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블루레인> 공연 모습

뮤지컬 <블루레인> 공연 모습 ⓒ (주)씨워너원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명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뮤지컬 <블루레인>이 지난달 16일부터 대학로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블루레인>은 199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친부 살해라는 최악의 패륜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장남 테오와 그를 변호하는 차남 루크 그리고 용의선상에 오른 모든 인물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1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드림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블루레인> 공연 현장을 다녀왔다. 이 작품은 오는 6월 6일까지 공연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뮤지컬 <블루레인> 공연 모습

뮤지컬 <블루레인> 공연 모습 ⓒ (주)씨워너원

 
110분 동안 끊임없는 반전과 미스터리를 보여주는 <블루레인>은 '선과 악의 경계는 어디인가?' 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오래된 명작의 깊이 있는 주제의식을 살리면서, 배경과 대사 등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선 지금 시대를 차용했다. 자본주의의 중심 미국을 배경으로 한 것은 주제를 부각하기에 좋은 선택처럼 보였다.

<블루레인>은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서로 대립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 마음바탕에 깔린 욕망과 본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서로를 믿지 못하고 용의자로 의심하는 가운데, 신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하여 인간이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것만이 구원이라는 주제로 나아간다.

이 뮤지컬은 지난 2019년 여름에 초연됐고 이번에 재공연을 하게 됐는데, 앞서 2018년 DIMF 창작 뮤지컬상과 2019년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연출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일본 공연 제작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여 작년 7월 도쿄에서 일본어로 공연을 개막하기도 했다.

<블루레인>은 서정적인 분위기에서 역동적인 선율로 흘러들어가는 뮤지컬 넘버가 캐릭터의 극적인 감정을 적절하게 담아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과연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추적하는 미스터리적 요소도 재미를 자아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진실과 거짓, 그리고 죄와 벌에 대한 참의미를 생각하게끔 한다.

간결한 무대가 특징
 
 뮤지컬 <블루레인> 공연 모습

뮤지컬 <블루레인> 공연 모습 ⓒ (주)씨워너원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힘 있는 변호사가 된 '루크' 역에는 테이, 윤형렬, 양지원이 분한다. 이 작품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인물인 루크는 성공한 삶을 살지만 과거의 상처 때문에 괴로워한다. 루크는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형 테오의 변호를 맡아 사건의 진실보다는 변호사로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 냉철한 모습을 보인다. 첫째 아들 테오 역에는 김산호, 임강성, 임정모가 분한다. 

두 형제의 갈등은 간결한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무대의 네모난 테두리 안으로 의자가 놓여 있고 이 의자에 더해 '블루레인'이라는 제목에 걸맞은 푸른 조명이 적재적소에 활용되는 방식으로 무대는 꾸며진다. 그밖에 그림자를 활용하여 신의 배경이나 등장인물의 심리를 묘사하기도 한다. 이렇듯 상징화된 세트는 관객이 각자의 그림을 머릿속에서 그려내게끔 한다.

하지만 간결한 세트가 관객으로 하여금 지루함을 자아낼 수 있다는 단점도 있었다. 또한 노래와 안무에 비해서 대사가 많아서 이런 지루함을 돋우는 감도 없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배우들의 잘 짜인 동선을 통해 긴장감을 자아냄으로써 이런 단점을 어느 정도 상쇄하는 듯하다.
 
 뮤지컬 <블루레인> 공연 모습

뮤지컬 <블루레인> 공연 모습 ⓒ (주)씨워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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