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는 육아를 하고 있는 부모들의 필수 시청 프로그램이다. 육아 멘토 오은영의 생동감 있고 실질적인 솔루션을 간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부모들에게는 가급적 피하고 싶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안 그래도 아이를 키우며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굳이 다른 육아 고민까지 보고 싶지 않은 심리라고 할까. 어떤 마음인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지난 12일 방송된 <금쪽같은 내새끼>에 고민을 들고 찾아온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8살이 된 아들(금쪽이)과 5살 딸을 키우고 있는 그는 애써 외면해 오가다 최근에 와서야 <금쪽같은 내새끼> 전편을 완주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편 꼼꼼히 살펴보니자신의 아들이 지금껏 등장했던 금쪽이들을 모아 놓은 것 같았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를 테면 종합 문제 세트 같았다는 것이다.  

"엄마는 똥이야! 이 세상은 쓰레기야!"

영상을 통해 확인한 금쪽이의 행동은 충격 그 자체였다. 물건을 집어 던지고, 고함을 꽥꽥 질렀다. 분노에 차서 막말과 몸부림을 쳤다. 엄마는 거기에 더해 금쪽이가 '죽고 싶다', '사라지고 싶다'고 말하며 자신의 뺨을 때리는 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애라와 정형돈 등 MC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고, 오은영도 사뭇 진지해졌다. 집에서도 문제인데, 학교 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 우려스러웠다. 

금쪽이는 잠에서 깨자마자 휴대폰을 집어들고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걱정이 된 엄마가 금쪽이를 제지했음에도 말을 듣지 않자 휴대폰을 강제로 빼앗아버렸다. 금쪽이는 세상을 잃은 듯한 얼굴이 됐다. 곧 엄마에게 막말을 하기 시작했고, 화가 잔뜩 나서 소리를 쳤다. 식사도 거부한 채 휴대폰을 주지 않으면 어린이집을 가지 않겠다며 떼를 썼다. 그 난동에 엄마는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금쪽이는 원하는 걸 얻기 위한 '보상'에 길들여져 있었다. 그렇다면 '보상 육아'는 나쁜 걸까. 오은영은 보상이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지만, 연령별로 달리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령 인지 기능이 미완성된 6세 미만의 경우에는 보상을 통한동기부여가 어렵다. 7세 이상의 미취학 아동이 경우 꼭 해야 하는 일에 보상 육아가 좋은 방법이지만, 모든 일에 적용하는건 안 된다고 못박았다. 

친구들과 놀 때도 막무가내인 금쪽이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한편, 금쪽이는 친구들과 놀 때도 막무가내였다. 게임의 룰을 지키려 하지 않았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야 하는 성격이었다. 한마디로 분위기를 망친다고 할까. 함께 어울려 놀던 친구들은 그런 금쪽이와 놀기를 꺼려했다. 금쪽이는 금쪽이 나름대로 속이 상했다. 엄마는 그런 금쪽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진 않을지 걱정이었다. 아빠는 금쪽이가 외로워보인다고 했다. 

놀이터에서 혼자 놀던 금쪽이는 다른 쪽에서 모래 놀이를 하고 있던 아이를 방해했다. 어차피 밟히는데 왜 이러고 있느냐며 망가뜨렸다. 결국 다른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고, 엄마는 대신 사과를 해야 했다. 금쪽이가 사과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엄마는 금쪽이와 대화를 통해 문제점을 이해시키려고 애썼지만, 금쪽이는 잘못을 알면서도 사과를 하지 않으려 했다. 엄마의 입장에서 참 난간한 상황이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목표를 향해 가는 중간 과정에서 느끼는 기분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금족이는 타인의 즐거움을 보기보다 어차피 다 없어질 결과만 생각했다.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 자칫 오해를 사기 쉬운 타입이었다. 육아난도 최상급이라고 할까. 오은영은 엄마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공감했다. 그렇지만 육아에 있어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었다. 

