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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를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소속 단체 회원들이 8일 오전 청와대앞에서 '정부의 낙태죄 관련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 입법예고안이 여성에 대한 처벌을 유지하고 건강권, 자기결정권, 사회적 권리 제반을 제약하는 기만적인 법안'이라며 규탄 시위를 벌였다.
 모두를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소속 단체 회원들이 8일 오전 청와대앞에서 "정부의 낙태죄 관련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 입법예고안이 여성에 대한 처벌을 유지하고 건강권, 자기결정권, 사회적 권리 제반을 제약하는 기만적인 법안"이라며 규탄 시위를 벌였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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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피하게 낙태를 선택하는 여성은 또 어떻습니까. 합법적인 의료서비스의 도움을 받지 못해 불법 시술을 하다 목숨을 잃기도 하고, 낙태 시술 후에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각종 질환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낙태를 해도 출산을 해도 모든 고통을 감당해야 합니다.

또 다른 주체인 남성은 어떻습니까. 무엇을 감당하고 있습니까. 여성이 출산한 경우 동등하게 아이를 양육하고 있습니까. 미혼부의 4.7%만이 양육비를 지급하고 있는 현실은 어떻습니까. 낙태로 인한 처벌을 함께 받습니까. 낙태로 상한 여성의 신체와 정신이 치유될 수 있도록 함께 하고 있습니까.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낙태죄 헌법소원 공동대리인단이었던 김수정 변호사(법무법인 지향)는 헌법재판소에서의 최후 변론에서 '낙태'에 대해서 모든 법적 책임을 여성에게만 지우는 것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 여성만 낙태죄로 처벌받고, 낙태에 동의한 남성은 처벌받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김 변호사는 2018년 10월 <한겨레>에 <여성의 고통 외면하며 '생명권' 말하는 건 위선>이라는 기고문을 통해, 자신이 변호한 여성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여성이 약혼자인 남성의 극심한 폭력을 견디다 못해 이별을 결심하고 낙태를 하자, 이에 앙심을 품은 남성이 여성을 낙태죄로 고발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남성도 낙태죄의 공범으로 기소를 당했다. 이전에 여성을 붙잡기 위해 '낙태에 동의한다'는 각서를 쓴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가 동의를 철회했다고 주장한 것이 법원에 받아들여졌고, 여성은 벌금 200만원, 남성은 무죄를 선고 받았다. 법원이 여성이 낙태를 한 뒤에 '아이를 지우지 말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을 낙태 동의 의사의 철회로 판단한 것이다. 여성이 하혈을 할 정도로 심한 구타를 해서 '관계 파탄'의 원인을 제공하고, 실질적으로 낙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은 남성이었다. 하지만 법은 여성만 죄가 있다고 본 것이었다.

김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7일 정부가 발표한 낙태죄(형법-모자보건법) 개정입법안에 대해 "낙태한 여성들은 오히려 국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들을 처벌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낙태, 남성은 왜 책임 지지 않나?"

낙태죄는 대표적인 '암수범죄'다. 신고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낙태를 한 여성에 대한 협박의 도구로도 이용된다. 김 변호사는 낙태죄가 헌법불합치 판결이 난 이후에도 상담을 받았다고 한다. 

"한 유치원 선생님을 '낙태'했다는 사실만으로 협박하는 남성이 있어서 상담한 적이 있었다. 이제 고소가 어려우니 유치원 원장과 학부모들에게 '낙태한 여자라서 선생 자격이 없다'라고 문자를 뿌린 것이다.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보고 고소를 하려고 했으나, 당사자가 고소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하더라. 심지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는데도 이렇다."

물론 낙태죄로 처벌된 사례 자체는 많지 않다. 기소 자체가 (연간) 10건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고가 이뤄진 경우 거의 대부분 헤어진 연인(태아의 아버지)에 의한 케이스이며, 아주 드물게 병원에서 근무하던 사람들끼리 관계가 나빠졌다거나, 상속권 문제가 일어나 시아버지가 여성을 신고한 경우도 있다고 김 변호사는 밝혔다.
 
 모두를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소속 단체 회원들이 8일 오전 청와대앞에서 '정부의 낙태죄 관련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 입법예고안이 여성에 대한 처벌을 유지하고 건강권, 자기결정권, 사회적 권리 제반을 제약하는 기만적인 법안'이라며 규탄 시위를 벌였다.
 모두를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소속 단체 회원들이 8일 오전 청와대앞에서 "정부의 낙태죄 관련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 입법예고안이 여성에 대한 처벌을 유지하고 건강권, 자기결정권, 사회적 권리 제반을 제약하는 기만적인 법안"이라며 규탄 시위를 벌였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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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부의 낙태죄 개정입법안에 담긴 '주수제한', '상담과 숙려 기간 의무화' 등이 미성년자나 장애인 등 임신중지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들에게 미칠 피해를 우려했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이 처벌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14주라는)시기를 놓치는 사람은 미성년이거나 성폭력으로 임신 사실을 모르는 경우일 것이다. 결국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이 된다. 처벌 조항이 여전히 있다는 것은 임신과 출산의 모든 책임은 여성의 책임으로 돌리고, 사회나 국가는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뜻이다." 

또한 김 변호사는 헌재가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부분만 이야기했지만, 실은 '자기 결정'의 문제를 넘어선 '법과 제도의 '문제라는 것을 강조했다. 국가는 건강한 임신과 출산은 물론, 안전하게 임신중지 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낙태죄 논란이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대립구도로 비치면 안 된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헌재 결정문의 요지는 "낙태죄가 생명권조차도 보장해주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낙태죄가 있는 나라든 없는 나라든 낙태를 할 사람은 한다.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재생산권과 건강권을 보장하면 낙태율이 떨어지고 피임률이 올라간다. 왜 생명권을 여성에게만 책임 지우는 방식으로 물으려는지에 대해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아가 김 변호사는 정부 입법개정안에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형법 269조가 존치한 것에 대해, "위헌인 269조를 그대로 두고 예외조항을 만들어 처벌 예외사유를 만든 것은 큰 문제"라며 "위헌 조항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예외를 두는 방식으로 입법하는 것은 헌재 결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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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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