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시티 FA컵 우승 레스터시티가 첼시와의 FA컵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구단 역대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컵을 들고 있는 모건, 슈마이켈.

▲ 레스터시티 FA컵 우승 레스터시티가 첼시와의 FA컵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구단 역대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컵을 들고 있는 모건, 슈마이켈. ⓒ 레스터시티 트위터 캡쳐

 
지난 2015-16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레스터시티가 보여준 동화 스토리는 전 세계 축구팬들을 사로잡았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창단 첫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기적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레스터시티의 동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5년 뒤 레스터시티는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강호 첼시를 물리치고 FA컵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레스터시티는 16일 오전 1시 1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에서 첼시를 1-0으로 제압했다.
 
'틸레망스 결승골' 레스터시티, 강호 첼시 제압하고 FA컵 정상
 
첼시는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마운트-베르너-지예흐가 최전방을 형성했고, 허리는 알론소-조르지뉴-캉테-제임스로 구성됐다. 스리백은 뤼디거-티아구 실바-아스필리쿠에타, 골문은 아리사발라가가 지켰다.
 
레스터시티는 3-4-1-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바디-이헤아나초가 전방에 배치됐고, 페레스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했다. 중원은 토마스-은디디-틸레망스-카스타뉴, 스리백백은 쇠윈쥐-에반스-포파나, 골키퍼 장갑은 슈마이켈이 꼈다.
 
결승전답게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경기였다. 전체적으로 주도권은 첼시가 잡았다. 이날 점유율에서 64%를 기록하며 오랜 시간 공을 소유했고, 몇 차례 기회를 만들었지만 마무리 슈팅이 아쉬웠다.
 
전반 14분 조르지뉴의 패스를 받은 뤼디거의 슈팅이 골문을 빗나갔다. 레스터시티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19분 레스터가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틸레만스가 올려준 공을 쇠윈쥐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레스터시티는 부상으로 인해 전반 34분 만에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에반스 대신 알브라이턴이 투입됨에 따라 포메이션을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바꿨다.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던 첼시는 후반 들어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반 8분 캉테의 크로스를 알론소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슈마이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오히려 첼시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쪽은 레스터시티였다. 후반 18분 첼시의 패스를 끊어낸 뒤 역습을 감행했고, 토마스의 패스를 받은 틸레망스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다급해진 첼시는 후반 23분 풀리시치, 칠웰에 이어 후반 30분 하베르츠, 오도이를 교체 투입했다. 그리고 후반 37분에는 장신 스트라이커 지루까지 넣으며 총력전에 나섰다.
 
반면 레스터시티는 모건, 차우두리를 투입하며 수비 강화에 힘썼다. 위기때 마다 슈마이켈 골키퍼의 활약이 눈부셨다. 후반 32분 칠웰의 헤더슛을 선방한 데 이어 41분에는 마운트의 날카로운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끈끈한 수비력을 선보인 레스터시티는 결국 사상 첫 FA컵 정상에 오르며, 관중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5년 만에 동화스토리 재현한 레스터시티
 
레스터시티하면 모두가 2015-16시즌을 기억한다. 5000대1의 확률을 뚫고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른 이 사건은 축구계 역사상 최고의 이변으로 남아있다.
 
안타깝게도 레스터시티는 우승의 기세를 오랫동안 이어가지 못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다음 시즌 성적 부진으로 경질 당했고, 팀은 중하위권으로 밀려났다. 리그 우승 주역이었던 캉테, 마레즈 등 에이스급들이 팀을 떠난 것도 결정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브랜단 로저스 감독이 2019년 2월 레스터시티로 부임한 이후 다시 팀을 재건했다. 2020-21시즌 리그 5위를 차지하며 유로파리그 진출 티켓을 획득하더니 올 시즌에는 3위에 올라있어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상대는 강호 첼시였다. 시즌 도중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 이후 완전히 탈바꿈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최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첼시의 기세를 넘기란 쉽지 않았다. 대부분 첼시의 FA컵 우승을 점쳤지만 레스터시티는 5년 전 이변의 주인공답게 다시 한 번 드라마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4전 5기 끝에 이뤄낸 FA컵 우승이라 감동이 클 수밖에 없다. 그동안 레스터시티는 1884년 창단 이후 프리미어리그 1회, 리그컵 3회 우승을 달성했지만 유독 FA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 1948-1949, 1960-1961, 1962-1963, 1968-1969시즌 FA컵 결승에 진출해 모두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52년 만에 오른 결승전에서 감격의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로저스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에버딘·맨유)에 이어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에서 FA컵 트로피를 모두 들어 올린 감독이 됐다.
 
레스터시티의 남은 과제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다. 리그 2경기에서 최소 1승 1무만 거두면 5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참가할 수 있다. 레스터시티의 동화스토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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