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예능 <나만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3>

채널A 예능 <나만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3> ⓒ 채널A

 
채널A <나만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3>가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맛깔나는 게스트 활용법의 진수를 보여주며 물오른 예능감을 과시했다. 10일 방송된 <도시어부>에서는 고성 긴급출조편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잡어 대전'과 도시어부 vs. 강철부대가 격돌하는 '왕포 조기 대전'의 첫 만남 이야기가 펼쳐졌다.

기상악화로 바다 출조가 어려워진 도시어부팀은 고민 끝에 대안으로 '잡어라도 잡어' 대결에 나섰다. 선상 대신 방파제 낚시를 해 어종 불문하고 총 무게가 더 많이 나가는 팀이 승리하는 걸로 정했다. 박진철 프로는 오만가지 잡어를 모두 낚는 게 가능하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조황은 저조했고 우천까지 심해지며 출연진들은 울상이 되어갔다. 결국 도시어부팀은 결국 오전 낚시를 정리하고 침체된 분위기 속에 점심식사를 위해 실내로 이동했는데, 그들이 움직이자마자 거짓말같이 날씨가 맑아졌다.

도시어부팀은 오후에 배를 타고 고성 근교 갯바위로 이동해 2차전을 이어갔다. 이덕화와 박진철 프로가 연속으로 볼락을 잡아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경규는 첫 입질로 망상어를 잡은 뒤 배지를 지켜낸 기쁨에 물고기를 입에 집어넣는 비방용 개그를 선보이는 가하면, 무게 측정을 잊고 고기를 그대로 방생하는 실수를 저질러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다시 기상이 악화되며 힘든 상황이 계속됐다. 도시어부팀은 결국 멤버와 제작진의 안전을 위해 오후 낚시도 일찍 마무리해야했다. 멤버들은 아쉬운 마음에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며 못말리는 낚시 사랑을 드러냈다.

이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낚시 대결의 결과가 발표됐다. 박진철 프로는 이날 도시어부팀이 잡아낸 잡어 총 1.78kg중 혼자 800g을 책임지며 1위에 등극하여 낚시 명인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시즌1부터 꾸준히 고정과 반고정을 넘나들며 활약했던 박진철 프로는 시즌3에서도 첫 '완장남'으로 나서며 스스로 지옥불에 다시 뛰어들었다.

박 프로는 2박3일의 고성 출조 내내 팀의 '에이스'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멤버들의 등쌀에 끊임없이 고통받는 '샌드백'을 넘나들며 웃음을 안겼다. 전문 예능인들의 짓궃은 입담도 유연하게 받아주는 리액션과 예능감은 왜 박진철 프로가 <도시어부> 패밀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인지를 보여준다.

그는 1위 배지 수상의 기쁨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나왔는데 원하는 조황을 만들지 못했다. 기상 탓이라고 변명해선 안 될 것 같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먼저 내비쳤다. 이어 "다행히 이태곤이 70cm 참돔을 잡아낸데 만족하고 다음에 더 좋은 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채널A 예능 <나만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3>

채널A 예능 <나만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3> ⓒ 채널A

 
피날레는 게스트 박광재가 장식했다. 농구선수 출신 배우로 악역과 먹방 전문으로 활약했던 박광재는 <도시어부> 시즌3에서 반고정 취급받는 박 프로를 제외하면 사실상 1호 게스트였다. 그는 첫 등장 때만 해도 고정까지 넘보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드러냈으나, 민물과 바다낚시에서 연이어 초라한 조황만 보여주며 역대 게스트를 통틀어 가장 극심한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사실 낚시 조황만 놓고 보면 통편집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도시어부> 제작진은 극한의 낚시 전쟁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박광재의 순진하고 짠내 나는 캐릭터를 오히려 예능적으로 요긴하게 살려냈다.

밤샘 낚시에 체력 저하와 멀미로 골골대는 '허당 거인' 박광재와 대비하여, 마침 그 옆을 지나치며 느긋한 표정으로 빵까지 우적우적 씹어먹는 이덕화를 부각시키며 '멀미가 뭐에요? 위장까지 강력한 강철노인'이라는 자막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식이었다. 역시 저조한 조황으로 고정임에도 눈칫밥을 먹고 있던 동갑내기 김준현과는 '덩치들의 탈꼴찌 전쟁'이라는 라이벌 서사를 부여하기도 했다.

박광재는 방송 마무리에서는 갑자기 눈물을 보이며 신스틸러로 등극하기도 했다. <도시어부> 게스트로서의 마지막 방송이었던 이날 그는 도시어부 멤버들과 쌓은 정, 의욕만큼 낚시를 잘 하지 못한 아쉬움 등이 복잡하게 묻어나는 듯 눈시울이 붉어졌다. "정이 많이 들었다. 낚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다라는 게 더 중요했다. 너무 좋은 추억이 됐다. 감사하다"고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출연진과 제작진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박광재를 격려했다. 맏형 이덕화는 "4년 만에 최고의 게스트다. 감성이 배우 감성이다"라고 극찬을 늘어놓는 듯하다가 "이렇게 큰 사람이 눈물 흘리니까 섬찟하네"라는 반전 마무리로 폭소를 자아냈다.

여기에 <도시어부> 장시원 PD는 "박광재가 춤을 잘추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소개했다. 불과 몇 초 전까지 눈물까지 보이며 훈훈하게 감동적으로 마무리하는 모양새였는데 갑자기 나와서 신나게 댄스를 춰야하는 이상한 전개가 되어버린 것.

