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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공무원과 지역 정치인들의 외압으로 세종보 자연성회복안이 후퇴할 것을 우려하며,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 방안 원안 확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공무원과 지역 정치인들의 외압으로 세종보 자연성회복안이 후퇴할 것을 우려하며,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 방안 원안 확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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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과 영산강의 4대강 보 처리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할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사실상 태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초 11월 중에 국가물관리위원회를 열어 보 처리 방안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회의 자체가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이하 녹색연합)은 24일 성명을 내고 "반복해서 미뤄지는 4대강 보 처리방안, 국가물관리위원회 조속히 열고 보 해체 시기 확정하라"고 촉구했다.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기획위원회(이하 조사평가단)'는 2019년 8월 21일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제시(안)'을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이에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와 영산강·섬진강유역물관리위원회에 '보 처리방안 제시(안)'에 대한 유역물관리위원회의 의견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금강과 영산강 위원회는 조사평가단이 제시한 '세종보 및 죽산보 해체, 공주보 부분해체, 백제보 승촌보 상시개방'을 원안으로 받아 보 처리방안 의견서를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에서 "그럼에도 국가물관리위원회의 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은 조사평가단의 보 처리방안 제시(안)에 각 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첨가된 지역 요구사항들에 대한 의견 충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선 녹색연합은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제출한 세종보와 관련한 의견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견서에는 '세종보는 철거하되, 시기는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의 성과와 지역 여건을 고려하여 결정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녹색연합은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은 9월 25일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열리기 불과 8일 전인 9월 18일 환경부와 지자체 등 5개 기관이 업무협약을 맺은 것으로, 언제 어떻게 자연성을 회복한다는 아무 내용이 없는 공수표에 불과하다"면서 "어떤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지지 않은 '선도사업'의 성과를 언제까지 기다리기만 하라는 말인가. 이는 세종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공주보에 대해서도 '지역 여건을 고려해 시기를 결정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이에 대해서도 녹색연합은 "보 처리방안이 1년이 넘도록 표류하고 있는 동안 금강의 자연성 회복도 미뤄지고 있고 지금 보 해체를 결정하더라도 환경영향평가, 예비타당성조사 등으로 수년의 시간이 더 걸린다"면서 "이미 주민 의견수렴, 국민의식조사를 마쳤음에도 또다시 지역 여건을 고려하여 시기를 결정한다는 것은 어불성설"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오히려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부분철거 이후 관리 운영에 대한 주민 의견수렴을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18년 1월 세종보 수문이 전면 개방되면서 강바닥에 쌓인 진흙 펄층이 씻기고 7월에 상류에 생겨난 모래톱이다. 이곳 모래톱에 물떼새들이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지난 2018년 1월 세종보 수문이 전면 개방되면서 강바닥에 쌓인 진흙 펄층이 씻기고 7월에 상류에 생겨난 모래톱이다. 이곳 모래톱에 물떼새들이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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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백제보의 운용 실태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백제보의 상시개방은 강 자연성 회복의 최소한의 안이다. 그럼에도 수문개폐가 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농업용수 부족을 이유로 열고닫기를 반복하고 있다. 농업용수 부족의 문제는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지역 농법과 물 사용량의 관계를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일이다. 금강의 자연성 회복은 금강 자체의 가치를 두고 결정해야 한다."

녹색연합은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유역을 넘어 큰 틀에서 물관리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상시개방을 넘어 보 해체 시기를 결정하고 고정보까지 해체된 상태에서 강의 자연성 회복을 확인하는 선도적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된 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면서 "반복해서 시기를 미루면서 2019년 말까지 보 처리방안을 확정하겠다고 했던 것이, 지금까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보 해체를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녹색연합은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보 해체 결정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면서 "조속히 위원회를 열어 보 해체 시기를 확정하라. 지자체 요구사항에 대한 찬반으로 보 처리방안 발표를 계속해서 미룬다면, 이는 국가물관리위원회의 태업이고 방기"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지역위에서 올린 선도사업, 주민의견 수렴 등 지역 요구사항은 지역 이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물관리 전체를 결정하는 물관리위원회가 고려할 내용이 아니다"면서 "훼손된 강의 자연성 회복은 보 철거 뒤에 새롭게 변화하는 강 환경에서 계획, 실행되어야 하고,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의지를 갖고 보 해체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그:#국가물관리위, #대전충남녹색연합, #세종보, #공주보, #4대강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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