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있지의 'Not Shy'

있지의 'Not Shy' ⓒ JYP

 
당당하게 "나는 나야"를 외치던 ITZY(있지)가 데뷔 후 처음으로 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를 선보였다. 그러나 '역시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랑 앞에서 수동적인 뻔한 여성상을 표현하고 있진 않다. 언제나 그렇듯 사랑 앞에서도 '나'를 잃지 않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난달 17일 발표한 이들의 신곡 'Not Shy(낫 샤이)' 이야기다. 이 곡의 노랫말을 보면 "너를 원해 뭐 어때 cuz I'm not shy 넌 빨리빨리 대답할 필욘 없어 어차피 내 거니까", "날 보고 있기만 하면 돼" 등 가식 없고 박력이 넘친다.    
  
'Not Shy'는 업템포 R&B 댄스곡이다. 이 곡의 작사를 맡은 건 J.Y. Park "The Asiansoul" 즉, 있지가 소속된 JYP의 대표 프로듀서인 박진영이다. 그는 ITZY스러운 당당하고 톡 쏘는 사랑 노래를 만들었다. 특히 사랑에 빠진 현재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가사는 그야말로 ITZY다운 방식이란 생각이 들게끔 한다. 
 
"난 빨리빨리 원하는 걸 말해/ 못 가지면 어때 괜히/ 망설이다 시간만 가니/ Yeah 다 말할래/ cuz I like it/ cuz I like it like it 

기다려 왜 기다려서 뭐해/ 내가 내 맘을 왜 왜/ 말하면 안 돼 yeah/ 그냥 탁 그냥 탁탁탁탁탁/ Not shy to say I want you"


개인적으로 '내가 내 맘을 왜 말하면 안 돼'냐고 하는 부분이 마음에 콕 박힌다. 우리는 사랑 앞에서든 사회생활을 할 때든 내 마음을 숨기고 자제하며 말을 아끼는 데 익숙해져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있지 말대로 '뭐 어때'다. 내가 내 맘을 말하는 건데 안 될 게 없지 않은가. 
 
'Not Shy'의 뮤직비디오는 이 곡의 메시지를 한층 부각시킨다. 속도감 넘치는 장면들이 짜릿함을 자아낸다. 있지 멤버들은 무려 5일 동안 'Not Shy'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며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한다. 특히 예지와 류진은 황무지를 누비며 벌이는 자동차 추격신을 위해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열정을 보였다고.
 
 있지의 'Not Shy'

있지의 'Not Shy' ⓒ JYP

 
"Hey there hey there 우리는/ Great pair great pair 네 맘이/ 뭔지 모르지만 내 생각이/ 맞아 그러니까 yeah yeah/ 내 맘은 내 거 그러니까/ 좋아한다고 자유니까/ 네 맘은 네 거 맞으니까/ 말해봐 다 어서 다 cuz I'm not shy"

'내 맘은 내 거 그러니까/ 좋아한다고 자유니까'라는 구절도 듣는 이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알게 모르게 스스로를 억압하며 자신의 자유를 무시한 채 살아온 많은 이들이 이 곡을 들으면 마음이 뻥 뚫리지 않을까.  
 
"후회하긴 싫으니까/ 엔딩 상관없으니까/ Go go go 모두 쏟아내/ No yes no 뭐든지 어때/ 이러면 저러면 어때/ 어차피 안 될 거 빼고 다 돼/ Let's just be who we are/ Do what we do 네 맘대로 해"

좋아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말했을 때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해피엔딩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도 상관없다, 엔딩이 어떻든 현재의 내 마음을 좇을 것이다, 후회하기 싫기 때문이다, 라고 말하는 있지의 태도가 근사하다. 

그래서일까.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습관처럼 주저하는 스스로에게 '뭐 어때'라고 용기를 북돋워주게 된다. 하긴, 이 가사처럼 어차피 안 될 거 빼고 다 되니까, 인생 뭐 있나?
    
있지 낫샤이 류진 채령 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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