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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 대전을지대학병원지부(지부장 신문수)가 사측과의 노사협상 결렬로 8일 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병원 1층 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 장면.
 전국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 대전을지대학병원지부(지부장 신문수)가 사측과의 노사협상 결렬로 8일 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병원 1층 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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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 대전을지대학병원지부가 사측과의 노사협상 결렬로 8일 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병원 1층 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신문수 지부장.
 전국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 대전을지대학병원지부가 사측과의 노사협상 결렬로 8일 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병원 1층 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신문수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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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지대학병원노조가 노사협상 결렬로 '파업'에 들어갔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결원인력 충원, 직원처우개선 등에 대한 요구를 병원 측이 수용하지 않으면서 파국을 맞게 된 것. 반면 병원 측은 노조가 무리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 대전을지대학병원지부(지부장 신문수)는 8일 오전 병원 1층 로비에서 파업결의대회와 기자회견을 잇달아 열고, '파업투쟁승리'를 다짐했다.

노조에 따르면, 대전을지대병원 노사는 지난 6월부터 13차례에 걸친 협상을 진행했으나, 단 한 개의 조항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9월 1일 노조의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조정신청 후 15일간의 조정기간을 거쳤지만, 이 기간에도 조정이 이뤄지지 않다. 28일까지 기간을 연장했으나 교섭은 최종 결렬됐다. 결국 노조는 파업을 선택했다.

이번 파업에는 각 병동에 있는 간호인력 등을 제외한 외래진료간호사, 조무사, 의료기사, 행정·사무직 등 150여 명이 참여한다.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핵심 내용은 ▲ 비정규직 정규직화 ▲ 결원인력충원 ▲ 호봉제로 임금개편 등이다. 노조는 병원 측이 2018년 노사합의를 통해 2020년까지 전체 정규직 비율을 90% 이상으로 상향 유지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측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게 아니라 비정규직을 줄여 비율을 올리려고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올해 노조가 요구한 10명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사측은 단 1명도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노조는 비판했다.

또한 지난 3년 간 100여 명의 인력이 감축됐는데도 불구하고 인력충원을 하지 않아 직원들의 업무강도가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대전지역 내 같은 규모의 사립대학병원보다 의료기사나 간호 인력은 각각 100여 명 정도가 적고, 행정직은 50% 수준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을지대병원은 현재 연봉제로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신입과 경력간 임금격차가 없는 문제, 불분명한 수당, 상여금 민사소송, 최저임금 노동청 진정, 임금체불 노동청 고발 등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여성근로자가 70%인데도 노사 협상 당시 육아휴직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면서 '호봉제 전환'과 '육아휴직비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발언에 나선 신문수 대전을지대병원노조 지부장은 "파업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저희가 파업을 통해서라도 싸워야 하는 이유는 너무도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이라며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환자안전과 직결돼 있다. 2년마다 직원이 바뀐다면 환자들의 안전을 어떻게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ㄱ

그러면서 "우리가 이렇게 투쟁에 나선 것은 병원 경영진이 인력과 시설, 장비에 적극 투자하도록 하여 대전지역 환자분들에게 더욱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나순자 전국보건의료노조 위원장도 "우리 노조 산하에 190개 조합이 가입돼 있다. 올해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모든 의료진이 너무 많은 고생을 해서 대부분의 병원이 원만하게 교섭을 마쳤다. 고생한 의료진을 위해 처우개선은 물론, 격려금까지 주고 있다"며 "그런데 을지대병원 경영진의 태도는 격려는커녕, 12월에 오픈하려는 의정부병원에만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조혜숙 전국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본부장은 "을지대병원지부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조정신청에 들어갔다. 이곳처럼 매년 파업을 고민해야 하는 사업장은 또 없을 것"이라면서 "요구사항도 그리 크지 않다. '호봉제 전환', '간호사 처우개선',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가지고 지금까지 싸우고 있는 곳은 여기 밖에 없다. 이제는 을지대병원이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대전을지대병원은 대전지역에서 지난 40여 년간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많이 성장했다. 그런데 병원은 그렇게 벌어들인 재원을 병원 직원들의 처우개선이나, 인력 확보와 장비 구입 등에 투자하기보다 경기도 의정부에 병원을 신축하기 위해 수천억의 자금을 유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로 인해 현재 대전을지대병원은 열악한 임금 및 근로조건으로 많은 의료인력이 이직하여 병원 진료가 축소되고 병동마저 일부 폐쇄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병원에 종사하는 인력들이 적절한 대우를 받고 그들이 환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된다"며 "저희 조합원들은 올해 교섭이 원만하게 타결돼 대전을지대병원 노사관계가 거듭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 이제는 병원 측이 노동자들의 요구에 책임 있게 응답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 대전을지대학병원지부(지부장 신문수)가 사측과의 노사협상 결렬로 8일 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병원 1층 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 장면.
 전국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 대전을지대학병원지부(지부장 신문수)가 사측과의 노사협상 결렬로 8일 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병원 1층 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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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지대병원 "노조,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 파업책임은 노조에게"

반면, 대전을지대병원 측은 노사교섭이 결렬된 것이 노조의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 때문이라면서 파업의 전적인 책임은 노조에게 있다고 맞서고 있다.

대전을지대병원은 이날 '보건의료노조 파업에 따른 대전을지대학교병원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전을지대병원 노동조합이 현 시국에 파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우리 병원은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이 유례없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고, 너나 할 것 없이 힘겨운 시기인 만큼, 파업만은 막아야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합의점을 찾고자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노동조합은 의료계의 현실을 감안해 대부분의 병원들이 임금동결 등으로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 어느 병원에서도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무리한 수준의 요구를 하며 환자의 생명과 건강권을 볼모로 급기야 파업을 강행하기에 이르렀다"면서 "뿐만 아니라 노조는 13일 협상재개 약속을 불과 1시간여 만에 일방적으로 뒤집고, 7일 오후 느닷없이 팩스로 익일부터 파업을 하겠다고 통보한 뒤 기습적으로 파업을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병원은 지난 4년간 노사화합을 통한 병원 발전을 위해 매년 10%를 상회하는 임금인상을 해왔다(2016년 8.37%, 2017년 8.9%, 2018년 11.28%, 2019년 11% 인상). 올해 역시 병원은 임금 및 단체협상에 성실히 임하고자 2020년 6월 17일 1차 본 교섭을 시작으로 10여차례의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진행했다"며 "그러나 결국 10.6%라는 높은 임금인상율과 호봉제 전환 등 현실적으로 병원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노조의 요구(안)들로 인해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전을지대병원은 끝으로 "파업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노조에 있다. 또한 앞으로 불법적인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면서 "자신들의 주장과 요구만을 관철시키고자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 삼아 병원을 압박하는 노조의 행동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즉시 파업을 접고 의료현장에 복귀해 달라"고 당부했다.

태그:#대전을지대학병원, #을지대학병원, #파업, #비정규직정규직화, #호봉제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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