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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곧 30년이 됩니다. 각 시·도·군·구의 주민들을 대표해 지방자치를 실현해가야 할 주체로서 과연 제 역할을 잘하고 있을까요? 백경록 대구의정참여센터 운영위원장과 함께 지방의회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봅니다.[편집자말]
[기사보강 : 2021년 1월 8일 오후 4시 31분]

지난 6월 17일 대구광역시의회에서는 경제환경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당시 김동식 시의원은 백동현 대구광역시 혁신성장국장을 상대로 지역의 한 중소기업의 이름을 언급했다.

김동식 시의원(아래 김 의원) : "지금 운영 중인가요? 회사가 실제 정상 운영되고 있는가요?"
백동현 국장(아래 백 국장) : "회사 자체는 아직 유지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 의원 : "회사 이름만 있고 거기에 근로자가 한 명도 없고..."
백 국장 : "1톤 전기화물차 부분은 사실상 접은 상태입니다."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김 의원은 이 기업을 두고 문제를 계속 제기했다. 그는 2020년 12월 마지막 회기 때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사과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직원은 거의 없고 이름만 남은, 핵심 사업마저 접은 기업의 이름은 '제인모터스'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김 의원이 이렇게 끈질기게 추궁하는 것일까?

야심 찬 계획, 파격적인 지원, 그러나
  
 대구산 전기화물차 칼마토
 대구산 전기화물차 칼마토
ⓒ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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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4년 전으로 되돌려 보자. 2016년 7월 19일 대구시에서 보도자료를 하나 냈다. '국내 전기 상용차 완성차 공장 대구 온다!' '대구산 전기화물차' 양산을 목적으로 자동차 부품기업인 디아이씨 김성문 대표이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투자협약(MOU)을 체결한다는 내용이다.

계획은 이렇다. 디아이씨의 종속회사인 제인모터스가 국내 최초 1톤 전기화물차 완성차 생산을 위해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다. 1만 평이 넘는(4만218㎡) 부지에 500억 원을 투자한다. 2016년 12월 착공, 2017년 6월 준공해 그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자동차를 생산한다. 이렇게만 되면 새로운 일자리 300여 개가 지역에 창출될 것이다.

대구시는 제인모터스가 지역의 대표적인 전기자동차 완성차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장 착공에서 입주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향후 협력사 등 관련 기업들의 투자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 투자유치의 모범사례로 만든다. 그럴싸한 계획이다.

미래형 자동차 선도기술 개발을 꿈꾸며 대구시는 야심 찬 협력과 지원을 쏟아부었다. 2016년부터 4년간 총 140억 원을 들여 지역기업 전기·자율차 연구개발(R&D)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생산 전기화물차의 판매를 돕고자 쿠팡,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물류회사들과 전기차 보급 육성에 관한 협약을 체결해 판매망을 확보했다. 택배차를 대구산 전기화물차로 바꾸겠다는 약속을 받은 셈이다.

전기화물차 수요 창출로 이어지도록 국회를 통해 관련법 개정도 추진했다. 실제로 1.5톤 이하의 전기화물차에 대해 예외적으로 영업용 번호판(노란색)을 신규 허가할 수 있도록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 바뀌었다.

2018년 11월 1일 대구시와 제인모터스는 쿠팡 주식회사, GS글로벌, GS엠비즈, 대영채비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전기차 보급 확대 및 산업 육성 협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지역 언론과 경제지에도 떠들썩하게 보도됐다. 제인모터스는 국토교통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의 인증을 통과해 2019년 3월 드디어 1톤 전기화물차 '칼마토'를 출시했다.

그런데 전폭적인 노력과 지원 속에서 탄생한 대구산 전기화물차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출시한 지 2년도 안 돼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과제 실패에도 10억 지원... 시작부터 문제
   
 김동식 대구시의원.
 김동식 대구시의원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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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대구산 전기화물차 생산계획이 처음부터 부실 그 자체였다고 지적했다. 제인모터스의 모기업 디아이씨는 대구시와 MOU를 맺은 그해 12월, 1톤 전기화물차의 실증연구와 제작을 이유로 시에서 사업비 10억 원을 받았다.

목표는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120km가 나오는 전기화물차 만들기. 연구 기간은 2017년 11월까지였지만 인증받지 못했고, 이어 1차 연장 2018년 5월, 2차 연장 2018년 11월까지 기한 내 달성하지 못했다. 연구 기간을 2회 연장하고도 인증에 실패했다.

