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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91포인트(0.52%) 오른 3,100.5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46포인트(0.11%) 오른 3,088.13에서 출발해 등락을 거듭하다가 오후에 상승 폭을 키웠다.
 10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91포인트(0.52%) 오른 3,100.5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46포인트(0.11%) 오른 3,088.13에서 출발해 등락을 거듭하다가 오후에 상승 폭을 키웠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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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 시장 조정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11일 최고점인 3260포인트를 뛰어넘은 후 줄곧 3000~3200 포인트를 오르내리며 횡보 중이다.

주식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어온 종목을 지난달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가 '물린'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11일 9만6800원까지 올랐지만 10일 8만1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 달만에 고점보다 1만5200원이나 떨어진 셈.

코스피 거래 대금도 줄어들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는 지난 5일 코스피 거래대금이 지난달 11일 44조4377억원보다 55% 빠진 19조789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주식 시장의 상승 국면이 끝난 게 아니냐며 '손절(손해를 본 뒤 매도)'을 고민하는 투자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충격으로 코스피가 1400선까지 꼬꾸라진 후 계속 이어져온 상승장은 이제 끝에 이른 것일까. 아니면 잠깐 '쉬어가는 국면'에 들어선 것일까.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는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4명의 전문가에게 조정장에서 개미 투자자가 취해야 할 투자 포지션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낙관론] "단기 조정 후 강한 상승세 시작될 수도"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국내 주식 시장에 조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국내 주식 시장에 조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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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 시장에 대해 "코스피가 3260선을 넘어선 뒤 한 달째 조정을 반복하고 있는 만큼 매매를 향한 (투자자들의) 적극성이 약해졌고 관망 심리가 짙어지면서 주식 시장이 쉬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증시 대비 밸류에이션(valuation, 가치평가)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남아 있어 당분간 조정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8일 보고서에서도 "코스피 지수가 곧 상승한다고 보기에는 불안하다"며 "코스피 106개 기업 중 영업이익이 시장 목표치를 넘어선 기업은 43.4%(5일 기준)에 불과하며 영업이익, 순이익은 전망치를 각각 2.1%, 18.2% 밑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 증시가 최고가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는 달리 (미 반도체 기업인) 퀄컴은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며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증시가 단 시간에 상승세를 이어가기엔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지금의 조정 국면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봤다. 그는 '조정이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단기 조정 이후 오히려 강한 상승세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추세를 결정짓는 기업들의 주가가 정점을 찍었다고 하기엔 기업 이익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또 2021년 코스피에 대한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의) 전망도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스트셀러 <돈의 역사>로 이름을 알린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역시 '단기 조정'이라는 데 힘을 싣고 있다. 홍 대표는 "조정이 장기간 이어질 거라고 보기엔 국내 경제 지표가 너무 좋다"며 "특히 수출이 좋아지고 있는데 (과거에도) 이런 시기에는 시장에 조정이 오더라도 오래 지속되진 않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 7일 '2020년 4분기 수출실적 평가 및 2021년 1분기 전망'을 내놓고 올해 1분기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12% 오른 1450억 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거래대금과 투자예탁금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시장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유보적인 답변을 내놨다. 홍 대표는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있을 때 주식 시장에는 한 번에 많은 돈이 들어오는 등 변동성이 커진다"며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사라져 예탁금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심리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판단은 이르다"며 "지난 1월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팔았는데 그걸 개인들이 모두 받아냈다"고 말했다. 

[비관론] "코스피, 올해 안에 최대 20% 폭락할 것"
 
국내 주식 시장 조정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국내 주식 시장 조정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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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곧 장기 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가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투자자들이 일부 종목에서)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예탁금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며 "돈이 정체되는 등 투자자들의 주식에 대한 기대감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지금의 조정국면이 오래 지속될 수 있냐'는 질문에 "투자자 심리는 늘 변하니 알 수 없다"면서도 "올해 주식 시장을 안 좋게 보고 있다. 조만간 주가가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하락폭과 관련해 "10~20% 내외일 것"이라며 "이미 시장 내 하락이 시작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주식 시장에 부정적 예측을 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전 세계 주식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고 생각한다. 김 교수는 "주가에 거품이 끼면서 실물과 금융 사이 괴리가 커지고 있다"며 "주식 시장이 기대한 만큼 경제가 빠른 속도로 좋아질 가능성은 낮다. 주가가 조정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일 <중앙일보> 칼럼을 통해서도 "지난해 3분기 버핏 지수는 27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1952년 이후 장기 평균인 106%, 2000년 이후 평균인 176%보다 훨씬 높고 정보통신혁명 거품이 있었던 2010년 초 210%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버핏 지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로 버핏 지수가 70~80%이면 저평가된 증시로, 100% 이상이면 거품이 낀 증시로 본다.  

단시간 주식을 사고 팔아 돈을 버는 스캘핑 기법으로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한봉호 광운대학교 주식투자트레이딩 책임지도 교수 또한 "최근 공매도 재개 시점이 다가오고 외국인·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개인투자자들이 거래를 줄이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 유입 추세가 한 차례 꺾였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조정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냐'고 묻자 한 교수는 "그건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한 교수는 "전 세계 증시가 고점이라거나 원자재와 구리 가격 상승세가 꺾인 게 하락의 신호탄이라는 의견, 한국 같은 신흥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전 세계에 조정이 온다는 이야기까지 나돈다"면서도 "하지만 세계 주식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 시장의 상승세가 아직 꺾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개미가 조정장에서 살아남는 방법

그렇다면 상승세가 한풀 꺾인 주식 시장에 개미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증시 전망에 따라 엇갈렸다. 

주식 시장을 보수적으로 내다보는 김영익 교수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에 '현금 비중 확대'를 주문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1~2년 내 큰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주식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오른다. 우선 지금은 현금 비중을 늘려놓고 소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봉호 교수는 "가치투자자들은 '좋은 주식을 장기적으로 보고 분할 매수를 하라'고 한다"며 "하지만 우량주라고 오래 묵히면 다 성장하는 게 아니다. 그 법칙은 5~10년 후에도 계속 성장할 주식들에 한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나 자율주행, 2차전지와 같은 배터리, 게임 산업 등은 아직 성장 중인 만큼 조정 때 분할 매수를 해도 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개인들이 리스크를 관리할 방법으로 '인버스'를 추천한다"며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데 갖고 있는 주식을 매도하기엔 애매할 때 인버스 ETF(Exchanged Traded Fund)를 매수해놓으면 주가가 떨어져도 손실 폭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인버스 ETF란 주식 시장이 하락하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하지만 한 교수는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단시간에 크게 오를 때 일시 조정을 기대하고 인버스를 사고, 떨어질 때 단기 반등을 기대하며 레버리지 ETF(지수 변동폭보다 더 큰 수익·손실을 보는 ETF)를 산다"며 "하지만 그렇게 하면 손해보기 쉽다. 주식시장엔 관성이라는 게 있어서 크게 떨어질 땐 조금씩밖에 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내 주식 전망을 밝게 보고 있는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 등락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조급하게 매매에 나서기보단 조정이 나올 때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경기 흐름이 좋아지면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만큼 중소형주보단 대형주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 역시 "조정 시엔 저가 매수를 해야 한다"면서도 "국내 수출 관련 지표가 꺾이는 등 기업의 펀더멘탈 개선이 중단되는 신호가 보일 때는 차익을 실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태그:#코스피, #코스피조정, #삼성전자, #국내주식전망, #인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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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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