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회 트리오

김중회 트리오 ⓒ K레이블

 
기타리스트 김중회, 콘트라베이스의 김성수, 드러머 김윤태 등 오랜 시간 한국 재즈계 다방면에서 음악활동을 펼쳐 온 세 뮤지션이 '김중회 트리오'를 결성, 9월 중순 <롱 웨이 투 고(Long Way To Go)>란 첫 번째 정규 음반을 발표했다.

세 뮤지션 모두 네덜란드 또는 프랑스에서 재즈를 공부한 후 대학교에서 수많은 제자들을 가르치고 레코딩 세션, 라이브 연주, 앨범 발매 등 자신들은 물론 다른 아티스트들을 위한 활동도 꾸준히 해오는 등 자타가 인정하는 베테랑이다. 

2년 여 정도의 준비기간을 갖고 김중회를 중심으로 발표한 그들의 앨범엔 11곡이 수록되었다. 특히 기타와 콘트라베이스, 드럼의 완벽하고 조화로운 연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재즈와 음악에 대한 멤버들의 열정과 사랑이 넘쳤기에 앨범 작업을 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 여유로움으로 즐길 수 있었다는 김중회 트리오. 인터뷰 과정에서 이들은 뮤지션을 꿈꾸는 후배들도 음악을 진정 좋아하고 다양한 장르의 곡을 듣고 연주도 해보고 창작도 해보는 등 많은 경험을 했으면 한다는 당부 또한 잊지 않았다. 

이제는 서두르지 않고 셋이서 함께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는 김중회 트리오의 김중회, 김성수, 김윤태 세 멤버와 지난 18일 오후 6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만났다. 

중견 재즈 뮤지션들이 빚어낸 트리오 앨범

- 세 사람이 어떻게 앨범을 내게 됐나?
김중회(아래 중): "언젠가 두 뮤지션과 함께 앨범을 냈으면 하는 바람을 마음속에 계속 품고 있었고, 서로 만나 대화를 통해 의견을 나누며 함께 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너무 즐거운 작업이었고 값진 작품이 나와 행복하다."

김성수(아래 성): "몇 년 전 처음 연락을 주셨고, 직접 뵀을 때 대학 선배님이어서 어려움보다 친근함과 편안함이 더했다. 함께 음악작업을 하자는 제의에 감사했고 2년 정도 기간을 두고 작업한 끝에 완성된 CD를 받고 기분 좋았다."

김윤태(아래 윤): "재즈 트리오를 결성해 함께 하자는 제안을 주셨고, 함께 할 수 있게 돼서 기뻤다. 1년 전부터 앨범에 수록될 곡들 연습을 했었고 올해 초 녹음 작업을 마친 후 가을에 CD가 나오니 1년 농사를 잘 지은 느낌이다.(웃음)"

- 이 앨범은 각자에게 어떤 의미인가?
: "이전에 발표했던 두 앨범처럼 두 딸을 위한 작품이고, 꼭 같이 하고 싶었던 뮤지션들과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 내겐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 "김중회 기타리스트가 중심이 된 앨범이긴 하지만, 작업하는 동안 누군가 일방적으로 이끄는 것이 아닌 세 뮤지션이 협의와 조율을 해나가며 음악적으로 완성도 높은 음반을 탄생시킨 것이라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 "일반 대중들이 들었을 때 이질감이 없는 재즈, 첫 곡부터 끝 곡까지 일정한 선율의 흐름이 유지되는 재즈 음악의 묘미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앨범이다. 이런 작품의 한 몫을 맡은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 작업을 하면서 서로가 느꼈던 감정은?
: "'여유'란 단어가 계속 떠올랐다. 함께 한 두 뮤지션과 인간적으로 친해지면서 서로를 생각하고 무언가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해 나가면 훨씬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값진 경험을 얻었다."

: "재즈는 음악특성상 타 장르의 밴드 성격과는 사뭇 다른 편이다. 그런데 두 분과 같이 작업을 하면서 남다른 유대관계가 형성돼 향후에도 멋진 음악작업을 계속 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 "먼저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마음들이 다가왔다. 뮤지션들이 민감하고 각자의 개성이 강한 편인데, 음악작업을 하면서 자신보다 타인을 항상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점에서 감동스러웠다."

낯설지 않은 재즈 선율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어
 
 김중회 트리오 기타리스트 김중회

김중회 트리오 기타리스트 김중회 ⓒ K레이블

 
- 앨범에서 추천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 "앨범 동명 트랙 '롱 웨이 두 고(Long Way To Go'다. 발라드 계열곡인데 멜로디가 서정적이고 대중들이 처음 들어도 낯설음이 느껴지지 않아 추천하고 싶다."

: "두 번째 트랙 '마일스톤 2020(Milestone 2020)'이다. 힘들게 작업해 완성된 곡이다. 기술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도전의 의미가 있고, 우리 트리오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제시된 연주곡이기도 하다."

