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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방경(1212년~1300년)은 고려 말기 무신이자 문신이다. 전쟁기념관은 지난 2016년 1월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을 크게 물리친 김방경(金方慶) 장군을 2016년 '2월의 호국인물'로 선정, 발표했다. (사진 전쟁기념관 제공)
 김방경(1212년~1300년)은 고려 말기 무신이자 문신이다. 전쟁기념관은 지난 2016년 1월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을 크게 물리친 김방경(金方慶) 장군을 2016년 "2월의 호국인물"로 선정, 발표했다. (사진 전쟁기념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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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의 세계 ⑥: 일본 작가가 그려낸 고려의 충신... 김방경을 만나다 omn.kr/1qvah

문제는 1960년대 이러한 역사소설(<풍도>)이 일본인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주고 있느냐이다. 일본은 패전 뒤 20년이 되지 않았지만, 한국전쟁 후 호황을 이어가며 60년대 초 고도경제성장이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패전 뒤 미국과 맺은 외교관계 속에서 일본은 한계를 느끼기도 하는데, 이를 고려시대와 비교하면서 새로운 의미와 방향을 찾으려 했다.
  
종전 뒤 일본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열등성이 보일 수밖에 없지 않았느냐는 회의적인 시각과 2차대전에서 패해 경제에 집중하면서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다는 안심감이 동시에 나타나는 시기에, 고려를 반면교사로 삼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자는 외침으로 들리고 있다.

일본의 조선에 대한 혐한의 경계는 조선이 가진 국력뿐만이 아니라 중국과 같은 북방세력과 연계되었을 때에 나타나는 에너지로, 그 힘에 항상 주의해야만 일본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고에서 나타나고 있다. 즉, 혐한의 세계에서 나타나는 경계는 한국, 역사적으로는 조선 뿐만이 아니라 국제관계 속에서 한국과 연계되는 구조 속에서도 파악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현재 연결지은 해석... 이 소설이 2020 현재 주는 의미는

다시 학생들의 감상문을 참조하면서, 현재 일본인의 안보 의식을 점검해 보기로 한다.

이들은 먼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과거에서 추출해, 현재 일본을 둘러싼 안전보장으로 읽거나 받아들이고 있었다. 2020년 8월 현재, 트럼프 대통령(미국)과 아베 총리(일본)와의 관계를 원의 쿠빌라이와 고려 원종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데자뷔로 파악하고, 시진핑, 푸틴, 김정은 등을 일본을 위협하는 지도자로 묘사하면서 이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있다.

<풍도>가 고려를 중심으로 한 역사소설이기 때문인 탓도 있지만, 소설은 고려를 일본침공의 최대의 피해자로 인식하고 있다. 원래 의도하지 않았던 선박과 군량 등 전쟁 물자를 지원해야만 했고, 병력을 동원하면서 병사들을 희생시켜야만 했던 고려의 고뇌를 주요하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몽고습래회사는 원나라의 일본 원정 당시에 원정군과 일본 무사들과의 싸움을 그림과 글로 기록한 것. 화살, 창, 포가 난무하는 가운데 원정군과 싸우는 다케자키 스에나가
 몽고습래회사는 원나라의 일본 원정 당시에 원정군과 일본 무사들과의 싸움을 그림과 글로 기록한 것. 화살, 창, 포가 난무하는 가운데 원정군과 싸우는 다케자키 스에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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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풍도에서 고려 김방경 장군은 13세기 초 몽골이 침공했을 때, 투항 후 부원 세력의 중심이 된 고려군의 자손으로 몽골의 장수로 돌아온 홍다구를 정성껏 대하는 과정에서 그의 사심 없는 인내와 조국애가 돋보이게 된다. 일본 침공 시 자식뻘 되는 그와 함께 선봉에 서는데, 몽골의 주장에 대립을 세우면서 그 입장에 따라야 하는 좌절감과 모멸감에도 한편 시달리게 된다.

이 역사소설은 옛날 고려의 역사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과의 외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이 소설에 대한 일본 독자들의 불만은, 일본에서 원구(元寇) 또는 몽고습래(蒙古襲来)라고 불리는 일본을 침공하는 역사에서 왜 원이 중심이 아니라 고려가 중심이 되었냐는 의문이다. 또한 일본어로 쓰인 서술에서 공격을 당하는 일본이 왜 소설의 주체가 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다.

이 소설은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대립과 갈등 속에서 한국이 어떠한 외교적인 선택을 할지 일본 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다. 한국의 선택이 일본의 외교적 선택과는 다를 것으로 예측하면서, 그 이유를 과거의 역사적인 맥락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일본 기후교리츠대학 강사입니다.


태그:#혐한, #지한, #한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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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그 내면에 자리잡은 성숙도를 여러가지 측면에서 고민하면서 관찰하고 있는 일본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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