분명 이들은 돈을 받기 전 대구시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서 '2016년 8월 1톤 택배 전기자동차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미 개발을 마쳤다면서 왜 연구 목표마저 달성하지 못한 걸까? 어딘가 석연치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10억 원을 환수하지 않고 '과제 성실수행'으로 결론 내렸다.

산업단지 입주 과정도 수상하다. 대구시는 전기화물차 생산을 조건으로 1만2천 평 땅을 조성원가, 즉 헐값에 넘겼다. 기술 경쟁력이 검증 안 된 데다 달랑 사업자등록증뿐인 회사에 말이다.

제인모터스는 본격적인 사업 첫해인 2017년 50명 신규채용, 매출 2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했지만 이것 또한 공염불이었다. 2017년 기준 매출액은 0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억7천만 원이었다. 같은 해 대구시는 입지보조금 10억 원을 지원했다.

막 협약을 맺은 2016년과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2019년 12월을 기준으로 비교해보자. 처음엔 자본금이 100억 원이었는데 3년 뒤 16억 원으로 줄었다. 직원을 200명 더 새로 뽑기로 했지만 실제 고용률은 목표치의 10%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매출액은 목표치 850억 원은 고사하고 9억 원에 그쳤다.

협약 일 년 뒤인 2017년 10월 대구시가 발표한 '삼성 상용차 철수 후 20년 만에 완성차 생산도시 재도약' 자료를 보면 더욱 기가 찬다. 당시 제인모터스는 자본금 약 5억 원, 종업원 총 30명이었다. 그런데 2018년 채용 목표가 150명이다. 일 년 만에 다섯 배로 인력 규모를 늘리겠다는 말이다. 차량 출시 전이어서 매출액이 '0'인데 2018년에는 1천억 원 달성이 목표란다.

사업영역은 '전기택배차 개조 및 판매'로 표기됐다. 현대차 포터 완성차를 사서 엔진을 전기로 개조하는 사업이다.

제인모터스는 대구산 전기화물차 '칼마토' 완성에 성공해 2019년 초부터 생산에 들어갔다. 애초 계획보다 1년 반 늦은 출발이었다. 그런데 같은 해 현대차가 훨씬 저렴한 가격에 충전거리가 약 2배인 전기화물차를 생산했다. 칼마토는 출시하자마자 판매 부진에 빠졌다. 약 2년간 겨우 23대를 팔았다. 첫해 판매 목표인 450대의 5.1% 수준인 결과다. MOU로 10대를 구입한 쿠팡을 제외하고는 판매실적이 거의 없는 셈이다.

결국 제인모터스는 전기화물차 사업에서 손을 뗐다. 앞으로 냉동탑차, 미세먼지 청소차량 등으로 업종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실패

대구산 전기화물차 생산은 처참히 실패했지만 기이하게도 손해 보는 쪽은 아무도 없어 보인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제인모터스는 공장 부지를 조성원가인 평당 100만 원에 매입했기 때문에 부동산 시세차익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매가 이뤄진 적이 없어 이익을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최소 4~5배 정도로 예측된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상 입주기업체가 분양받은 산업용지나 공장 등의 처분은 공장설립 또는 사업개시 신고 후 5년이 지난 뒤에야 할 수 있다. 제인모터스의 매매 제한이 풀리는 시기는 2021년, 내년이다.

MOU에 참여했던 쿠팡은 제인모터스의 1톤 전기화물차 10대를 우선 도입하고 향후 1000대를 더 들이기로 했지만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 GS글로벌은 전기화물차 생산에 맞춰 판매·부품 유통을 담당하고, GS엠비즈는 자사의 A/S망을 통해 최적의 정비서비스를 구축한다고 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구시는 약속을 어긴 쿠팡에 국가산단 내 2만 3천 평의 부지를 제공했다. GS에는 서대구 하폐수 통합지하화 사업과 역세권 개발에 참여하도록 기회를 줬다. 전기화물차의 판매, 구매, 정비 서비스를 약속했던 기업들이 협약만 체결하고 잇속만 챙겼다는 지적이 지역에서 나온다.
 
