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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 사망한 고 김용균씨의 1주기인 10일 오후 충남 태안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김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조합원들과 행진을 하고 있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 사망한 고 김용균씨의 1주기인 2019년 12월 10일 오후 충남 태안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김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조합원들과 행진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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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재난으로 인한 죽음과 부상이 너무나 흔해 사람들의 감수성과 경각심마저 마비되고 있다."

시민단체 생명안전 시민넷 공동대표(시민넷)를 맡고 있는 김훈 작가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생명안전기본법 발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 말이다.

김 작가는 "한국사회의 산업현장과 일상의 생활공간에서 날마다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병들고 팔다리가 부려져 불구가 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심정적 퇴행은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번에 발의되는 생명안전기본법을 통해 생명의 안전은 국민의 기본권으로 정하고, 이 기본권을 국가가 보호하고 존중하는 책무로 규정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작가의 지적대로 우리 국민 중 6명은 매일 출근했다 사고를 당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업종별 산재 사망자 발생현황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전체 사망자는 사고사망자 470명을 포함해 1101명에 달했다. 업종별 사고사망자는 건설업이 254명을 기록해 가장 많았다. 재해 유형별로는 '떨어짐'이 178명, '끼임'이 53명, '화재 및 폭발, 파열' 등이 46명, '부딪힘'이 45명 등으로 기록됐다.

이날 김훈 작가가 공동대표로 있는 시민넷이 국회 생명안전포럼과 함께 발의한 생명안전기본법에 국민이 안전하게 살 권리인 '안전권'을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생명안전기본법에는 "모든 사람이 일상생활과 노동현장에서 안전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받고 안전하게 살 권리가 '안전권'"이라고 규정됐다. 안전권을 지키기 위한 핵심으로 "안전사고에 대한 구조적인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조사하는 독립적이고 상시적인 기구가 설치돼야 하며 교훈 집적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안전기준의 통합적 관리와 안전영향평가 역시 도입돼야 한다"라고 강조됐다.

"피해자도 진실 규명 과정 참여해야"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416ㅇ연대 회원 등이 12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한 사회적참사특별법 개정과 대통령 기록물 공개 등을 세월호 7주기 전까지 이행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416ㅇ연대 회원 등이 12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한 사회적참사특별법 개정과 대통령 기록물 공개 등을 세월호 7주기 전까지 이행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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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생명안전기본법 발의 기자회견에는 법안 발의 과정에서부터 역할을 한 참사 피해자들도 함께해 '피해자의 권리'에 대해 강조했다.

유경근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생명안전기본법을 논의하고 만들어가는 과정부터 참여했다"면서 "함께한 이유는 단 하나다. 재난 참사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불행하게도 문재인 정권에서도 피해자의 참여를 부당한 개입 또는 독립성 훼손, 주제넘은 참견 등으로 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생명안전법을 통해 피해자의 권리가 명확히 세워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영원히 피해자는 지원의 대상이자 보살핌의 대상으로 남는다. 그것이 끝나면 아무 말도 못하고 사라지는 존재가 된다.'

태안화력발전소 희생자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도 "가족을 잃은 정신없는 와중에도 유족들은 피해를 입증해야만 했다"면서 "안전시스템이 없고, 재발방지에 대한 법적인 책임이 없기 때문이다. 생명안전기본법을 통해 피해자를 위한 법적 안전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법률 검토를 맡은 서채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는 "안전사고 발생시 어떻게 피해자가 보호돼야 하는지를 정의하고 안전권이라는 권리를 법률 명문으로 규정했다"면서 "안전은 시혜가 아닌 권리다. 안전사고 발생시 진상규명을 전제하고, 피해자 회복을 위해 참여를 보장하는 절차를 세부적으로 명시했다"라고 설명했다. 

발의된 생명안전법에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대구 지하철 사고,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고, 이천 화재 사고 등을 겪으며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던 피해자 권리가 '피해자 중심주의' 시각으로 명문화돼 포함됐다. 대략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해자는 언론취재 및 일반인의 접근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사망자의 시신을 인도적으로 인계받을 권리가 있다. 생사가 분명하지 아니한 자의 수색을 요구할 권리가 있으며, 신속하고 적정한 사고수습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사고원인과 국가 등에 의한 안전사고 대응의 적정성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그 조사 과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배보상을 받을 권리와 추모 및 공동체 회복사업, 재발방지대책 수립과정에서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생명안전포럼 창립식에서 생명안전지킴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0.7.1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7월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생명안전포럼 창립식에서 생명안전지킴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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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국회 생명안전포럼에 의해 발의된 생명안전기본법은 앞서 11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대표발의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함께 주요 법안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9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산업 안전은 어제오늘의 과제가 아니다"면서 "해마다 2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산업현장에서 희생한다. 그런 불행을 이제 막아야 한다. 생명안전기본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그 시작"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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