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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조정래 작가가 환경단체가 주최한 특별강연에서 "제주도의 미래는 자연에 있다"라며 제주도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 대해 비판했다.
 15일, 조정래 작가가 환경단체가 주최한 특별강연에서 "제주도의 미래는 자연에 있다"라며 제주도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 대해 비판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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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태백산맥>과 <아리랑>으로 잘 알려진 조정래 작가가 "제주도의 미래는 자연에 있다"면서 제주도 자연을 훼손하는 이들을 향해 "인포인(인간이길 포기한 인간)"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제주도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법을 제정할 것도 촉구했다.

15일, 조 작가는 환경단체가 주최한 특별강연에서 이렇게 주장하며 제주도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한국환경회의는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사라지는 섬, 제주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조정래 작가의 특별강연과 제주 난개발에 대한 증언대회를 열었다.

먼저, 조 작가는 제주도를 '보물'에 비유하며 극찬했다. 그는 "제주도는 머리에 물을 이고 있는 한라산을 품은 특이한 섬"이라며 "신비롭고 아름다운 경관과 다양한 식생 이외에도 4.3사건이라는 역사성까지 있어 우리나라 최고의 보물"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유네스코가 세계 자연유산으로 인류문화유산이라고 지정했다"라며 "하지만 인간의 탐욕에 의해 제주도가 계속해 망가져 가고 있다"라고 한탄했다.

그는 제주도가 서울 환상론에 빠져 있다며 목에 핏대를 세웠다. 그는 "1960년대 제주도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가난한 동네였으나 관광이 일상화되면서 지금은 어느 정도 잘사는 도시가 됐다"면서 "하지만 서울처럼 살려고 대규모 개발(사업을)한다. 그런데 서울은 빈민이 가장 많고, 노인 빈곤이 가장 심하고,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도시다. 부자들이 많아 잘사는 것처럼 통계가 나올 뿐"이라고 제주도가 서울의 화려함만을 보고 쫓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진행된 4대강 사업을 들어 제주 제2공항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4대강에서 모래를 파내고 강을 죽이는 데 공식적으로 사용한 예산이 22조 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책임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제주 제2공항에 투입되는 5조 원의 예산을 차라리 바다를 살리는 데 3조 원 투입하고, 1조 원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고, 1조 원은 제주도민의 복지에 사용한다면 수십배로 되돌아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도의 개발 모델은 '제주 올레'에서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제주도의 관광객이 500만 명에서 1600만 명으로 늘어난 것은 제주 올레 때문이다. 이전에는 동남아 (여행) 가는 것보다 비싸서 국내에서 외면당한 관광지였다"면서 "제주 올레가 만들어진 후부터 공해가 없는 제주를 걸으면서 지친 육체와 영혼을 달래게 돼 관광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조카도 사회생활 10년한 뒤 진로를 고민하면서 제주 올레를 다녀와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면서 "이런 사람이 제 조카만 있겠냐. 여러 사람이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제주 올레가 제주를 살린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제주의 미래는 자연를 지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은 아름다운 경치에서 위안을 받고자 제주도를 간다. 제주의 진한 녹색 풍경을 보고 있으면 마음의 찌꺼기가 씻어진다"면서 "하지만 이걸 모르고 제주도는 직선으로 도로를 확장하고자 1500그루를 나무를 쳐냈다. 나무 한 그루는 한 인간의 생명과 똑같다. 따라서 1500명의 사람을 쳐낸 것과 다를 바 없다"라고 한탄했다.

제주도의 자연보호를 위해 특별법 제정도 제안했다. 그는 "어부들이 고기잡던 어망을 바다에 버리고,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의 오폐수와 불법 쓰레기들로 제주 바다가 망가지고 있다. 심지어 자동차 타이어까지 제주 바다에서 건져 올린 사진을 봤다"면서 "인포인(인간이길 포기한 인간)들이 제주 바다를, 자연을 망가트리고 있다. 싱가포르처럼 제주도도 길거리에서 휴지와 담배꽁초 버리고, 침을 뱉어도 1만 달러 벌금을 내게 하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제주 곶자왈 지역에 추진되고 있는 동물테마마크에 대해서도 '동물 생존권'을 내세워 반대했다. 그는 "최근 제주도에 동물테마파크를 만든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전 세계가 동물의 생존권을 위해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하는데 이때 동물원이 웬 말이냐"면서 "제주도는 섬으로 해양성 기후이므로 동물을 갖다 놓으면 모두 죽는다. 이건, 소설가도 아는 상식"이라며 제주도의 대규모 개발 사업 추진을 질타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 함께 힘을 합쳐 우리 보물 제주도를 지키자"라고 외치며, 이날 특별강연을 끝맺었다.

한편, 이날 제주 지역단체는 조 작가의 특별강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의 난개발을 규탄했다.

시민단체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 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은 제 2공항 예정지가 아니라 철새들이 쉬어가고, 맹꽁이가 살고,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마을"이라며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자연은 동물테마파크의 아프리카 사자, 고끼리가 아닌 곶자왈의 나무, 동물이어야 한다. 천혜의 장관을 자랑하는 송악산은 중국 자본가의 숲이 아닌 우리 미래세대가 누릴 수 있는 제주다움이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태그:#조정래, #제주제2공항, #제주비자림, #제주동물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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