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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호덕의 암중모색' 이미지
 "안호덕의 암중모색" 이미지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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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중모색(暗中摸索),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는 뜻이다. 미디어들이 경마식으로 중계하는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보도는 '정보의 과잉'으로 보이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대체 어느 언론이 진실을 이야기하는지 더 헷갈릴 수 있다. 캄캄한 '암중', 정확한 정보의 빈곤 상태이기도 하다.

<오마이뉴스> 안호덕(54) 시민기자가 '암중모색'을 연재하는 것은 특정 사회 이슈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려, 독자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기 위해서이다. 때로는 언론사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가공하거나 편집한 팩트(사실)와 주장이 어지럽게 뒤섞인 보도 속에서 뼈를 추리듯 '팩트'만을 발라내서 기존 언론과는 다른 시각으로 현상을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지난달 13일 용산전자상가에서 만난 안 기자에게 추 장관과 윤 총장에 대한 이슈를 어떻게 보는지 묻자 이렇게 말했다.

"지금,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치하고 있는 겁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키워줬다는 말도 있는 데 그건 말장난이죠."

그는 '암중모색'에서처럼 에둘러 말하지 않았다. 더 깊이 들어가기 전에 우선 안 기자의 일상부터 들여다봤다.

[시민칼럼니스트] 컴퓨터 도매 유통하는 자영업자의 남다른 일상
 
 오마이뉴스에 '암중모색' 칼럼을 쓰고 있는 안호덕 시민기자
 오마이뉴스에 "암중모색" 칼럼을 쓰고 있는 안호덕 시민기자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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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5년째 컴퓨터와 사무기기 도매유통업을 하는 자영업자이다. 듬직한 체구의 서글서글한 외모만 보면 필봉을 휘두르는 기자로 보이지는 않는다. 자상한 동네 아저씨 같다. 또 네댓 평 남짓한 시민칼럼니스트의 사무실은 책이 아니라 수리를 기다리는 해체된 컴퓨터와 포장도 풀지 않은 부품들로 어지럽게 꽉 차 있다. 전화기 앞에는 전표들이 수북했다.

칼럼니스트는 잘 정돈된 서가나 기자실에 앉아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시민기자의 날카로운 칼럼의 산실은 생계 터전이기도 한 그의 작업장이다. 오래전부터 오마이뉴스에 생활 경제와 관련한 글을 써왔는데, 최근 몇 년간은 뜸하다가 지난 6월부터 매주 '암중모색' 칼럼을 연재하면서 글쓰기는 그의 일상 속으로 다시 들어앉았다.

"저도 칼럼명 아이디어를 내긴 했는데, 편집부가 적절한 제목을 뽑았습니다. 언론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 뜨거운 이슈에 대해 천편일률적으로 보도합니다. 저는 기존 언론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이슈를 분석하려고 노력합니다. 또 수많은 이슈에 숨어있는 다른 의미를 찾아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는 주초엔 칼럼 주제를 잡는단다. 컴퓨터 주문을 받거나 수리를 하면서 잠깐 짬을 내 다른 칼럼을 뒤져보면서 정보를 채집한다. 머릿속으로 글감을 스케치하고 숙성 과정을 거친다. 이어 논리 뼈대를 만들고, 이를 팩트와 엮어서 벼리고 벼린다. 금요일 저녁 무렵부터 주말까지는 3~4일 동안 묵힌 사색의 결과를 컴퓨터 앞에 앉아 풀어낸다.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기도 하고, 여러 번 퇴고를 한 뒤 월요일에 오마이뉴스에 원고를 보내면 일주일의 매듭이 지어집니다. 제가 제일 중시하는 건 '팩트'입니다. 잘못된 사실을 전제로 글을 전개하면 옳은 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에 몇 번이나 사실 관계를 검증하죠."

[시민기자 글쓰기] "핵심을 찌르는 기사, 공정한 기사"

그는 이슈의 숲을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정보를 접하면서 단편적 보도의 줄기를 잡고 뿌리를 캐다보면 자연스레 이슈가 발생한 근본 원인인 숲이 보인다고 했다. 파편화된 정보나 특정 사실을 전부인양 부풀린 보도를 가려낼 눈이 생기는 셈이다. 곁가지에 홀려 본질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조국 전 장관 문제나 소위 '추-윤 갈등'의 본질은 검찰 개혁을 저지하려는 측과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측의 마찰이죠. 일부 언론들은 '장관 스타일이 너무 강하다' 등을 지적하지만, 불법적인 행위는 아닙니다. 따라서 이런 부분만을 부각시키는 것은 추 장관을 흠집 내서 검찰 개혁에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봐야 하죠."

