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 '도쿄행 확정' 최원준까지 리그에서 최고의 3선발을 갖추고도 현재 순위는 6위다. 6월이 다 지나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두산 베어스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두산은 25일 현재 66경기 33승 33패로, 정확히 5할 승률을 맞춘 상태다. 그러나 시즌 초 선두 경쟁을 하던 때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최근에는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와의 5위권 경쟁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주었다.

특히 두산 입장에서는 이번 주중 키움을 상대로 내준 2패가 그 어느 때보다 뼈아프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충분히 다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내주고 말았기 때문이다. 야구에 '만약'은 없다고 하지만, 곱씹어 볼수록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시리즈였다.
 
 기선제압에 성공하고도 연이틀 패배하며 우세 3연전을 가져오지 못한 두산

기선제압에 성공하고도 연이틀 패배하며 우세 3연전을 가져오지 못한 두산 ⓒ 두산 베어스

 
첫날 대승 이후 연이틀 1점 차 패배

시리즈 첫 경기 첫 이닝부터 두산의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양석환의 적시타를 포함해 대거 4득점을 기록하면서 상대 선발 한현희를 흔들었다. 8회 말 양석환의 쐐기 3점포가 터지면서 키움에 10-3으로 승리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나머지 두 경기를 모두 이기지 못했는데, 과정이 좋지 않았다. 23일 경기에서는 선발 최원준이 3실점을 기록하는 가운데서도 7이닝이나 소화했지만, 6회까지 타선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7회 말이 되서야 0의 행진을 멈췄고, 단번에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9회 초,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를 책임지던 박치국이 선두타자 이지영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김휘집의 희생번트로 득점권 위기가 이어졌고, 뒤이어 마운드를 이어받은 이현승이 2사 3루에서 김혜성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헌납했다. 결국 이 점수는 결승점이 됐다.

이튿날에는 타자들이 스스로 밥상을 걷어차면서 3회 말 선취 득점 이후 추가점을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8회 말과 9회 말 모두 선두타자가 출루했지만, 끝내 홈으로 들어오지 못한 채 공격 이닝을 마무리해야만 했다.

연장 승부에 돌입하고 나서도 꾸준히 주자가 나갔으나 마찬가지로 점수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그렇게 두 경기를 허무하게 내준 두산은 5위 NC와 1경기 차로, 7위 키움과도 어느새 1경기 차까지 좁혀졌다. 자칫하면 5위 경쟁에서 이탈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래저래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두산 김태형 감독

이래저래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두산 김태형 감독 ⓒ 두산 베어스

 
유독 1점 차에서 작아지는 두산... 확실히 이전과 다르다

1점 차 경기를 모두 다 잡는다고 해서 중위권 이상에 위치하는 건 아니다. 실제로 올 시즌 리그에서 1점 차 경기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나타낸 KIA 타이거즈로, 14경기서 11승 3패 승률 0.786을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 KIA의 팀 순위는 9위로, 가을야구 경쟁에서는 다소 멀어져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상위권에 있는 모든 팀이 1점 차에서 약했던 것은 아니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LG 트윈스의 경우 17경기 12승 5패로 7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 중이다. SSG 랜더스도 11승 7패 승률 0.611로, 1점 차에서 결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두산은 18번의 1점 차 경기에서 단 5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5승 13패 승률 0.278로, 10개 구단 가운데 승률만 놓고 보면 최하위다. 이번 시리즈에서 2패가 더해지면서 1점 차 경기 시 승률이 더욱 낮아졌다.

여기에 주전 외야수 박건우가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등 현재 두산의 상황은 최악에 가깝다. WBC로 인한 후유증이 길었던 2017년, 후반기가 되서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신할 수 없었던 지난해보다도 상황이 더 좋지 않다.

5월에는 5할 승률을 유지하고, 6월 이후 치고 올라가겠다는 김태형 감독의 계산이 어긋났다. 올 시즌 두산에게 남아있는 경기는 78경기다.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지 못한다면, 2014년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 티켓을 놓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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