 2018, 2019 연속 국가브랜드 대상 전기차 선도도시로 선정된 대구
 2018, 2019 연속 국가브랜드 대상 전기차 선도도시로 선정된 대구
ⓒ 대구시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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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원을 쓰고도 실질적인 성과를 남기지 못한 대구시 역시 얻은 건 있다. 2018년, 2019년 연속 국가브랜드 대상 '미래차 선도도시'에 선정된 것.

대구산 전기화물차 사업은 수년간 거액의 예산만 낭비된 채 책임지는 사람도 없이 조용히 세간에서 없었던 일처럼 묻혀가는 중이다. 이제 대구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수소차로, 자율형 자동차로 방향을 틀고 있다. 파격적인 지원이 마치 특혜처럼 변모했다는 의혹도, 기술 경쟁력 검증과 산업 전반의 흐름 읽기에 실패했다는 비판도 들리지 않나 보다.

김 의원은 전기화물차와 관련한 일련의 사업과 관련해 시장의 대시민 사과와 감사 실시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정부가 2021년도 예산 확정을 계기로 대표과제인 그린뉴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빅3 산업인 미래차를 두고 각 지자체에서도 여기저기서 부푼 꿈과 계획들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의 미래차 보급이 대구산 전기화물차처럼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 사회가 고민할 때다.
 
<2년간 23대 팔린 '칼마토'... 대구산 전기화물차 굴욕사> 기사 관련 제인모터스 반론

(1) 기사는 "직원은 거의 없고 이름만 남은, 핵심 사업마저 접은 기업의 이름은 '제인모터스'다"라고 보도하였으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제인모터스는 21명이 매일 출근하여 당면한 목표를 위해 열심히 근무하고 있습니다. 핵심사업인 전기차제조/판매는 지금도 영위하고 있으며 다목적운반차 '테리안'의 설계 및 부품개발과 차량시험이 완료되어 내년 2월에 출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2) 기사는 "과제 실패에도 10억 지원... 시작부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으나 과제수행의 정확한 평가(외부기관)는 '성실수행'입니다. 10억 원 지원에 절차상 문제가 없음을 분명히 합니다. 
  
(3) 기사는 "산업단지 입주 과정도 수상하다. 대구시는 전기화물차 생산을 조건으로 1만2천 평 땅을 조성원가, 즉 ①헐값에 넘겼다. ②기술 경쟁력이 검증 안 된 데다 달랑 사업자등록증뿐인 회사에 말이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제인모터스는 입주 당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대구국가산업단지 산업시설용지공급공고에 근거하여 정당하게 토지를 매입했습니다. 당시 인근 입주기업들 역시 동일한 조건으로 토지를 매입했습니다.
 
(4) "제인모터스는 전기화물차 사업에서 손을 뗐다. 앞으로 냉동탑차, 미세먼지 청소차량 등으로 업종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설명하자면, 제인모터스는 기존 1톤전기택배차의 판매는 지속되며 다양한 전기차량의 개발 경험과 1톤전기화물트럭의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주문 제작형 형식의 전기특장차와 자율주행트럭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예정입니다. 올해 1톤전기화물트럭이 기반이 된 다양한 차량들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5) 기사는 "제인모터스는 공장 부지를 조성원가인 평당 100만 원에 매입했기 때문에 부동산 시세차익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매가 이뤄진 적이 없어 이익을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최소 4~5배 정도로 예측된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상 입주기업체가 분양받은 산업용지나 공장 등의 처분은 공장설립 또는 사업개시 신고 후 5년이 지난 뒤에야 할 수 있다. 제인모터스의 매매 제한이 풀리는 시기는 2021년, 내년이다"라고 보도했으나, 일부는 사실과 다릅니다.
 
계약서 상에는 공장설립 등의 완료신고일 이후 5년이며 제인모터스의 공장설립신고는 2019년이기 때문에 따라서 매매 제한이 풀리는 시기는 2021년 이후입니다.
 
제인모터스는 시세차익을 염두에 두고 대구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이 아닙니다. 초기투자금 300억(부지/건물/설비/초기운영비)과 이후 3년간 20~30명의 연간 인건비, 배터리를 비롯한 각종 부품의 기술개발비, 부가적으로 공장운영에 필요한 경비, 자동차 판매에 필요한 마케팅비, A/S 등 사후서비스에 필요한 충당금 및 각종 보험료 등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습니다. 사업성이 검증 안된 불확실한 사업에 시세차익만 얻고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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