그의 칼럼은 술술 읽힌다. 생활 현장에서 시민 눈높이로 쓴 글이기에 단순명쾌하다. 최근 가장 뜨끈한 이슈는 아무래도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다. 그는 이와 관련한 연속 칼럼을 쓰면서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추미애 아들 의혹', 결국 이럴 줄 알았다> 제목의 기사에는 독자들이 십시일반 후원하는 '좋은 기사 원고료'도 쏟아졌다.

"앞으로도 좋은 기사, 핵심을 찌르는 기사, 공정한 기사 많이 써 주세요."(필명 유도사)
"편향된 기사, 누군가의 발목 잡는 고의성 다분한 기사들의 난무 속에서 숨통이 트이는 듯 한 기사도 있네요. 응원 드립니다."(필명 날라라킥)
 
 안호덕 '암중모색' 칼럼에 대해 독자들이 '좋은 기사 원고료 주기'에 참여하면서 남긴 응원 글.
 안호덕 "암중모색" 칼럼에 대해 독자들이 "좋은 기사 원고료 주기"에 참여하면서 남긴 응원 글.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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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암중모색'을 연재하면서 밝힌 다음과 같은 기획 의도에 독자들이 화답하고 있는 셈이다.

"기록이 강자들의 전유물일 때가 있었습니다. 정치 경제 언론 권력에 의한 기록은 훗날 역사가 되고 배움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권력의 시선이 아니라 국민의 시선으로 현상을 진단하고 기록해 보고 싶습니다. '암중모색'은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사람의 글입니다. 틀릴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새하얀 눈길에 첫 발자국을 내는 마음으로 글을 쓰겠습니다. 기록이 모두의 것이 되어야, 역사도 국민이 주인일 수 있습니다."

[주제잡기] 뜨거운 이슈를 쫓는다

그의 칼럼이 인기가 있는 까닭은 뜨거운 이슈를 피해가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썼다. 윤 총장은 추미애 장관과의 갈등에서 시작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력 대권 주자 반열에 올랐기에 독자들도 그의 행보와 말의 행간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검찰 개혁 이슈는 문재인 정부 출범 때부터 사회 의제였지만, 작년 공수처 설립과 관련한 논란이 일 때부터 뜨거운 현안이었고, 최근에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빨리 매듭짓지 않으면 정국의 혼돈은 계속될 수밖에 없고, 민생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겠죠. 이건 나의 문제이자 일반 시민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안 기자는 기본적으로 윤석열 총장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우선 "윤 총장은 공정하지 못하다"면서 "여론이 갈리기는 했지만, 조국 사태를 보면서 국민들의 화를 돋운 것은 공정성 시비였다"고 말했다. 그는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수사와 윤 총장의 부인, 장모에 대한 지지부진한 수사를 불공정 사례로 꼽았다.
 
 안호덕 시민기자
 안호덕 시민기자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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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각] "윤석열은 정치하고 있다... 살아있는 권력은 검찰"

안 기자는 또 "윤 총장과 그의 주변에서는 추미애 장관이 너무 정치적으로 검찰을 쥐고 흔들려고 한다는 식으로 주장하지만 역으로 보면 윤 총장이 너무 정치 편향적이고, 정무직 장관이 정치적인 입장을 띠는 것보다 검찰과 검찰총장이 정치적인 색채를 드러내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총장은 지금 정치를 하고 있는 겁니다. 검찰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려고 하고 있는 거죠. 얼마 전 윤 총장이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했던 것도 '부하가 아니다'라는 등의 주장을 펴면서 자초한 측면이 많습니다. 정치권력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강조하는 검찰은 현직 검찰 총장이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것 자체를 치욕, 불명예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윤 총장을 대선 주자급으로 키운 것은 추미애 장관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또 추 장관의 태도는 대통령이 총장 임명장을 수여할 때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고 말한 것과 배치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안 기자는 "말장난"이라고 일축했다.

"조국 전 장관의 경우는 수백 명의 검사를 투입해서 샅샅이 뒤지고, 나경원 전 의원은 시민단체들로부터 12번이나 고소고발을 당했는데 방치했습니다. 이러고도 공정성을 주장할 수 있나요? 검찰의 이런 태도를 보면서 일부에서는 '다음 정권에 보험 드는 건 아닌가'라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공정하게 휘둘러야할 칼을 불공정하게 휘두르는 검찰이 바로 지금 살아있는 권력입니다. 그래서 지금 검찰 개혁이 중요합니다."

안 기자는 "윤 총장이 예전에 국회에 나와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을 때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여기고 박수를 쳤는데, 그는 검찰이 국가의 기강이나 철학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 철저한 검찰주의자라는 것을 간과했다"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국민 의사에 반하는 파업을 감행한 의사들의 엘리트주의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시민의 눈으로 대선을 본다

내년은 정치의 계절이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가 있고, 대선 국면에 접어든다. 안 기자에게 '내년에는 어떤 칼럼을 쓰고 싶냐'고 물었다.

