마자 곧바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허삼영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이학주가 증명해 보였다. 갈 길이 급했던 팀도 웃었고 뭔가를 보여줘야 했던 이학주 역시 결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1군 등록 이후 2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했던 삼성 이학주

1군 등록 이후 2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했던 삼성 이학주 ⓒ 삼성 라이온즈


돌아오자마자 2경기 연속 안타, 팀 승리에 기여한 이학주

2일 NC전에서 이학주는 8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면서 한동안 선발 유격수로 기회를 받았던 김지찬과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강한울이 벤치에서 경기를 출발했다.

두 타석으로 삼진에 그친 이학주는 6회 초 파슨스의 초구를 받아쳐 1루수 쪽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7회 초에는 NC의 두 번째 투수 홍성민을 상대로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복귀 첫날부터 2출루를 기록했다.

이틀 뒤에는 타격감을 완전히 끌어올렸다. 4일 NC와의 경기에서도 8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학주는 2회 초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신민혁과 11구 승부 끝에 값진 1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선두 타자로 나선 4회 초, 두 번째 타석에서도 7구 승부를 이어가면서 신민혁을 괴롭혔고, 또 다시 안타를 생산했다. 이어진 5회 초 세 번째 타석 역시 안타를 만들어냈고, 이 과정에서 3루 주자 오재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5회 말 종료 이후 비가 거세게 내리면서 경기가 우천으로 중단됐고, 결국 심판진은 강우콜드 게임을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이학주가 만든 3개의 안타가 승부에 큰 영향을 끼쳤고, 팀의 연승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유격수로 나서면서 팀 내야진에 무게감을 더해준 이학주

유격수로 나서면서 팀 내야진에 무게감을 더해준 이학주 ⓒ 삼성 라이온즈

 
콜업 직후 이학주의 연이은 활약

이학주가 5월 중순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사이 그 기간 동안 김지찬이 제 역할을 해 주면서 공백을 메웠다. 여기에 지난 달 말 트레이드로 내야수 오선진이 팀에 합류하는 등 좀처럼 기회를 받지 못한 이학주였다.

그러나 40여일 만에 성공적으로 복귀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학주는 4일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팀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서 1군에 복귀했는데,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타격과 수비에서 집중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1군 등록 직후 이학주를 선발로 기용한 허삼영 감독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4일 경기 승리 직후 허 감독은 선발로 나선 몽고메리의 호투를 언급하면서도 "이학주의 활약,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고 이야기했다.

이학주 입장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결과이지만, 선발 유격수로 나서야 했던 김지찬이 부담을 느낀 팀 입장에서도 이학주의 활약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이학주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주면서도 김지찬뿐만 아니라 유격수로 수비를 소화했던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여름 레이스가 시작됐고, 야수진의 뎁스가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팀들의 희비를 판가름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루머 속에서도 삼성이 아껴왔던 히든카드, 이학주가 여름의 주인공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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