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 잉글랜드의 스트라이커 케인이 유로 2020 8강 우크라이나전에서 선제골 이후 기쁨을 표출하고 있다.

▲ 해리 케인 잉글랜드의 스트라이커 케인이 유로 2020 8강 우크라이나전에서 선제골 이후 기쁨을 표출하고 있다. ⓒ 유로 2020 공식 트위터 캡쳐

 
우리가 알던 해리 케인이 돌아왔다. 빈공에 시달린 잉글랜드가 모처럼 시원한 득점포를 가동하며 우크라이나의 돌풍을 잠재우고, 유로 2020 4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4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유로 2020 8강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유로 1996 이후 25년 만에 4강에 진출, 사상 첫 우승까지 두 계단을 남겨두게 됐다.
 
'케인 멀티골' 잉글랜드, 화끈한 공격력으로 우크라이나에 대승
 
이날 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소속팀 동료 길모어와의 코로나 밀접 접촉으로 인해 격리된 마운트가 선발로 돌아왔다. 또, 산초의 첫 선발 출전도 눈 여겨 볼만한 변화였다.
 
잉글랜드의 발걸음은 시작부터 가벼웠다. 전반 4분 스털링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좁혀들어가며 수비 사이로 감각적인 침투 패스를 넣어줬고, 케인이 오른발로 마무리지었다.
 
이후 경기는 잉글랜드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전개됐다. 한 골의 리드를 살려 크게 무리하지 않고, 지공으로 풀어나갔다.
 
실마리를 풀지 못하던 우크라이나는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전반 16분 워커의 패스 미스를 가로챈 야렘추크가 박스 안으로 진입한 이후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28분 왼쪽 프리킥 상황에서 쇼가 올린 크로스, 케인의 헤더는 골문 위로 떠올랐다. 전반 32분 라이스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은 부쉬찬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잉글랜드의 수비 조직은 탄탄했다. 우크라이나의 슛과 패스할 공간을 줄여내거나 재빠른 대처능력을 선보였다. 전반 42분 샤파렌코의 슈팅은 골문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다소 지루했던 전반과 달리 후반에는 잉글랜드의 화력이 불을 뿜었다. 후반 1분 쇼가 올린 프리킥을 매과이어가 헤더골로 매듭지었다.
 
후반 5분에는 케인이 한 골을 추가했다. 스털링이 왼쪽에서 돌아 들어가는 쇼에게 패스했고, 쇼의 크로스를 케인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잉글랜드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라이스 대신 헨더슨을 투입하며 허리진에 변화를 가져갔다. 잉글랜드는 3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케인은 해트트릭에 근접할 뻔 했다. 후방에서 헨더슨의 롱패스를 수비가 걷어낸 공이 케인에게 전달됐다. 케인은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부쉬찬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잉글랜드의 골 폭풍은 후반 18분까지 지속됐다. 이번에는 마운트가 올린 코너킥을 헨더슨이 헤더골로 마무리지었다.
 
사실상 승부는 잉글랜드로 기울어졌다. 잉글랜드는 쇼, 필립스, 스털링을 불러들이고 트리피어, 벨링엄, 래시포드를 투입하며 다음 경기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후반 28분에는 케인마저 교체시키며 체력을 안배했다. 결국 추가 득점 없이 4-0으로 종료됐다.
 
정상궤도 올라선 잉글랜드, 사상 첫 유로 우승 최대 적기
 
잉글랜드의 모든 장점이 집약된 경기였다. 앞선 4경기와 비교해 최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왜 우승후보인지를 입증해 보였다.
 
잉글랜드는 앞선 4경기에서 4득점에 그친 아쉬움을 이번 우크라이나전에서 해소했다. 특히 케인의 부활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케인은 조별리그 3경기 무득점으로 이름값을 전혀 하지 못했다. 케인의 침묵 속에 스털링이 해결사로 등장한 것이 다행스러울 정도였다.
 
스털링은 크로아티아, 체코전에 이어 16강 독일전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려 케인보다 나은 활약을 선보인 바 있다. 물론 케인도 독일전에서 후반 41분 승부의 쇄기를 박는 추가골로 대회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지만 팬들을 만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마침내 케인은 우크라이나전에서 특유의 골 냄새를 맡는 위치 선정과 탁월한 골 결정력을 발휘하며 2골을 기록, 본래의 모습으로 회귀했다. 단순히 골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후반 1분에는 케인이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창출된 매과이어의 헤더골에도 기여했다.
 
결국 잉글랜드가 우승으로 가려면 케인의 한 방이 절실했는데, 중요한 토너먼트에서 제 역할을 해주며 퍼즐조각이 채워진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5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24개 출전국 가운데 유일하다. 수문장 픽포드와 워커-스톤스-매과이어-쇼로 구성된 포백 라인은 매우 안정적이다.
 
그리고 잉글랜드의 최대 강점 중 하나인 세트 피스가 비로소 이 경기에서 위력을 떨친 것도 고무적이다. 잉글랜드는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12골 가운데 무려 9골을 세트피스에서 터뜨린 바 있다. 다채로운 전술과 높이의 우세함이 일궈낸 성과였다. 정작 이번 유로 2020에서는 세트피스 득점이 실종됐다. 이날 절반에 해당하는 2골이 세트 피스 상황에서 매과이어와 헨더슨의 머리로부터 터졌다.
 
잉글랜드의 역대 유로 최고 성적은 4강(1968, 1996년)이다. 25년 만에 4강에 오른 잉글랜드는 사상 첫 유로 우승을 위해 정조준하고 있다. 4강과 결승전은 자신들의 홈 구장인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치르는 유리함을 안고 있어 우승 최대 적기를 맞았다.
 
유로 2020 8강전 (스타디오 올림피코, 이탈리아 로마 - 2021년 7월 4일)
우크라이나 0
잉글랜드 4 - 케인 4' 50' 매과이어 46' 헨더슨 63'

 
선수명단
우크라이나 3-5-2 : 부쉬찬 - 자바르니, 크리브초프(35'치한코프), 마트비엔코 - 카라바에프, 샤파렌코, 시도르추크(64'마카렌코), 진첸코, 미콜렌코 - 야르몰렌코, 야렘추크
 
잉글랜드 4-2-3-1 : 픽포드 - 워커, 스톤스, 매과이어, 쇼(65'트리피어) - 라이스(57'헨더슨), 필립스(65'벨링엄) - 산초, 마운트, 스털링(65'래시포드) - 케인(73'칼버트 르윈)


*잉글랜드, 유로 2020 5경기 결과
1-0승 vs 크로아티아 (조별리그 1차전)
0-0무 vs 스코틀랜드 (조별리그 2차전)
1-0승 vs 체코 (조별리그 3차전)
2-0승 vs 독일 (16강전)
4-0승 vs 우크라이나 (8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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