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정훈의 원래 포지션은 포수다.

KIA 이정훈의 원래 포지션은 포수다. ⓒ KIA 타이거즈

 
5월 5일 이후 KIA 타이거즈 타선에는 익숙치 않은 이름이 중심에 배치되어 있다. 그간 KIA의 중심 타선에는 팀 간판 타자인 최형우를 비롯 베테랑 거포 나지완이나 외국인타자 터커 등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최형우와 나지완이 동시에 부진한 올 시즌, 지난해까지는 생소했던 이름이 KIA 중심타선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KIA의 좌타 거포 유망주 이정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정훈은 2017년 경희대를 졸업하고 2차 10라운드라는 최하위 순번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한 야수다. 고교 시절부터 타격 재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던 이정훈이 10라운드까지 밀린 것은 포수로서 수비력이 약하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프로 입단 이후에도 행보는 비슷했다. 퓨쳐스리그에서도 타격으로는 눈에 띄는 모습을 보였으나 수비 약점을 지적받았다. 군복무를 위해 상무를 다녀온 이후 팀에 합류했지만 이런 부분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그러자 이정훈은 포수 수비력 대신 타격에서의 장점을 극대화해 결국 1군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5월 5일 이후 1군에 다시 콜업된 이정훈은 꾸준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하며 최형우의 부상 공백을 메우고 있다. 지명타자 자리는 보통 베테랑 선수들의 체력 관리나 수비력이 떨어진 노장 선수들이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들어가는 자리다. 보통 이정훈 정도의 유망주 선수들에게 쉽게 내주지 않는 자리다.

※ 이정훈 프로 데뷔 이후 주요기록(5/30 기준)
 
 이정훈은 올 시즌 자신의 타격 잠재력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다.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이정훈은 올 시즌 자신의 타격 잠재력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다.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훈은 당당하게 지명타자 자리를 따냈다. 현재 그의 타율은 0.353  OPS(장타율+출루율)는 0.957로 상위권 팀의 주전 지명타자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성적이다. 방망이 실력 하나만으로 1군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낸 셈이다.

수비력이 아쉬운 포수였지만 탁월한 타격 실력을 앞세워 1군에 정착한 것은 팀 대선배 최형우의 삼성 라이온즈 시절과 유사한 면모가 보인다.

프로 입단 당시 포지션이 포수였던 최형우 역시 지명받은 삼성으로부터 방출을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으나 군복무 이후 자신의 타격 능력을 극대화시켰다. 이후 삼성에 재입단해 1군 주전으로 자리잡는데 성공했고 중고 신인왕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14경기 출장에 그친 이정훈 역시 신인왕 자격을 충족하고 있다. 

이런 스토리를 빼고서라도 이정훈은 충분히 포스트 최형우로 불릴만한 선수다. 좋은 선구안과 장타력을 바탕으로 출루율과 장타율을 모두 높게 기록하는 우수한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정훈은 최형우와 닮았다. 또, 같은 좌타자에 부드럽고 간결한 스윙 역시도 최형우 특유의 타격을 연상시킨다.
 
 최형우를 연상시키는 타격 스타일을 갖춘 이정훈

최형우를 연상시키는 타격 스타일을 갖춘 이정훈 ⓒ KIA 타이거즈

 
KIA는 올 시즌전까지 타선의 리빌딩이 반드시 필요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형우를 비롯해 나지완 등 주축 중심타자들이 대부분 30대 중후반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1시즌 이정훈의 발견은 KIA에게 있어 새 시대의 출발을 알리는 기분 좋은 사건이다. '포스트 최형우'로 자리잡은 이정훈이 1일 복귀하는 최형우와 함께 쌍포를 이루며 하위권으로 처진 KIA의 반등을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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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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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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