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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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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9시 45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누르고 보수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됐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지역 국회의원 몇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상했던 결과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A의원 "예상이야 뭐... 지금 오세훈 후보가 기세 있게 치고 올라와서 대체로 그가 될 거라고 생각한 것 아닌가요?"
B의원 "예상했죠. 저희들이야 예상은 했으니까."
C의원 "짐작은 했죠. 저쪽에서도 영민한 선택을 한 거죠."

하지만 민주당은 긴장하고 있다. '안나땡(안철수가 나오면 땡큐)'라던 모습과는 다르다.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논란을 집중 공략할 때부터 이미 '오세훈은 만만치 않다'고 선언하는 듯했다. 왜 그럴까.

[오세훈이 웃는다] 상승세·정권심판론... 10년 만에 부활할까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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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이유는 '분위기'다. 오세훈 후보는 지난 2월 6~9일 SBS-입소스 조사 때만해도 범야권 후보 적합도 11.8%를 기록,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7.0%)에 뒤졌다. 양자대결에서도 박영선 45.1%-오세훈 33.0%로 열세였다. 그런데 당내 경선 승리 직후인 3월 5~6일 중앙일보-입소스 조사에선 양자대결시 박영선 41.6%-오세훈 45.3%, 3월 19~20일 중앙일보-입소스 조사에선 박영선 36.8%-오세훈 50.6%까지 올라섰다.

MBC-리얼미터가 2월 13~14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오 후보는 범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3등이었다. 하지만 문화일보-리얼미터의 3월 13~14일 조사에선 안철수 후보를 눌렀고, 양자대결에서도 박영선 37.4%-오세훈 54.5%로 승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JTBC-리얼미터 3월 20~21일 조사에선 양자대결뿐 아니라(박영선 31.4%-오세훈 53.4%), 다자대결에서도 선두로 나섰다(오세훈 35.5% 안철수 31.2% 박영선 28.0%).

'정권심판론'이라는 민심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갤럽의 3월 3주차 정례조사에 따르면, 4월 7일 재보선에서 '현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은 36%인 반면, '현 정부 견제를 위해서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은 50%에 달했다. 1년 전, 2020년 4월 13~14일만해도 민심은 정반대였다(정권 지원 49% - 정권 견제 39%).

오 후보는 또 5년 간 서울시장이었고, 그의 뒤에는 국민의힘이라는 든든한 조직이 있다. 현재 서울지역 국회의원 49명 가운데 8명만 국민의힘 소속이긴 하지만, 무시할 수 없다. 단일화 발표 하루 전, 박영선 캠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개인적으로는 오세훈 후보가 좀더 힘겨운 상대라고 생각한다"며 "어쨌든 당세에서는 안철수 후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우위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박영선이 웃는다] 조직 우위에, '실패한 시장'과 맞붙는 '능력자'라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주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주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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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머지 41명의 서울지역 국회의원이, 또 서울시의원 109명 중 101명, 구의회 의원 240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여당이 '국민의힘의 조직력'을 변수라고 하면서도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A의원은 "(선거일 자체가 휴일이 아닌) 보궐선거는 아무래도 조직의 힘이 좌우한다"며 "조직력에선 우리가 확실히 앞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서울 지역 연고자를 추천해달라'는 캠페인에 더해, 이해찬 전 대표까지 나서며 집토끼 챙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이 경쟁상대라는 점도 민주당은 승산 있다고 본다. B의원은 "(스스로 물러났던) 오 후보는 시정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후보"라며 "무상급식 얘기도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 시정철학, 당의 정체성 면에서 선명하게 대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저쪽에선 내곡동 땅 문제를 네거티브라고 하지만 후보 검증"이라며 "특히 LH사태에 국민적 공분이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투기 관련해 자유롭지 못한 후보가 됐다는 점도 우리에겐 긍정적"이라고 봤다. 

박영선 후보 본인도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23일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주관 토론회에서 "오늘에서야 선거 구도가 명확해졌다"며 "개혁과 공정의 참 일꾼이냐, 낡고 실패한 재탕 시장이냐를 선택하는 선거, 비리와 특혜·투기가 반복되는 나쁜 역사를 끊어내야 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또 중소벤처기업부장관·국회의원 경험을 내세우며 실력을, '서울시 대전환'이란 구호가 상징하는 미래를 강조했다.

시장 사퇴와 두번의 총선 낙선 뒤 절치부심, 당내 경선과 단일화 관문을 연이어 돌파하며 10년 만에 기회를 잡은 오세훈 후보는 고양돼 있다. 그는 단일 후보 확정 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이번 결과를 보고 간담이 서늘해졌을 것"이라고 했다. 또 "못 먹는 감 찔러나보자는 식의 선전 선동, 진실에는 눈 감고 거짓만을 앞세우는 공세에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다"며 "저는 단일화로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길을 활짝 열라는 시민 여러분의 준엄한 명령을 반드시 받들겠다"고 말했다.

'합니다' 박영선과 '해본 사람' 오세훈. 파란색의 기호 1번과 빨간색의 기호 2번. 구호만큼, 정당색만큼 다른 두 후보 가운데 최후에 웃는 자는 누구일까. 결전의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지난 2월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선거를 홍보하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는 모습.
 지난 2월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선거를 홍보하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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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에서 인용한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 관련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SBS-입소스 : 2021년 2월 6~9일 서울시민 8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
2. 중앙일보-입소스 : 2021년 3월 5~6일 서울시민 1004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3. 중앙일보-입소스 : 2021년 3월 19~20일 서울시민 1002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4. MBC-리얼미터 : 2021년 2월 13~14일 서울시민 1005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5. 문화일보-리얼미터 : 2021년 3월 13~14일 서울시민 103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6. JTBC-리얼미터 : 2021년 3월 20~21일 서울시민 1007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7. 한국갤럽
2020년 4월 13~14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4명, 표본오차 9% 신뢰수준에 ±3.1%p
2021년 3월 16~18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5명, 표본오차 9% 신뢰수준에 ±3.1%p


태그:#박영선,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 #4.7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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