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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정경제 3+2법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먼저 공정경제 3법이란, 2020년 8월 31일 정부가 제출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일부개정안,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이릅니다. 여기에 가습기살균제 사태, DLF·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의 재발 방지를 위한 집단소송법, 징벌배상법 제정안을 더하면 공정경제 5법이 됩니다.

그러나 재계는 이들 법안이 통과되면 마치 '기업활동이 마비 상태에 놓이는 것'처럼 주장하며 전방위적 무산 시도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들 5가지 법은 기업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 그 동안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에 기업이 이용되는 등 비정상적으로 기울어져있던 운동장을 바로잡고, 방만한 계열사 확장, 금융복합기업의 부실 전이 방지, 소비자 권익보호 등을 위해 꼭 필요한 법입니다.

이에 재계 반대 주장의 어불성설을 논박하고 공정경제 3+2법의 의미를 짚어 시민들이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시리즈 기사를 기획했습니다._기자 주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공정경제 3법 TF 단장(왼쪽 두번째) 등 민주당 의원들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 세번째) 등 재계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공정경제 3법 정책 간담회'에서 만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공정경제 3법 TF 단장(왼쪽 두번째) 등 민주당 의원들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 세번째) 등 재계가 지난 10월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공정경제 3법 정책 간담회"에서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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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예고한 상법개정안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다. 고작 1명의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하도록 하는 정부안은 왜곡된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에 매우 미흡하다. 그런데 경제계는 이마저도 "적에게 회사 경영을 노출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별로 개혁적이지도 않은 정부안을 두고 호들갑을 떠니 어이가 없다.

법률적으로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기구는 '이사회'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사회'는 요식행위다. 이사회가 총수를 견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사외이사를 많이 두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사외이사는 회사에서 상시적으로 일하지 않다보니 회사 업무를 잘 모른다. 교수든 변호사든 사외이사들은 자기 고유의 일을 하느라 회사 업무에 신경을 쓰기도 어렵고, 신경을 쓰더라도 무슨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무슨 자료를 달라고 해야 할지도 알기 어렵다.

결국은 '회사가 어련히 알아서 잘 하겠습니까', '회사 임직원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나요'가 되어 버린다. 거기다 사외이사가 총수와 친한 사이라면 '회장님께서 결정하신 것인데 지지해야지요'가 되어 버린다. 나아가 사외이사 중 상당수는 관료 출신으로서 감시 기능이 아니라 정관계 로비 기능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사외이사가 감시와 견제기능을 제대로 했다는 케이스는 알려진 바가 없다. 반대로 '기가 막힌 일을 당해도 부결도 못시키는 경우'는 알려져 있다. 박병원 전 경총회장은 2015년 3월부터 지금까지 포스코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데, 2015년 11월 포스코가 미르재단(한동안 잊혀졌던 바로 그 최서원이 주도한 미르재단)에 30억원을 출연하는 '기가 막힌' 안건을 부결도 못시켰다고 한탄한 바 있다.

또한 제대로 '거수기' 역할만 한 경우도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안건은 이사회 개최 12시간 전에야 감사위원인 사외이사들(이종욱, 정규재, 윤창현)에게 통지되었고, 이들은 오전 7시30분에 개최된 이사회에서 1시간만에 합병 안건을 통과시켰다.
 
중소상인, 시민사회단체 “재계-경영계, 공정경제3법과 유통산업발전법 저지 시도 중단하라”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생경제연구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경제3법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가로막는 재계와 경영계를 규탄하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생경제연구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ㅏ총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9월 2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경제3법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가로막는 재계와 경영계를 규탄하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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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상법에 따르면, 감사위원은 이사 중에서 선임하게 되어 있다. 이사를 선임할 때는 최대주주의 의결권 제한이 없다. 따라서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을 정할 때 사외이사를 2/3 이상으로 구성하라고 해도, 또 총수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더라도, 이미 그 사외이사는 감시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 상법개정안은 감사위원 중 최소한 1명은 분리해서 선출하자는 것이다. 고작 1명의 감사위원을 분리해서 선출한다고 해서 회사가 망할 리 없다. 만약 그 1명의 감사위원 때문에 회사가 망하게 될 것 같으면, 그 이사는 엄청난 액수의 손해배상소송 소장을 받고, 배임죄로 고소당하여 경찰서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거나, 도주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구속을 당할지도 모른다.

다른 누구도 아닌 총수 일가와 현행 경영진이 앞장서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텐데, '적'과 내통할만큼 배짱이 있는 사외이사가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 게다가 스파이를 침투시키는 사모펀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아무개 펀드가 스파이를 침투시켜서 어느 회사를 망하게 했다더라'는 소문이 돌면 그 사모펀드는 더 이상 힘을 못 쓰게 되고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당하기 마련이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무리한 요구를 했다 다수 주주들로부터 배척당했는데 앞으로 한국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는 최소 1명의 감사위원은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서 선출하고, 이 때 총수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까지만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소수주주들의 영향력이 다소 커지는 정도다. 이 정도 가지고 엄살을 부리는 경제계 반응이 어이없다.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서 경영하지 말고, 회사와 노동자들을 위해 투명하게 경영한다면 분리선출된 감사위원도 경영진을 함부로 대할 수 없다. 다수 주주들은 경영진을 지지하고 사모펀드를 배척할 것이다. 분리선출된 1명의 감사위원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것은 투명한 정도 경영을 하지 않겠다는 말로 들릴 뿐이다.

재계는 더이상 말도 안되는 반대를 그만두고, 지금까지의 거수기 이사회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투명한 이사회로의 시대적 전환에 순응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종보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입니다. 이 기사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블로그와 네이버 포스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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