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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2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지난 7월 2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경호 집행위원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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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 집행위원장은 2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또다시 죽었다"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정도면 누가 봐도 예견된 사고 아니었냐"면서 "이렇게까지 과로사가 반복되면 타살과 무엇이 다른지 모를 지경이다. 롯데택배가 지난 10월에 발표한 종합대책은 당장의 소나기만 피하려는, 말뿐인 대책발표에 불과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10월 말, 롯데택배는 택배노동자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해당 대책에는 ▲ 분류 작업 인원 1000명 단계적 투입 ▲ 연 1회 건강검진 지원 ▲ 상하차 인력 지원금 지급 ▲ 택배 기사 페널티 제도 폐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지난 23일 오전 롯데택배 소속의 서른넷 청년 박아무개씨는 경기도 화성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책위에 따르면 신장 190㎝에 체중 110㎏의 건장했던 박씨는 근무 6개월 만에 20㎏이 빠질 정도로 과로에 시달렸다고 한다.

대책위는 "고인은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하고 오후 9∼10시까지 하루에 14~15시간 일을 했다"면서 "사망 전까지 평소 물량을 250여 건을 배송했고 많게는 하루 380건을 배송했다"라고 주장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가 공개한 고인의 생전 카톡.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가 공개한 고인의 생전 카톡
ⓒ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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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대책위가 공개한 고인의 9월 24일 카톡에는 "어제 (밤) 12시에 끝났다"면서 "(전날) 300개를 넘게 (배송)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12월 15일 카톡에도 "오늘도 300개가 넘는다"면서 "밤 11시에나 끝날 것"이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대책위는 "고인은 최근 추석명절기간 과도한 물량으로 힘들어 해 일부 물량을 다음달부터 동료에게 넘기기로 했다"면서 "박씨가 일하던 대리점에는 롯데택배가 투입을 약속한 분류인력이 한 명도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또 "박씨는 입직신고조차 되지 않아 산재보험에도 가입돼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고인은 지난 7월 롯데택배 수원 권선 세종대리점 소속 기사로 처음 일을 시작한 뒤 불과 반년도 되지 않아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지난 1월 13일 경기도 안산에서 우체국 소속의 서른셋 나이의 노동자가 갑자기 쓰려져 사망한 후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10월, 12월까지 올해만 열여섯 명의 택배노동자들이 과로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절대 다수가 3040세대의 노동자들이다.

롯데택배 "고인은 통상적으로 평균보다 적은 수량 처리"
 
"코로나에 추석 물량 폭증" 전국택배연대노조 부산지부, 민주노총 부산본부 등이 14일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 마련 촉구 입장 발표와 차량시위를 펼치고 있다.
▲ "코로나에 추석 물량 폭증" 전국택배연대노조 부산지부, 민주노총 부산본부 등이 14일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 마련 촉구 입장 발표와 차량시위를 펼치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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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택배의 입장은 달랐다. 롯데택배는 2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면서 "현재 경찰에서 사인을 분석 중에 있다"라는 말부터 꺼냈다. 

그러면서 롯데택배는 "대책위가 자꾸 증언 등을 통해 '무리한 일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고인은 평균 220~230여 개 정도를 배송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평균보다 적은 수량"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족을 만나 조의를 표했냐'라는 질문에 대해 롯데택배는 "절차상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게 우선"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자살이나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찾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롯데택배는 '10월에 발표한 종합대책이 현장에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에 대해 "11월 상하차 분담금을 폐지했다"면서 "12월에는 건강검진 버스를 운영했다. 분류작업 인원 투입에 관해서도 현재 서울 남부와 동부, 용인 등에서 파이널 테스트를 하고 있다. 대리점협의회와 최종 논의를 거쳐 다음 달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국정감사 10일차인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택배물류현장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이 최근 택배노동자가 숨진 것 등과 관련해 현장 시찰을 하고 있다.
 국정감사 10일차인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택배물류현장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이 최근 택배노동자가 숨진 것 등과 관련해 현장 시찰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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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막기 위한 이른바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법'인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법)'이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생활물류법은 택배노동자의 과로 방지를 위해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택배업을 등록제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위탁계약 갱신청구권 6년을 보장하도록 하고, 표준계약서 작성 및 사용을 권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해관계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노동자 과로를 방지하는 핵심 사항인 '분류작업'이 빠졌다. 분실이나 파손 물건을 택배노동자가 비용을 물어야 하는 것도 바꿔내지 못했다.

진경호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생활물류법) 법안이 통과돼도 내년 7월 이후에나 적용된다. 그 안에 또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과로로 쓰러질지 걱정"이라면서 "롯데택배를 포함해 재벌택배사들은 자신들이 발표한 과로사 대책부터 현장에 바로 적용하라"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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