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경기도컬링경기연맹 선수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경기도컬링경기연맹 선수들. ⓒ 박장식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향하는 컬링 국가대표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23일 시작된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의 1차 대회 예선전이 26일 마무리되었기 때문.

여자부에서는 강릉시청(스킵 김은정, 통칭 '팀 킴'), 경기도청(스킵 김은지), 춘천시청(스킵 김민지) 등 실업팀이 1차 대회 결선과 2차 대회로 진출할 수 있는 티켓을 얻었다. 특히 여자부에서는 송현고등학교(스킵 김지수) 팀이 조별리그에서 전북도청(스킵 신가영)을 누르고 결선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남자부에서는 현 국가대표인 경기도컬링경기연맹(스킵 정영석)이 1차 대회 결선에 진출한 데 이어, 경북체육회(스킵 김수혁), 강원도청(스킵 이기정), 서울시청(스킵 이정재) 등 실업팀이 결선에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창단 첫 해를 맞이한 경일대, 회장배 우승을 기록했던 의성고 등도 조별리그 3위에 올랐다.

결선 라운드에 오른 4개의 팀은 27일부터 개최되는 1차 대회 결선, 30일부터 열리는 2차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1차 대회 우승자와 2차 대회 우승자는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최종 선발전에 올라 자웅을 겨룬다.

'팀 킴', '팀 민지' 전승 진출... 전북도청은 충격 탈락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팀 킴' 강릉시청 김은정 선수(가운데)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팀 킴' 강릉시청 김은정 선수(가운데)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 박장식

 
여자부 조별리그 A조에서는 강릉시청과 경기도청이 올랐다. 강릉시청은 2월부터 강릉컬링센터를 홈으로 쓰며 훈련에 매진해왔던 덕을 보았다. 후배 의성여고는 물론 봉명고 등 고교팀을 상대로 승리한 강릉시청은 미스 샷이나 아쉬운 작전 없이 완벽투를 이어나가며 4승 전승을 거뒀다.

특히 강릉시청은 24일 경기도청과의 경기에서 역대급 전술을 선보이며 승리해 전승 진출의 교두보를 이루기도 했다. 김은정의 높은 스킵 샷 정확도는 물론, 각 포지션에서 활약한 선수들 역시 정확한 진술을 바탕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낸 끝에 7-3으로 완승을 거두어냈다.

경기도청도 강릉시청과의 경기에서 패배한 것을 제외하면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설예지, 설예은 두 선수의 '폭풍 스위핑'과 김수지, 김은지 선수의 작전이 어우러진 경기도청은 3승 1패로 2위 자리를 지켜냈다. 선수들은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결선에서도 승리 에너지를 발산하겠다는 포부다.

B조에서는 춘천시청이 전승을 거뒀다. 신예 후배팀인 송현고, 세현고 등을 누른 춘천시청은 공격적인 작전이 통하며 무난한 결선 진출을 이뤄냈다. 선수들 역시 하나가 되어 경기를 이끌어나간 끝에 1등 자리를 지켜냈다.

B조 가장 큰 이변은 송현고등학교의 결선 진출이었다. 송현고는 24일 전북도청과의 드로우에서 8-3의 스코어로 완승을 차지했다. 특히 송현고등학교는 연속 스틸을 얻어내는 등 전북도청을 압도했다. 송현고는 춘천시청을 상대로 패배를 거뒀지만 3승 1패의 성적으로 2위에 안착하며 결선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전북도청은 1년 새 한 명의 선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바뀌는 리빌딩을 거쳤다. 특히 송유진 선수 영입 등 긍정적인 변수도 많았지만 송현고등학교에 패배하며 결선 진출을 하지 못하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북도청은 오는 7월 믹스더블 한국선수권에 소속 선수들을 총동원한다는 계획이다.

경험의 경북체육회, 전승으로 결선 올랐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 참전한 경북체육회 김수혁(가운데) 스킵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 참전한 경북체육회 김수혁(가운데) 스킵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 박장식

 
남자부에서는 C조 경북체육회가 조별리그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며 결선에 진출했다. 특히 '한국 컬링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두 선수 김수혁, 김창민의 힘이 빛났다. 특히 강원도청과의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전략, 기술 면에서의 노련함을 뽐내며 치열한 공방전 끝에 6-5로 승리를 거두는 등 좋은 볼거리도 연출했다.

