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크루아상>은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향긋한 빵내음이 나는 작품이다. 여기에 주연배우 남보라, 한상혁의 풋풋함이 더해져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크루아상>의 온라인 언론시사가 12일 오전 열렸다.

크루아상, 허기진 마음을 달래다  
   
<크루아상>의 배경은 빵 가게다. 보기 좋은 빵들이 쭉 늘어선 화사한 가게지만 이 빵집을 운영하는 이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녹록지 않은 일들이 많다. 이 가게를 꾸리고 있는 파티셰 성은(남보라 분)은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관두고 파티셰가 되기 위해 힘든 유학생활을 견디며 제빵을 배워 빵집을 차렸다. 하지만 함께 빵집을 꾸려나가는 파트너는 도움이 되지 않고 속만 썩인다.  

이 빵가게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게 된 희준(한상혁 분)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는 회사마다 폐업의 불운을 겪어 친구들로부터 '폐업 도우미'라는 별명까지 얻은 희준은 다니는 직장의 폐업을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찾아 공무원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는 2년째 공무원 준비를 하면서 생동성 시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데, 생동성 시험을 위해 병원에 있던 희준은 어느 날 밤 다리를 다쳐 병원 응급실에 혼자 찾아온 성은을 도와주게 되고, 성은의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방황하는 공무원 준비생 희준 역을 맡은 한상혁은 아이돌 그룹 빅스(VIXX)의 멤버이기도 하다. 연기 경력이 풍부하지 않기에 오히려 풋풋하고 어수룩한 희준이라는 캐릭터에 더 잘 어울리는 듯했다. 희준은 성은이 만드는 빵에서 묘한 위로를 받고, 그 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 홀에서의 알바뿐 아니라 성은의 주방에서도 일을 도와주며 함께 빵을 만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작지만 큰 깨달음들을 얻어간다.

이 영화는 드라마틱한 서사가 이끌어가는 작품은 아니다. 풋풋한 청춘들의 짠내 나는 이야기를 담담하고 정적으로 바라보고 풀어가는 영화다. 이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베이커리라는 소재를 차용해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우리 인생이 익어가는 과정을 적절히 비유해낸다. 특히 겹겹이 쌓여가며 숙성의 시간을 기다리는 크루아상은 보통의 사람들이 겪는 삶의 인내들을 닮았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가 된다. 

달콤함과 정성스러움이 주는 위로와 격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서 열정을 다해 살아가지만 힘든 난관에 매번 가로 막히는 파티셰와 특별한 꿈 없이 방황하며 공무원 준비를 하는 청년이 만났을 때, 이들은 서로에게 위로를 준다. 이들은 자그마한 사건 사고들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하고 단단해져 가는데 그 과정에 소소한 웃음과 눈물이 공존한다. 관객은 이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볼 때처럼 차분한 가운데 마음 따뜻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상혁은 성은이 만든 빵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게 되고, 차츰 변화를 겪는다. 공무원이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인지 자문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하는 미래를 새롭게 구상하게 된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진부한 인상을 준다는 건 이 영화의 최대 단점이지만, 인생을 한 박자 쉬어가게 해준다는 점에서 한 번쯤 볼 만하다. 층층이 결을 가지고 있는 크루아상을 통해 매 순간의 층을 쌓아가는 우리의 인생은 공감의 위로를 받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크루아상이 되기 위해 한 겹 한 겹에 얼마나 긴 한숨과 노력이 담겼는지를 영화는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른 빵들보다 유독 만드는 데 오래 걸리고 정성이 들어가는 크루아상처럼 맛있고 정성스러운 자기만의 인생을 차근차근 만들어가자고 이 영화는 청춘들에게, 아니 삶의 고단함에 빠져 있는 모든 이에게 말하고 있다. 
 
한 줄 평: 인생의 힘든 순간엔 크루아상을 먹자
평점: ★★★(3/5) 
 

영화 정보

제목 : 크루아상  각본/감독 : 조성규 출연 : 남보라, 한상혁 러닝타임 : 78분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국내개봉 : 2021년 1월 21일 제작 : 와우, 와이제이글로벌그룹  배급 : 하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