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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특혜채용 의혹 관련 녹취록을 듣고 있다.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특혜채용 의혹 관련 녹취록을 듣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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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9일은 깊게 기억될 것 같습니다. 피감기관 대표가 국회 국정감사 도중 질의하는 국회의원을 향해 '어이'라고 부른 날로 말입니다. 이 일은 지난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공영홈쇼핑의 부정채용 의혹에 대해 질의하던 와중에 벌어졌습니다. 

공영홈쇼핑 마케팅본부장으로 실제 채용된 사람의 경력과 고용형태가, 채용공고 당시 공지했던 조건과 맞지 않다는 점을 들어 류호정 의원이 질의를 했습니다. 질의와 답변이 오가던 중 71세인 공영홈쇼핑 최창희 대표는 28세인 류 의원의 발언 도중 "어이"라고 말했습니다. 류 의원은 당황한 듯 "어이?"라고 반문했지만, 최 대표는 답변을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이 일이 논란이 되자 공영홈쇼핑 측은 "최 대표가 혼잣말처럼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국감 '어이' 발언... 청년 정치인의 현주소 보여준다

'어이'.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니 이런 정의가 나옵니다.
 
어이5「감탄사」 조금 떨어져 있는 사람을 부를 때 하는 말.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쓴다.

류호정 의원이 겪은 이 사건은 사실 정치권 내에서 청년 정치인들이 종종 부딪히는 문제들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모두 평등하다는 건 헌법에 나와 있고, 그렇다면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사람 또한 나이와 성별 등에 관계없이 동등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현실세계에서 '말 권력'은 제도적·형식적 동등함과는 불일치할 때가 있습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카메라 버튼과 반말 스위치가 연결돼 있는 곳인가 싶다. 놀랍게도 너무나 많은 의원들이 카메라가 꺼지면 내게 반말을 한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듯이, 중장년 정치인들은 청년 정치인을 대등한 정치인으로 대하는 법 자체를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나이와 관계없이 동등한 관계 맺기가 익숙하지 않은 탓입니다.

"내가 말하고 있잖아요" 
 
 (휴스턴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흑인 여성' 카멀라 해리스 상원 의원을 자신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사진은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과 해리스 의원이 지난해 9월 12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를 끝낸 뒤 얼굴을 마주 보며 악수하는 모습.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러닝메이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사진은 2019년 9월 12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를 끝낸 뒤 얼굴을 마주 보며 악수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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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선 나이에 따른 위계와 차별이 공기처럼 익숙합니다. 최창희 대표의 '어이' 발언은 청년들의 입장에선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일과 닮아 있습니다. 미국 상원의원이자 올해 미국 대선의 부통령 후보인 여성 정치인 카멀라 해리스는 대선 토론회에서 "I'm Speaking(내가 말하고 있잖아요)"이라는 어록을 남겼습니다. 토론 도중 자꾸만 끼어드는 상대후보 마이클 펜스 부통령을 상대로 한 발언이었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카멀라 해리스의 "I'm Speaking"에 공감과 지지를 표한 건, 그 사회에서도 '말 권력'의 차이는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최창희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슬로건 '사람이 먼저다'를 만든 분입니다. 사람이 먼저라는 말은, 사람과 사람 간에는 누가 먼저고 나중이라는 것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국민의 대표로서 위임받은 권한을 존중받아야 합니다. 자신의 발언은 단순한 감탄조사이자 혼잣말이었다던 최창희 대표 측의 해명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최창희 대표는 류호정 의원에게 다시 제대로 사과하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강민진씨는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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