"우선 공수처 출범은 기정사실이죠. 공수처장 지명을 앞두고 여야와 검찰, 언론 등의 대 충돌이 불가피합니다. 이에 대해서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을 생각이고요, 검찰 개혁 문제가 일단락되면 사회 이슈가 민생 경제로 이동할 겁니다. 당연히 선거 이슈로 부상하겠지요.

대부분의 언론들은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관심을 쏟겠지만, 저는 대선을 통해 우리 정치가 한걸음 앞으로 나갈 수 있을지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시민의 입장에서 민생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재벌개혁이나 양극화 문제 등 이 정부가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낼 예정입니다. 이런 게 시민기자의 역할이죠."


[오마이뉴스 인연] 6.10 민주 항쟁 10주기 공모 글에 이어 생활글, 경제칼럼

안 기자가 처음으로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무렵이었다. 그 전까지는 독자 역할을 충실히 했는데, 6월 항쟁 10주기 공모에 응모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저도 6.10 항쟁 세대이고, 지금도 집에 당시 자료를 갖고 있습니다. 사진과 유인물을 정리해서 글을 썼고, 큰 상은 아니지만 상을 받기는 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글을 제대로 쓴 적이 없었죠. 첫 글이었는데,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안 기자는 생활 글부터 시작했다.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면서 한강 사진을 곁들인 자전거 출퇴근 이야기를 썼다. 자영업자는 누구보다도 민생 경제를 체감할 수 있는 자리이다. 그는 생활 글에 이어 자기 삶과 직결된 생활 경제 칼럼을 썼다.

"결국 시민들이 관심이 있는 건 먹고 사는 문제죠. 그런데 기존 언론들은 주식 문제 등을 기사화할 때도 일반인들이 알아듣기 힘든 언어를 사용했습니다. 또 정부의 경제정책이 사실상 시민들의 먹거리와 직결되는 데, 정책과 시민경제를 분리해서 썼습니다. 저는 이마트 문제나 전기 요금 등 정부나 기업의 문제를 내 삶, 시민들의 삶의 입장에서 풀어놓았죠.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에는 경제 문제가 정치와 밀접하게 연관됐습니다. 자연스레 정치 영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안 기자는 "사무실에 나와서 주로 하는 일은 지방에서 전화 주문을 받아서 컴퓨터를 구매한 뒤 포장해서 판매하는 일"이라면서 "아침부터 바쁘기도 하고 손가락을 빨고만 있을 때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계속 쳐다보고 있어야 하기에 하루에 1~2시간가량은 오마이뉴스에 보낼 글감을 찾거나 자료를 검색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호덕에게 오마이뉴스란] "나의 이력이자, 자산 모아두는 저금통"
 
 안호덕 시민기자
 안호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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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에게 '오마이뉴스'는 어떤 존재일까? 그는 "오마이뉴스는 저의 이력이자 역사가 됐고 떨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10여 년 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가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잘 보고 있다고 전화를 해오기도 한다"고 말하면서 웃었다.

그는 또 "오마이뉴스는 맨송맨송하고 재미없이 일상을 살아갔던 자영업자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저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줬다"면서 "지금까지 300여 편의 글을 썼는데 제 인생의 내력이고 가치관의 집약이며, 나의 자산을 모아두는 저금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실 요즘 글쓰기 플랫폼은 널려있다. 1인 미디어도 많다. 오마이뉴스는 다른 플랫폼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 것일까?

"편집부에서 몇 단계 거른 정제된 글이라는 게 1인 미디어와는 차별되죠. 또 다양한 생각을 가진 수많은 시민기자들은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놓을 수 있습니다. 도제식 시스템으로 일정 부분 경영 등 회사의 입장이 보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언론의 구조와 다르죠. 시민기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기에 자연스레 '공론의 장'을 형성하죠. 오마이뉴스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힘도 바로 이런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안 기자는 10여 년 전부터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오마이뉴스를 꾸준하게 후원해왔다. 그 이유를 물었다.

"처음에는 오마이뉴스가 주는 특별상과 게릴라 상을 받아서 5년 치를 한꺼번에 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매년 연회원으로 회비를 납부하고 있죠. 저는 오마이뉴스 '주주'라 생각합니다. 정도 언론이자 진보 언론인 오마이뉴스를 지키는 사수대이죠. 이렇게 해야만 오마이뉴스가 잘못했을 때 회초리를 들 자격도 생기는 겁니다.(웃음)"

[안호덕 기자와 함께하기]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 가입 http://omn.kr/1m9k7
[안호덕의 '암중모색' 시리즈] http://omn.kr/1pu3n
 
https://youtu.be/RphA5XLt_k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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