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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은 2017년 2월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의 식사 배급 도중 수용 승객이 한국인 직원의 목을 가격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은 2019년 7월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한 모습이다.
 왼쪽은 2017년 2월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의 식사 배급 도중 수용 승객이 한국인 직원의 목을 가격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은 2019년 7월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한 모습이다.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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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행 당하는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직원 .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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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영상엔 2017년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발생한 폭행 장면이 담겨 있다. 외국인이 한국인의 뺨을 손으로 내리친 뒤 목을 움켜쥐지만 한국인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영상은 유튜브의 한 외국 계정에 게시돼 있다. 영상을 올린 이는 "관광객들이 인천공항에 갇혀 있으며 식사를 주지 않고 죄수처럼 취급된다. (이 때문에) 출입국 관리 직원과 끊임없이 충돌한다"라고 설명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영상 속 한국인을 지난 9월 23일 만났다. 그는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근무하는 심규연 과장이었다. 심 과장을 비롯한 동료 직원들은 인천공항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영상 속 모습은 일부분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근무하는 항공사운영위원회의 하청 인력업체(프리죤) 심규연 과장이 2017년에 송환 대기중이던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대응 할 수 없었던 상황을 설명한 후 생각에 잠겨 있다.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근무하는 항공사운영위원회의 하청 인력업체(프리죤) 심규연 과장이 2017년에 송환 대기중이던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대응 할 수 없었던 상황을 설명한 후 생각에 잠겨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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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과장이 일하는 송환대기실은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하는 외국인 승객이 한국을 떠날 때까지 머무는 공간이다. 면세구역에 위치한 송환대기실은 인천공항뿐만 아니라 전국 9개 공항·항만에 설치돼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승객 5만 5547명이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을 거쳐 갔다. 입국 불허 사유 대부분은 '입국 목적이 체류자격에 부합하지 않음(5만 557명)'이다. 승객들은 주로 4일 이내 송환이 완료(2019년 1~8월 기준 97.7%) 되는데, 소수는 장기간 머물기도 한다.

폭행의 발단, 며칠을 머물러도 밥을 안준다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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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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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송환대기실은 대한민국 출입국 관리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업무의 중요도에 비해 직원들은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심 과장이 폭행을 당한 과정을 되짚어보면 그 구조가 얼마나 기형적인지 알 수 있다.

우선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은 정부나 인천공항공사가 운영하지 않는다. 여러 항공사가 연합해 만든 항공사운영위원회(AOC)의 하청 인력업체 직원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심 과장도 그 인력업체 소속이다. 때문에 직원들은 물리적으로 승객을 제지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심 과장이 폭행을 당한 결정적 이유는 '밥' 때문이었다. 송환대기실 승객의 식사비용은 승객이 탔던 여객기의 항공사에서 지불하는데, 항공사에 따라 식사 지급 여부가 천차만별이다. 1일 3식을 제공하는 항공사도 있지만 1일 2식, 1일 1식, 심지어 아예 밥을 주지 않는 항공사도 있다. 그나마 식사 단가도 10년 째 4500원이라 빵 2개와 콜라 1개가 전부다.

폭행은 배식 과정에서 일어났다. 누구는 배식을 받고 누구는 굶어야 하는 민감한 상황에서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 항공사의 한 승객이 갑작스레 빵을 집어들어 거친 실랑이가 벌어졌다. 모두가 신경이 곤두서 있던 터라 이어 다른 승객도 덩달아 흥분하기 시작했고, 심 과장은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근무하는 항공사운영위원회의 하청 인력업체(프리죤) 심규연 과장이 2017년에 송환 대기중이던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대응 할 수 없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근무하는 항공사운영위원회의 하청 인력업체(프리죤) 심규연 과장이 2017년에 송환 대기중이던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대응 할 수 없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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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과장은 "내게 그런 일을 저지른 외국인은 출국하면 끝이지만, 만약 내가 그 외국인과 똑같이 대응했다면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라며 "송환대기실 직원이라고 해도 민간인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길거리에서 이런 일을 당하면 경찰에 신고하든 무슨 조치를 취할 텐데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그저 참담할 뿐"이라며 "직장이니 그냥 꾹 참고 일할 수밖에 없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혜진 팀장은 손에 난 흉터를 보여주며 "송환 과정에서 ○○○ 국적 승객이 손으로 긁어 생긴 상처"라고 말했다. 이어 "몸에 상처가 생기고 옷도 찢기는 일이 다반사인데, 실은 마음이 찢기는 게 가장 아프다"라고 덧붙였다. 박동현 과장은 "송환대기실 운영의 주체가 불분명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을 때 해결할 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다"라며 "송환대기실 운영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응급환자 생겨도 미적미적, 왜?
 