아침에 휴대폰을 하는 금쪽이는 즐거워 보였다. 반면, 엄마는 걱정스러움에 울상이었다. 두 사람이 감정 격차가 너무 컸다. 오은영은 그럴 때는 최소한 아이의 감정을 수긍하는 데까지는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야 아이의 마음도 쑥쑥 자란다는 것이다. 또, 엄마는 금쪽이와 대화를 할 때 지시어와 금지어만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써야 하는 말이지만, 감정이 빠져 있다는 게 문제였다. 

예를 들면 "숙제를 안 하면 너도 불편하고 걱정될 거야"처럼 수긍의 언어가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엄마의 언어는 바싹 말라 건조하기만 했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형돈도 오은영의 말에 공감은 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며 엄마의 편을 살짝 들어줬다.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아이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감정 발달이 안 돼서 툭 하면 우는 애들이 있어요. 어른 입장에서 애들이 우는 건 익숙해요. 울면 달래면 되니까요. 그런데 금쪽이처럼 공격적이고 화를 내고 던지면 대부분의 어른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에요. 세상의 모든 사람이언제나 금쪽이의 마음처럼 행동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금쪽이는 감정이 예민한 아이였다. 그래서 부정적 감정이 생겨나면 훨씬 증폭되고 지속되는 경향이 있었다. 오은영은 평소에 강조했던 것처럼 감정은 원래 가르치는 것이라면서 금쪽이의 경우 정서를 발달시키는 게 앞으로 굉장한 숙제라고 설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정서의 미숙으로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해 앞으로 사회 생활을 하는 데 있어 큰 지장이 생길 게 뻔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족들의 변화가 필요했다. 지금은 엄마를 비롯해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금쪽이를 '골칫덩어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눈빛에서 느껴졌다(생계 때문에 거의 금쪽이를 보지 못하는 아빠를 제외하면 모든 가족들의 눈초리가 싸늘했다). 오은영의 날카로운 지적을 들은 엄마는 자신이 금쪽이를 너무 몰아세운 것 같다며 눈물을 쏟았다. 

"금쪽이는 친구들 많아?"
"나 친한 친구가 딱 한 명밖에 없어. 휴대폰!"


금쪽이는 친구가 많냐는 질문에 휴대폰이 유일한 친구라고 말했다. 휴대폰은 자신에게 짜증도 안 내고,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좋다는 것이었다. 금쪽이가 얼마나 외로웠는지 알 수 있었다. 금쪽이는 일 때문에 자신과 많이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에 대해서 서운하기도 하지만 "아빠가 외로울 것 같아"라는 예상밖의 대답을 했다. 그 말을 들은 아빠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왜 엄마에게 못되게 말하냐는 질문에는 "자꾸 그게 나와... 나도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어려워했다. 또, 자신이 화를 내면 엄마가 슬퍼하리라는 것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나 때문에 엄마가 슬픈 것 같아서 사라지고 싶어." 게다가 가족들의 차가운 반응 때문에 자신을 없어도 되는 존재라고 스스로 생각해 왔다. 금쪽이는 엄마 아빠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유일한 진심이었다. 

'마음'을 주제로 아이와 많이 대화하기

이제 금쪽 처방의 시간이다. 오은영은 '마음'을 주제로 아이와 많은 대화를 하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선을 넘지 않고도 부정적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매너 감정 표현법'을 가르치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가족들은 주체를 '나'로 설정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대화법을 익혀 나가야 했다. 가령, "금쪽이가 그런 행동을 하면 엄마는 되게 슬퍼"라는 식으로 감정을 전달하라는 뜻이었다. 

어릴 적 금쪽이처럼 외톨이였던 아빠는 아들이 외롭지 않도록 최대한 시간을 많이 내기로 결심했다. 둘만의 여행을 떠나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금쪽이에게 털어놓고, 금쪽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공감하고 위로했다. 가족 모두의 노력이 이어졌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부모의 책임감과 사랑은 변화를 가능케 했다. 금쪽이는 이제 외롭지 않은 삶을 살게 될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금쪽같은 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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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길을 가라. 사람들이 떠들도록 내버려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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