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도와야 된다."

그가 총을 들고 경찰과 군중들을 향해 내뱉었던 외침이다. 그는 유쾌한 아들을 둔 평범한 가장이며 공장에서 성실히 일하는 현장 기술자였다. 아내도 마트에서 일을 했지만 세 가족이 함께 생활을 꾸려나가기에는 벅찬 모양이었다. 어느 날 아내의 차가 체납의 이유로 견인되어 간다. 그래도 그는 희망을 잃지 않고 돈을 더 벌기 위해서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려고 했지만 한 명을 뽑는 일자리에 1천 명이 지원하는 구직난에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갑자기 아들이 쓰러지다
 
 영화 <존 큐> 스틸 컷

영화 <존 큐> 스틸 컷 ⓒ 씨네월드

 
동네 야구장에 아이들 야구대회가 열렸다. 선글라스를 쓴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에게 용기와 응원을 북돋워주기 위해서 소리를 지른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 주인공 존 큐(덴젤 워싱턴 분)의 아들이 타석에 들어선다. 투수가 공을 던졌고 아들은 받아치며 1루 베이스를 안전하게 밟았다. 그리고 2루로 다시 뛰어가는 그때, 아들이  갑자기 쓰러진다. 존 큐는 놀라서 펜스를 넘어 쓰러진 자신의 아들에게 뛰어간다. 아들은 눈이 뒤집힌 채 쓰러져있다. 존 큐는 두려움과 맞서면서 병원으로 간다. 병원에서는 아들이 심장병을 앓고 있으며, 심장 이식 수술을 하지 않으면 곧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존 큐에게 알린다.

몰래 바뀐 의료보험

존 큐는 병원비에 대해서 상담을 하는 중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가입한 의료보험의 혜택이 자신의 아들 심장병에는 해당사항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병원 담당자의 말이 자신이 입사할 때 봤던 약관과는 다르다고 따진다. 하지만 병원 담당자는 회사가 가입자들이 모르게 저렴한 의료보험으로 변경했다고 알려준다. 아이의 심장 상태는 계속 악화되고 아내는 "제발 무슨 짓이든 해보라"고 소리친다. 병원에서는 병원비가 없다면 병실을 비워달라고 한다. 존 큐는 머리를 싸매지만 방법이 없다. 그리고 결국 결심을 하게 된다.

인질극을 벌이다

존 큐는 병원에 들어와 사람들에게 총을 겨눈다. 병원은 혼비백산이 되고 그는 문을 걸어 잠근채 내 아들을 치료해달라고 요구한다. 경찰이 출동하고 병원을 둘러싼다. 담당 경찰 부서장은 존 큐와 협상을 진행한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 의원 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서장의 지시에 따라 존 큐를 사살해 빠르게 사건을 종결시키고자 한다.

저격수가 환기구를 타고 몰래 들어가 존 큐에게 총을 겨냥한다. 경찰은 그를 죽이기 좋은 적절한 곳으로 유인하기 위해서 아들과 전화 통화를 하게 한다. 존 큐와 아들의 주고받는 대화는 눈물겹다.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아들에게 희망을 주며 반드시 살리겠다는 아버지의 사랑은 경찰이 CCTV를 통해 몰래 보고 있던 화면을 공영 방송국에서 해킹해 전국으로 방송되며 시민들에게 전달된다. 병원 매뉴얼대로 존 큐에게 '선 입금, 후 치료'라고 차갑게 말했던 병원 관계자를 포함해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감동했다. 많은 시민들이 사건 현장에 모여서 존 큐를 응원하기도 한다.

불평등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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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존 큐> 스틸 컷

영화 <존 큐> 스틸 컷 ⓒ 씨네월드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존 큐의 무모한 행동은 붙잡힌 인질들에게도 지지를 받으며 기적적으로 심장을 기증받고 수술에 성공해 아들은 새 생명을 얻는다. 그렇다고 착한 목적이 불법적인 수단을 정당화시키는 영화는 아니다. 존 큐는 영화 말미에 유죄를 선고 받는다.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 말하고 있다. 경제 선진국인 미국이 국민의 건강을 보장하지 않는 현실을 꼬집는 것이다. 구급차가 오면 그 비용부터 걱정하는 사회가 미국이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보장선이다. '아프면 도와야 한다'는 존 큐의 외침은 인간의 기본 도리다. 이 당연한 것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는 과연 정상인지 묻고 있다.

경쟁에 뒤쳐지고 경제적으로 실패한 사람들에게 의료보험혜택을 주지 않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의미가 아닐까. 실패의 미덕은 다시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있다. 건강의 실패는 더 이상 일어설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분야와 다르게 생각해야 된다.

존 큐 말대로 아프면 도와야 된다. 사람을 잃는 구조와 정책은 국가와 조직에 불평등이란 상처를 입힐 것이고 결국 그 상처는 곪아 더 큰 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존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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