같은 조 강원도청은 이기정, 이기복 등 젊지만 국내외 무대 경험이 풍부한 선수의 활약, 그리고 최고참 박종덕 선수의 서드로의 포지션 복귀가 통했다. 경북체육회를 제외하고는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강원도청은 조별리그 2위로 4강 자리를 차지했다.

D조에서는 현 국가대표인 경기도컬링경기연맹 선수들이 전승을 거뒀다. 후퇴할 곳 없는 절실함을 무기로 나선 경기도연맹 선수들은 서울시청 등 기존 실업팀을 누른 데다, 탈고교급 실력을 자랑했던 의성고(스킵 최원영) 선수들과도 촌각을 다투는 싸움을 펼친 끝에 막판 대역전승을 거두며 조별리그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서울시청 역시 4승 1패의 준수한 활약 끝에 결선에 올랐다. 스킵 이정재 선수의 공격적인 드로우와 서드 김산 선수의 신중한 투구를 바탕으로 조별리그 2위에 안착한 서울시청 선수들은 2018-2019년 이후 세 시즌만의 국가대표 안착을 노린다.

각 조 3위에는 각각 경일대와 의성고가 올랐다. 의성고, 서울체고 출신의 실력 좋은 선수들이 뭉친 경일대는 경북체육회, 강원도청 등 선배 실업팀과 촌각을 다투는 결전을 펼치기도 했지만 벽을 넘지는 모했다. 의성고는 스킵 최원영, 포스 김효준 등의 작전을 바탕으로 실업팀, 국가대표를 상대해 한판 뒤집기를 노렸지만 호각세 끝 아쉬운 패배에 그쳤다.

"'기말고사' 안 보려고 열심히 했어요"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결선에 진출한 유일한 고교팀인 송현고등학교 선수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결선에 진출한 유일한 고교팀인 송현고등학교 선수들. ⓒ 박장식

 
결선에 진출한 선수들의 소감을 들었다. 가장 먼저 이변을 써낸 송현고등학교 선수들을 만났다. 스킵 김지수 선수가 말하는 결선에 진출한 원동력은 '기말고사'. 김지수 선수는 "4강에 못 올라가면 학교에서 기말고사를 봐야 한다. 시험을 보기 싫어서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한 것 같다"며 웃었다.

김지수 선수는 실업팀인 전북도청을 상대로 승리한 것에 대해서도 "승리를 거뒀을 때 너무 행복했다. 우리가 집중을 잘 한 덕분이었는데, 점수차가 크게 날 줄은 몰랐다"며 말했다. 이어 "회장배 때 준우승한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에 모두 만회한 것 같다. 이번 결선에서는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전승 진출을 이뤄낸 춘천시청의 김혜린 선수는 "에선전보다는 조금 더 기량을 올려야 할 것 같다"며 결선 진출에도 남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태이 선수도 "아직 연습했던 것의 반 정도까지밖에 못 온 것 같다. 준결승 때는 집중해서, 더욱 재미있으면서도 우리가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각오했다.

강원도청 박종덕 선수는 "팀워크 맞추는 데 힘을 썼다. 이기정 선수에게 스킵을 맡기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번 한국선수권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서, 내가 서포트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기회의 의미를 묻자 박 선수는 "올림픽 빼고는 내가 컬링 인생을 하면서 다 이뤘다고 생각을 한다. 다른 대회를 모두 나가봤지만 올림픽에 인연이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꼭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나이가 있는지라 마지막 기회라고 더욱 생각하는 것 같다. 잘 해내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경기도연맹 이준형 선수 역시 "결선까지 올라와서 너무 다행이다"라고 결선 진출 소감을 말했다.

이준형 선수는 "세계선수권에서 아이스 리딩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세계선수권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아이스 적응에 힘을 썼다"고 말하며 "그 적응이 어느정도 잘 된 것 같다. 다들 상황이 어렵다보니 조금 걱정이 앞서지만, 이제부터는 매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나서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은 27일부터 28일까지 1차 대회 결선에 나선다. 27일과 28일 펼쳐지는 경기는 대한컬링연맹 유튜브 '컬링TV'를 통해 중계되고, 28일 오후 6시 펼쳐지는 남자 결승전, 오후 9시 펼쳐지는 여자 결승전은 SPOTV가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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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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