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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이재명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추이(2018.11~2020.9)
ⓒ 고정미
 
"둘은 속이 타겠지만, 보는 사람들로선 재미있는 경쟁이 시작됐다."

최근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낙연-이재명 양자 대결에 대해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전평이다. 다음 대선이 있는 2022년 3월 9일까지는 1년 6개월여가 남아있다.

추석 연휴 직전 조사한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2020년 9월)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2.5%로 1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1.4%로 2위를 기록했다. 3위인 윤석열 검찰총장(10.5%)과는 더블스코어 이상의 격차다. (관련기사 : 이낙연 - 이재명 1.1%p차 초접전... 홍준표 4위 http://omn.kr/1p2jh)

지난 2018년 11월 15%대 선호도로 출발했던 이낙연 대표는 지난 2019년 6월(21.2%) 1위로 올라선 이후 현재까지 16개월간 단 한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국무총리로서 안정적으로 국정을 관리했고, 신사다우면서도 강단 있는 언행이 주효했다는 평을 받으며 30%대까지 선호도를 다져왔다. 여권이 역대급 대승을 거둔 4.15 총선 직후 진행된 2020년 4월 조사에서 그는 전월(3월 29.7%)보다 10%p이상 치솟은 40.2%를 기록해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34.3%(5월)로 내려앉은 그는 9월 22.5%까지 내리막을 걸었다. 총선 후 컨벤션 효과(대형 정치 이벤트 직후 나타나는 지지율 상승 현상)를 감안하더라도 큰 낙폭이다.

그 사이 이재명 지사가 바짝 따라붙었다. 2019년 12월까지 주로 7~8% 대를 배회하던 이 지사 선호도는 국내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된 2020년 2월, 전월(1월 5.6%) 대비 두 배 이상 껑충 뛴 13%를 기록했다. 신천지교단에 대한 강경 조치, 전국민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명쾌한 입장 표명 등 코로나19에 맞선 발 빠른 대응이 대중의 호응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후 차곡차곡 선호도를 쌓아가던(2020년 4월 14.4%, 6월 15.6%) 이 지사는 지난 7월 대법원으로부터 '친형 강제입원 의혹'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으면서 19.6%까지 끌어올렸다. 다음달인 8월엔 23.3%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처음으로 이낙연 대표를 오차범위 내로(1.3%p 차이) 맹추격했다. 9월엔 21.4%로 소폭 하락했지만 이 대표와의 격차는 1.1%p까지 좁혔다. 일부 다른 여론조사에선 이 대표를 앞지르는 결과도 나왔다.

[드라마틱한 양강구도] 보는 사람도 쫄깃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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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민주당 중진 A의원은 "이낙연 대표의 최근 지지율 하락은 본인이 뭘 잘못했다기 보단 자연 순감된 측면이 있다"라며 "크게 보면 이 대표 지지율은 당내 절대 다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기반하고 있는데, 이 대표가 국무총리직을 사임하고 일종의 '독립'을 하면서 문 대통령을 오버랩 시키게 하는 고리가 약해진 측면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A 의원은 이재명 지사의 최근 약진에 대해선 "긴급재난지원금 이슈 때 보편 복지 논쟁을 이끌고 법정 최고이자율을 10%로 낮추자고 하는 등 당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의제를 던지면서 이슈를 주도한 효과가 크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선 경선(2017년), 친문 전해철 의원과의 경기도지사 경선(2018년)으로 인해 연이은 타격을 받은 뒤 한 자리수 지지율에 머물던 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20% 초반대 지지율이 대단하긴 하지만, 이 지사가 20% 이상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정체된다면 대권 주자로서의 확장성에 의문을 가지는 시각이 제기될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여당과 문 대통령 지지도는 총선 이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고, 이낙연 대표 지지율도 그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라며 "이재명 지사의 최근 상승세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퇴장으로 인해 지방정부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이 지사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게 된 측면도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대통령 변수] 연동된 이낙연, 독립된 이재명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마스크를 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변화가 향후 이낙연-이재명 양강구도의 변수가 된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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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민주당 의원들과 여론분석 전문가들은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이 문 대통령 지지율과 밀접하게 연동돼있다는 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반면 이재명 지사 지지율은 문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적 독립돼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번 9월 선호도 조사를 들여다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층의 43.6%가 이낙연 대표를, 31.9%가 이재명 지사를 선호했다. 또 문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평가층 중에선 불과 4.5%만 이낙연 대표를 선호한 반면, 이재명 지사는 12%를 얻어냈다.

결국 향후 문 대통령의 레임덕 여부가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에 주요 변수가 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레임덕이 찾아올 거라고 보는 쪽은 이재명 지사가 유리해질 거라 전망한다. 반면 문 대통령이 큰 레임덕을 맞지 않을 거라고 보는 이들은 이낙연 대표의 우세를 점친다.