: "'푸시 어헤드(Push Ahead)'란 곡이다. 여섯 번째 곡으로 감상할 수 있는데, 정말 모시기 어려운 두 뮤지션과 함께 앨범작업을 하게 된 설렌 마음을 표현해 들을 때마다 가슴 벅찬 감정이 들곤 한다.(웃음)"

- 현재 뮤지션으로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 "개인 활동을 위해 여러 일들을 해나가는 중이다. 정규앨범을 위한 곡 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고, 음악관련 지원 사업에도 참여해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웃음)"

: "코로나 시대를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음악인으로서 어떤 변화를 통해 기존 음악 활동 이외 어떤 일들을 해 나갈 수 있을지 많이 구상하고 있다."

: "우선 두 뮤지션의 스케줄을 조율하면서 김중회 트리오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지만 라이브 무대에 가능한 많이 서려고 하고 있고, 연말 내에 기타 솔로 연주 음원도 발표하려고 준비 중이다."

- 재즈는 세 사람에게 어떤 존재인가?
: "가장 자연스럽게 내게 다가섰던 음악 장르였다. 특별한 의미로 다가서기 보다는 내가 살면서 가장 좋아하게 된 내가 음악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존재다."

: "친구와 같은 존재다. 평생 음악을 할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재즈와 드럼은 나에게 언제나 위로를 주는 가장 친한 벗으로 남을 거다."

: "재즈는 내게 자유를 주었다. 30대 중반 늦은 나이에 재즈를 공부하기 위해 해외유학을 떠났었고, 콘트라베이스 연주자가 된 이후 재즈는 내게 진정한 자유와 행복으로 다가왔다."

코로나시대 위축된 재즈시장, 좋은 콘텐츠 창작하는 기회 돼

- 코로나 시대, 재즈 뮤지션으로서 겪고 있는 현실은?
: "나를 포함한 라이브 무대 위주로 활동해왔던 뮤지션들에게 모두에게 힘든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진 면은 분명 있지만, 오히려 아티스트로서 창작 작업을 활발하게 할 수 있게 된 긍정적 측면도 있다."

: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코로나시대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을 대부분 갖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쉽지 않겠지만 재즈뮤지션들 또한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어떨까 한다."

- 음악을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 "지금 이 순간! 김중회 트리오 멤버로서 인터뷰를 하고 있어 너무 행복하다.(웃음)"

: "연주를 위해 집을 나올 때 행복을 느낀다. 예전에는 돈을 벌기 위해 악기를 들고 나왔다면 어느 순간이후부터 콘트라베이스 연주를 하기 위해 어딘가를 향해 가는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 "음악을 할 수 있는 공간 속에 있을 때 가장 큰 행복이 느껴진다. 나 혼자는 물론 다른 뮤지션들과 함께 나누는 공간에 있는 시간이 너무 좋다."

- 반면 힘겹게 다가서는 때가 있다면?
: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왔을 때 가족 등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았을 순간들이다. 뮤지션 이전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들이었다."

: "작년 경제적인 문제로 상당기간 슬럼프에 있었다. 자존감도 떨어지고 힘겨운 날들이 이어졌었는데, 가족과 주위 지인들의 도움 등으로 극복해 냈다. 어쨌든 아티스트들은 너무 현실적이면 안 되는 것 같다."

: "아이들이 아직 어린 편이어서 현실과 이상 속에서 절충과 타협을 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가정에서 겪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모습일 거란 생각이다."

김중회 트리오로 꾸준히 앨범 내며 라이브 활동하고 싶어

-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활동이 있다면?
: "창작곡 작업을 활발하게 하고 싶다. 그 안에서 내 음악을 발견하고 발전해 나가려고 한다. 올해 안에 싱글 또는 미니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피아노로 작곡을 주로 해 왔지만, 베이스로 더 많은 음악들을 발표하려 한다. 네 줄의 현을 이용해 창작을 하지만 그 단순함이 가장 큰 매력이다."

: "곡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내겐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해보지 못한 것들을 시도하며 음악작업을 하려고 하는데, 요즘은 특히 '모던한 분위기의 곡들을 창작하는데 집중하고 있고, 그 결과물들을 세상에 꼭 내놓으려 한다."

: "김중회 트리오 2집 작업이다.(웃음) 계속해서 두 분과 앨범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고, 트리오가 아닌 편성으로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다."

- 재즈 뮤지션이 되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 "음악을 다양하게 들었으면 한다. 드럼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시야가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특정 장르의 음악인이 된다하더라도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하는 것이 본인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 "음악을 정말 좋아했으면 한다. 나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상담을 할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음악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는 제자들을 만나게 된다. 확실한 답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는데 수월할 거다.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프로 뮤지션이 된 제자들의 경우를 보더라도 재학 시절 음악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 "일례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한참 배우고 즐길 연령대에 미래에 대한 걱정을 너무 많이 하는 경우를 접한다. 지금 염려하고 고민한다고 해도 당장 해결되지 않는 일이 대부분인데, 그럴 시간에 자신의 음악 실력을 키우는데 매진하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면서 미래의 나를 꿈꿨으면 좋겠다."
김중회 트리오 김중회 김성수 김윤태 LONGWAYT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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