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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서초·동작 청년들과 함께 알고 싶은 가게를 소개해드립니다. 관·서·동 청년세대 지원센터 '신림동쓰리룸'과 '프로딴짓러' 박초롱 작가가 안내하는 '관서동 사람들'은 당신 주변의 바로 그 사람들이 동네에서 먹고, 살고, 나누고, 웃는 이야기입니다.[편집자말]
"돈 많이 벌면 뭐 하고 싶어?"
"글쎄, 아파트 한 채 사고 세계여행? 아무것도 안 하고 평생 먹고살기?"


돈에 여유가 생기면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대개 자신이 갖고 싶은 것 혹은 즐기고 싶은 것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여기, 소고깃집의 성공을 발판 삼아 어르신을 위한 방문요양센터를 차린 청년들이 있다. 빈티지한 감성 소고깃집 '소블리'와 '아리아케어 동작사당센터'를 운영하는 유영경·오영태 대표다. 

서울청년센터 관악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에서는 지역 가게를 소개해 지역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동네 상권 안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돕는 '관서동 사람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소블리의 유영경 공동대표를 만났다. 
     
고깃집과 방문요양센터, 그 다음
 
 봉천동 소블리
 봉천동 소블리
ⓒ 서울청년센터 관악오랑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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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깃집과 방문요양센터를 함께 운영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독특한 투잡입니다. 연관성이 낮아 보이는데 어떻게 이 두 곳을 동시에 운영하게 됐나요?
"2018년도 3월에 감성 소고깃집 소블리를 운영하게 됐고, 2019년 12월에 아리아케어 동작사당센터를 시작했어요. 사실 고깃집을 운영하다가 어르신 방문요양센터를 한다는 게 조금 뜬금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제가 장사를 시작하고 1년 후에 우연한 기회로 친구와 봉사활동을 하게 됐거든요. 그때 어르신들 대상 봉사를 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어요. 내 일과 관련지어서 어르신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라는 고민을 시작하게 됐죠. 그런 고민이 점차 구체화돼서 방문요양센터까지 열게 됐네요."

- 어르신 대상 방문요양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치매, 파킨슨병이 있거나 몸이 불편하셔서 일상생활이 어려우신 어르신들께 좋은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을 연결해드려요. 요양보호사님께서 어르신들을 잘 도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드리고 옆에서 필요한 부분을 도와드리고 있어요. 저는 낮에는 방문요양센터에 출근했다가 저녁에 고깃집이 문을 열면 이곳으로 와서 일해요."

- 그곳에서 대표님이 하시는 일은 구체적으로 뭔가요?
"어르신들이 나라에서 돈을 받을 때 여러 행정 절차를 어려워하시거든요. 그런 일을 도와드리거나 요양보호사 선생님들께서 편하게 일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일을 해요. 차로 어르신들을 바래다 드리거나 몸 쓰는 일은 주로 제가 하죠."

- 고깃집과 어르신들을 위한 일이 시너지를 내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만약에 제가 고깃집을 키워서 프랜차이즈화하게 되면 식자재가 많이 필요하게 되니까요. 제조를 위한 공장도 필요하게 되겠죠. 그럴 때 어르신들께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언젠가 요양원에 급식을 납품해봐도 좋을 것 같고, 실버타운에 우리 고기를 제공해드릴 수도 있겠죠. 저희가 공장을 언젠가 만들게 되면 거기서 일하시는 어르신들이 또 다른 어르신들을 도울 수 있으면 더 좋고요. 초고령 사회인 만큼 노인분들과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려면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럼 서로 시너지가 나게 되겠죠."
     
코로나 위기에도 흔들림 없는 비결
 
 봉천동 소블리 내부
 봉천동 소블리 내부
ⓒ 서울청년센터 관악오랑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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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소고깃집 소블리는 봉천동에서 유명한 '핫플레이스'다. 장사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도 않았고, 장사 이력이 없는데도 주말에는 대기손님이 있을 정도로 붐비고 단골도 많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을까?