이경규는 "피도 눈물도 없다"며 제작진을 성토했고, 박광재도 "막 울다가 지금?"이라며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덕화는 "배우는 바로 (감정을) 바꿀 수 있어야한다"며 박광재를 독려했다. 결국 앞으로 불려나온 박광재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현란한 골반댄스와 웨이브로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가장 <도시어부>다운 마무리를 보여줬다. 

고성 편이 마무리되고 이야기는 왕포 편으로 옮겨갔다. 왕포 편에서는 <도시어부>와 <강철부대> 출연자들의 낚시 대결이 성사됐다. 두 프로그램은 같은 제작진이 참여하여 만들어진 방송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었다. <강철부대>에 출연했던 박군(박준우), 오종혁(해병수색대), 황충원(SSU) 등이 대표로 출연했다.

가장 먼저 특전사 군복을 입고 나타난 박군은 첫 등장부터 자신의 히트곡 '한잔해'를 열창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박군이 "낚시 경험은 중학교 1학년 때가 마지막"이라고 고백하자 이덕화와 이경규는 "좋은 손님이다. 아무 것도 모른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두 번째로는 황충원이 등장했다. <도시어부> 멤버들은 황충원의 건장한 체격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트레이드 마크인 민머리를 하고 나타난 황충원을 보고 이수근은 이덕화에게 "모자를 벗어달라"는 드립을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출연 소감을 요청하자 황충원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도시어부팀을 박살내보겠다"라는 출사표를 날렸다.
 
 채널A 예능 <나만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3>

채널A 예능 <나만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3> ⓒ 채널A

 
박군은 황충원이 바다에 강한 해난구조전대 출신임을 강조하며 "손을 쓰지 않고 발로만으로도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다. 내일은 아마 선상이 아닌 바다 속에서 입영낚시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여 황충원을 난감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어진 다음주 예고편에선 황충원이 예상을 깨고 낚시를 하다가 멀미를 하는 뜻밖의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오종혁은 뮤지컬 일정 때문에 합류가 늦어지면서 실물모형 판넬로만 등장했다. 이수근은 "종혁이는 판넬만 있어도 될 것 같다. 민물낚시에 출연했을 때도 저러고만 있었다"며 디스했다. '붕친대회' 편에 출연하여 이덕화와 콤비를 이뤘던 오종혁은 당시 최악의 조황을 기록하며 제작진에 왕포편 출연을 자청하여 설욕을 다짐했다.

제작진은 양팀간 4대 4 대결구도를 맞추기 위하여 <도시어부>멤버인 김준현을 일일 강철부대 멤버로 포함시켰다. 장 PD는 김준현이 현역 시절 최전방 GP 수색중대 출신이었음을 소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날렵했던 김준현의 군복무 시절 모습이 담겨 있어 탄성을 자아냈다. 당황한 김준현은 "나는 물수색이다. 아무 것도 할줄 모른다"며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준현의 강철부대행을 열렬히 환호하는 도시어부 멤버들과 제작진에게 김준현은 "왠지 버린다는 느낌이 드는데"라며 의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황충원과 박군은 김준현을 위하여 즉흥적으로 특별한 세리머니를 선사했다. 무려 120kg의 김준현을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번쩍 들어올린 것. 김준현은 민망함과 말 못 할 고통에 '내려놓으라'고 절규했지만 황충원과 박군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준현을 들고 이리저리 이동까지 하며 폭소를 자아냈다.

<도시어부>에서 막내였던 김준현은 <강철부대>에서는 최연장자로서 분대장 견장까지 달게 됐다. <강철부대> 멤버들과 초면인 김준현은 쑥쓰러움에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훈화를 이어가 웃음을 자아냈다. <도시어부> 멤버들은 "준현이가 낯을 많이 가린다"고 놀려대며 김준현의 수난사를 예고했다.

양팀의 사전 대결은 '선장 선택권'이 베네핏으로 걸린 손바닥 밀치기 대결이었다. 예상을 깨고 이수근이 황충원, 이경규가 김준현에 연승을 거뒀다. 제작진은 본대결을 앞두고 <강철부대>멤버들이 낚시 경험이 많이 부족한 것을 고려하여 3kg 베네핏을 부여했다. 제작진은 "아직 고정 한 자리가 비어있다"고 환기시키며 강철부대 멤버들의 활약상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경규가 "난 황충원이 마음에 든다"고 호감을 표시하자, 김준현이 "그 이유를 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말을 한 마디도 안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이경규의 속내를 폭로하여 웃음을 줬다.

<도시어부>는 시즌3 론칭 이후 촬영 때마다 계속되는 기상악화와 저조한 조황 등의 악재로 방송분량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도시어부> 제작진은 긴급추가 출조 편성과 낚시 중계 라이브, <강철부대>와의 컬래버 등 다양한 기획을 시도하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프로그램의 성격에 맞게 게스트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다채로운 상황극을 뽑아내는 <도시어부>만의 센스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특히 박광재, 김준현, 박진철 프로 등 낚시 조과가 부진하거나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출연자들에게 '짠내' 나는 상황과 캐릭터를 부여해 예능적으로 포장해 낸 <도시어부> 제작진의 물오른 연출력이 돋보였다. 왜 이 프로그램이 4년이나 지속될 수 있었는지 가장 잘 보여준 장면이었다.
도시어부 강철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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