이미 이낙연-이재명 양측에서도 이에 대한 상황 판단을 어느 정도 마친 모양새다. 두 사람의 최근 발언을 비교하면 뚜렷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이낙연 대표 : "문재인 정부 임기의 절반 이상을 국무총리를 했다. 책임이 없는 것처럼 하는 건 위선이다. 문재인 정부의 중요 정책을 보완하고 수정하는 일이 있더라도 계승하고 발전시킬 책임이 제게 있다." (9월 23일)

이재명 지사 :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 (9월 6일)


이낙연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B의원은 "이 대표의 '계승' 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것"이라며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지 않고서는 본인의 미래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이재명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 C의원은 "이념과 진영을 강조하느라 부동산 등 민생 현안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현 정부와 대조적으로, 이 지사는 지역화폐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유능한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문 정부 계승과 문 정부와의 차별화. 양쪽의 전략이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당분간은 이낙연-이재명 사이의 균형이 깨지지 않고 양강 구도가 유지되는 게 당으로서는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D의원은 "현실적으로 지금 시점에서 이 대표와 이 지사를 제외하고는 민주당 대권 주자가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라며 "두 사람밖에 없는데 균형이 확 깨지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 앞서가는 한 명이 변수에 의해 고꾸라지면 당 전체에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라고 했다. D 의원은 "본격적인 대선 국면 전까지 두 주자를 동시에 끌고 가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선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한다. 9월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 중 47.7%가 이낙연 대표를, 31.8%가 이재명 지사를 지지했다. 전체 표심에선 팽팽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당심'에선 이낙연 대표가 크게 앞선다. 적어도 민주당 내에선 대세론이 형성된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현재 여권 지지층의 강한 특징은 민주당 자체보단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더 큰 집단이라는 것"이라며 "두 주자가 경선에서 맞붙게 되는 만큼, '계승' 발언 등 문 대통령 지지층을 타깃으로 전략을 짜고 있는 이낙연 대표가 정부와 각을 세우기 시작한 이재명 지사와의 격차를 앞으로 더 벌릴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과거 대선은 어땠나] 1년 6개월 남은 시점에서 대세론? 글쎄...

20대 대선이 1년 6개월 남은 시점에 형성된 대세론은 본선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지난 19·18·17·16대 대선에서 지금처럼 1년 6개월 앞선 시점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 2015년 12월 <리얼미터> 여야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김무성(17.6%), 문재인(16.6%), 안철수(16.3%), 박원순(9.3%), 오세훈(6.6%), 안희정(5%), 김문수(3.5%), 심상정(3.4%), 홍준표(3%), 유승민(2.9%), 정몽준(2.7%), 남경필(2%)
→ 2017년 5월 19대 대선, 문재인 대통령 당선

▲ 2011년 7월 <리얼미터> 대선후보 지지도 
박근혜(33.4%), 손학규(9.9%), 유시민(9.5%), 문재인(6.7%), 오세훈(4.8%), 김문수(4.7%), 한명숙(4.5%), 정동영(3.2%), 정몽준(2.2%), 이회창(1.9%), 정운찬(1.3%), 김태호(1.2%), 노회찬(1.2%), 이재오(0.9%), 안상수(0.8%), 정세균(0.5%)
→ 2012년 12월 18대 대선, 박근혜 대통령 당선

▲ 2006년 6월 <조선일보·한국갤럽> 대선 지지도 정기지표
고건(26.7%), 박근혜(24.4%), 이명박(22.8%), 강금실 (2.7%), 손학규(2.6%), 오세훈(2.6%), 이해찬(1.9%), 김근태(1.8%), 정동영(1.6%), 유시민(1.2%)
→ 2007년 12월 17대 대선, 이명박 대통령 당선

▲ 2001년 7월 <문화일보·TN소프레스> 차기 대선 후보 정기조사
이회창(21.6%), 이인제(12.5%), 노무현(5.0%) 김종필(2.8%), 고건(1.3%), 정몽준(1%), 박근혜(0.5%), 정동영(0.9%), 김근태(0.7%), 이한동(0.3%), 김중권(0.2%)
→ 2002년 12월 16대 대선, 노무현 대통령 당선
 
과거 4차례 대선 중 1년 6개월 전 '대세론'이 실제 대선 결과로 이어진 건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가 유일했다. 나머지 문재인·이명박·노무현 대통령은 대선 1년 6개월 전 지지율 1위가 아니었다. 심지어 지지율 5%에 불과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 후보가 됐고, 48.91%의 표를 얻어 대권을 거머쥐었다.

또 지난 19대 대선에서 24.03%로 2위를 기록했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1년 6개월 전 시점에선 겨우 3%에 머물러있었다. 17대 대선에서 26.14%로 2위를 했던 정동영 전 의원도 대선 1년 6개월 전엔 1.6% 수준이었다. 결론은 '아직'이라는 것이다.

여의도의 시계는 빨라지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최근 방송토론에서 친문 지지자를 두고 "당의 에너지원"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재명 지사 쪽은 이번 8월 전당대회에서 친문 권리당원들의 힘을 실감한 뒤 친이재명 권리당원 늘리기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는 후문이다.

이낙연-이재명 두 주자의 드라마는 어떤 결말을 맞을까? 정가에선 벌써부터 "대선은 이미 시작됐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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