- 소블리는 합리적인 가격, 빈티지한 감성 인테리어라는 콘셉트를 유지하고 계신데요. 어떻게 이런 콘셉트를 생각하게 되셨나요?
"가게를 시작하기 전에 잘 나가는 소고깃집을 많이 돌아다녀 봤어요. 느낀 바가 많았죠. 정육식당은 싸고 양이 많아서 좋았고, 오마카세 집들은 분위기도 좋고 고기도 맛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남들이 하는 콘셉트대로 따라 하면 생각보다 운영이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럼 우리의 강점은 뭘까 고민하게 됐죠. 오마카세보다 고급스러움은 떨어지지만 정육식당보다는 맛과 분위기가 있는 콘셉트를 만들었어요. 그게 빈티지한 감성 인테리어에 합리적인 가격인 소블리를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 봉천동에 자리를 잡으신 이유도 궁금해요.
"서울에 와서 처음 터전을 잡은 곳이 봉천동이에요. 저희가 소블리를 시작하려고 했을 때 봉천동 주변이 '샤로수길'이라는 이름으로 뜨기 시작했죠. 임대료도 지나치게 비싸진 않았고요. 모든 부분이 잘 맞아서 이곳에서 시작하게 됐죠."

소블리로 들어가는 복도에는 공동대표 오영태님이 소와 함께 찍은 흑백사진이 빼곡하다. 내부에도 유화로 감각적인 소 그림이 걸려 있다. 이들은 왜 많은 창업 아이템 중에 소를 선택했을까? 

- 창업을 고민하신 거라면 분식집이나 카페도 있었을 텐데요. 소고깃집이라는 진입장벽이 높은 종목을 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저와 함께 소블리를 공동 운영하는 친구의 매형이 시골에서 소 농장을 하세요. 저랑 제 친구가 별다른 수입도 없이 놀고 있을 때 한번씩 불러서 일도 시켜주고 밥도 사주셨죠. 매형을 따라다니면서 좋은 경험을 하게 됐어요. 소고깃집을 해보면 괜찮겠다란 생각이 그때 들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아는 게 많지 않아서 덤벼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코로나19 때문에 여기도 타격이 좀 있나요?
"2~3주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이후로는 다시 단골들이 꾸준히 찾아주세요. 저희가 매장을 꾸준히 소독하고 직원들도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거든요."

- 코로나19 유행에도 매출이 꾸준한 이유가 뭘까요?
"저희가 고기를 직접 구워주는 일을 하다 보니 손님들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단골이 많이 생겼어요. 정 때문에 찾아주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퇴사 후 자영업? 말리고 싶어요"
 
 봉천동 소블리 구성원들
 봉천동 소블리 구성원들
ⓒ 서울청년센터 관악오랑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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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옛말에 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나이 든 어르신들도 자식에게 자영업을 권하기보다 에어컨 잘 나오는 사무실에 앉아 있기를 기대한다. 지금은 소블리가 잘 자리를 잡았지만 처음에 자영업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탐탁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자영업 경험이 없는데 장사를 시작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반대하진 않았나요?
"왜 괜찮은 직장 다니지 않고 힘든 길을 택하냐고 하시긴 했죠. 지금이야 자랑스러워하시지만 저희 부모님이 공무원이셔서 안정적인 길을 더 좋게 보셨었거든요. 이제는 칭찬도 많이 해주세요. 친구들도 잘하고 있다, 멋있다 많이 말해주죠. 보람 있어요." 

- 자영업 해보니 생각보다 좋은가요?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쉬고 싶을 때 마음껏 못 쉰다는 점, 장소에 매여 있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죠. 그래도 내가 하는 일이니 내가 마음껏 결정할 수 있다는 점, 결과에 대한 성취감도 크다는 게 장점이에요. 물론 가끔 망할 수도 있겠다 싶을 때는 부담도 되죠. 회사에서 일을 망치면 혼나지만, 자영업에서 일을 망치면 다 잃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언변도 신중해진 것 같아요. 제 말을 줄이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 습관이 생겼어요."

- 청년들에게 자영업 추천할 만 한가요?
"말리고 싶어요. 만약 직장생활이 힘들어서 선택하는 길이라면요. 돈을 많이 벌 수도 있지만 반면 다 잃을 수도 있어요. 저도 운이 따라서 유지하는 거지 망했으면 진짜 큰일 났을 것 같아요."

- 어떤 사람에게 자영업을 추천하고 싶으세요?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요. 자기 사업을 하다보면 같이 일하는 동료에 의견이 맞을 수도, 혹은 나의 의견이 맞을 수도 있는데 보통은 자기 의견이 더욱 맞다고만 생각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 동료들을 포용할 수 있는 능력, 또 동료들이 틀렸을 때 감쌀 줄 아는 이해심이 있다면 어떤 아이템이든 잘 끌고 나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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