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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폴라리스쉬핑 선사 대표에 대한 부산고법의 실형판결이 나오자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인 허경주, 허영주씨가 재판장 밖에서 엎드려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26일 폴라리스쉬핑 선사 대표에 대한 부산고법의 실형판결이 나오자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인 허경주, 허영주씨가 재판장 밖에서 엎드려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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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기대를 많이 안 했다. 오히려 1심 판결이 뒤집히는 것 아닐까도 생각했다. 그런데 재판부에서 굉장히 꼼꼼하게 실형 선고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스텔라데이지호 선박 결함이 있었다는 걸 처음으로 인정하는 걸 들으니 지난 5년 동안 겪었던 별의별 일들이 떠오르면서 감정이 복받쳐 오르더라."

26일 오후 부산고등법원에서 진행된 스텔라데이지호 선사 폴라리스쉬핑 김완중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지켜보고 나와 바닥에 쓰러져 오열했던 실종 선원 허재용씨의 큰누나 허영주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2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허 대표의 말대로 지난해(2020년) 2월 열린 1심에서는 김완중 회장이 법원으로부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선박 결함 미신고' 행위에 대해 "개인 차원 범행이 아니라 안전보다 실적을 우선한 기업문화를 답습한 것"이라면서 "범죄 전력 없는 점을 감형 요소로 고려했다"라고 검찰 구형에 비해 낮은 형량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김 회장에 대해 4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1년 3개월 뒤인 2021년 5월 26일, 2심 재판부는 "스텔라데이지호의 결함 정도가 컸고, 대표이사로 결함 신고에 대한 최종 이행 책임을 이행하지 않은 채 상당기간 선박 운항을 계속 한 책임이 중하다"면서 원심을 파기하고 실형을 내렸다. 김완중 회장은 부산구치소에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해 출입이 통제됐다는 이유로 당장의 법정 구속은 면했다.

"매우 유의미한 판결"... 어떻게 가능했나?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가 3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4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가 3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4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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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선원 가족들도 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2심 재판부는 어떻게 선사인 폴라리스쉬핑 김완중 회장에게 책임을 물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세월호 참사 이후 개정된 선박안전법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정된 선박안전법 제74조 1항에는 "누구든지 선박의 감항성 및 안전설비의 결함을 발견한 때에는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내용을 해양수산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라고 명시됐다. 

결국 2심 재판부는 폴라리스쉬핑 김완중 회장이 스텔라데이지호 등 개조화물선의 결함을 발견하고도 해양수산부에 신고하지 않고 영업이익을 위해 수리하지 않은 채 해당 선박의 운항을 강행한 것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는 유죄를 내린 것이다. 

이에 대해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는 "이번 판결은 대한민국 역사상 선박안전법 위반으로 선사 대표에게 책임을 물은 최초의 실형 선고"라면서 "매우 유의미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허영주 대표 역시 통화에서 "선박 결함이 인정됐으니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첫 단추는 끼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해수색 비용은 재발방지 위한 예방비용"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가 3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4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가 3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4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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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27일 서울 서초동 법원삼거리에서 열린 '스텔라데이지호 선사 선박안전법 위반 2심 실형 선고에 대한 입장발표' 회견에서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는 "이후 진행되는 재판에 필요한 침몰원인 규명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2차 심해수색을 실시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정부는 선박안전법 위반이 선박 침몰이라는 대형참사로 이어졌다는 것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상황만 놓고 보면 결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기재부가 완고하게 스텔라데이지호 심해수색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2021년도 예산에 스텔라데이지호 수색 비용이 반영되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기재부 2차관이 한 발언이다.

"이번 사고는 민간선사(폴라리스쉬핑)의 책임이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 경찰이나 군인이 아니라 민간회사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의 문제다."

기재부는 '심해수색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민간 선사(폴라리스쉬핑)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민간 선사와 실종 선원 가족들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국회 외교통상위원회가 2차 수색 예산 100억 원을 정기예산에 편성해 올려도 예결위에서 기재부의 반대로 예산이 0원이 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앞서 2019년 2월에 이뤄진 1차 심해수색 당시 수색업체인 오션인피니티사는 유해로 추정되는 사람 뼈와 오렌지색 작업복 추정 물체를 발견한 바 있다. 그러나 업체는 '유해 수습이 과업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유해를 심해에 그대로 두고 왔다. 당시 심해수색 선박에는 우리 정부 관계자가 한 명도 타지 않았다. 뒤늦게 정부 관계자가 급파됐지만 현장을 벗어난 수색선을 되돌리진 못했다.

이날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은 더 이상 경제 논리만 앞세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하는 나라가 아니어야 한다"면서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수색 비용은 단순히 한 사건을 종결짓기 위한 매몰비용이 아니라 재발방지를 위한 예방비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가 3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4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가 3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4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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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실종 선원 허재용씨의 어머니 이영문씨는 2017년 3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고 이후 고향 춘천에서 서울로 올라와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 꼭 확인하겠다'라고 적힌 주황색 잠바를 입은 채 아들의 사진이 새겨진 팻말을 들고 매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 시간이 햇수로 벌써 5년이 됐다.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31일 철광석 26만t을 싣고 가다 남대서양 한가운데서 원인도 모른 채 침몰했다. 24명의 선원이 탔던 스텔라데이지호에는 침몰 당시 2명의 필리핀 선원이 구조됐지만 한국인 8명, 필리핀 선원 14명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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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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