▲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환자 발생 상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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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은 "응급환자가 발생할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승객이 갑자기 구토를 하거나 발작을 일으키는 사례는 송환대기실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일이다. 위 영상은 그러한 장면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응급상황에 처한 승객들이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될 확률은 매우 낮다. 이 역시 송환대기실에 공적인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주종민 과장은 "언제 한 번 큰 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우선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119구급대가 출동해 상황을 살핀다. 119구급대가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송환대기실 직원들이 항공사에 이 사실을 알린다. 하지만 대형 항공사를 제외하고 24시간 대기하는 곳이 드물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119구급대가 병원 이송 여부를 판단했음에도 항공사가 이를 허락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항공사의 허락이 떨어지면 그제야 법무부를 통해 긴급상륙허가서를 받을 수 있는데 이를 발급받은 이후에도 난항이 이어진다. 송환대기실 직원에겐 세관을 역으로 통과할 수 있는 출입증이 없어 시간이 또 지체되는 것이다. 119구급대와 함께 먼저 세관을 통과한 승객은 한참 뒤에 입국장에 도착한 송환대기실 직원을 만나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다.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근무하는 항공사운영위원회의 하청 인력업체(프리죤) 직원들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근무하는 항공사운영위원회의 하청 인력업체(프리죤) 심규연 과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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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민 과장은 "송환대기실 직원 입장에선 119구급대의 판단을 존중하고 싶지만 항공사가 응급환자라고 판단하지 않으면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라며 "영상 속 환자 중 한 명도 고통 속에 밤새 구토하며 송환대기실에 있다가 고국으로 떠났다. 이보다 위험한 상황과도 자주 마주하며 더 심할 경우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응급상황이 아니더라도 승객과 직원은 송환대기실에 머무는 내내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송환대기실의 경우 약 150평인데, 김혜진 팀장은 "(코로나19 이전엔) 대체로 100여 명, 많을 땐 200여 명이 머물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콩나물시루, 난장판, 전쟁터가 따로 없다. 맨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경우가 다반사고 어떨 땐 누울 자리도 없다"라며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고, 다들 민감하기 때문에 승객 간 몸싸움도 자주 벌어진다"라고 떠올렸다. 아래는 이러한 상황을 담은 영상이다.
 
▲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승객 과밀 상황 .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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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용된 승객으로 가득찬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의 모습.
 수용된 승객으로 가득찬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의 모습.
ⓒ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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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순 의원 "공항 운영 위한 필수 영역, 국가가 운영해야"

송환대기실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강제퇴거실(국내 범법행위로 체포된 외국인 수용), 조사과(출입국시 문제가 되는 승객을 조사 목적으로 수용), 난민실(송환대기실 입실 후 난민신청을 한 심사 대상자 수용) 등은 모두 법무부나 그 산하의 출입국·외국인청이 운영하고 있다.

반면 송환대기실은 실제 법무부나 인천공항공사에 매일 업무 상황을 보고하지만 운영은 항공사운영위원회가 하고 있다. 직원들은 항공사운영위원회의 하청 인력업체(프리죤)에 의해 고용돼 있다. 직원들은 고용 불안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은 물론, '권한은 없고 책임만 큰' 상황에 놓여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재 42명 중 24명이 무급휴직 상태다. 인력업체 소속이라 정부의 항공업계 지원 대상에도 빠져 있다. 회사는 내년 운영 인력을 10명으로 줄이겠다고 노조에 통보해 직원 32명은 해고될 처지에 놓여있다.

직원들은 공적 업무를 담당하는 송환대기실을 국가가 운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박동현 과장은 "송환대기실은 음지의 세계와 다르지 않다"라며 "국가가 송환대기실을 운영하고 직원들이 공무직으로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제도가 개선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송환대기실이 민간에 의해 운영되는 이유는 출입국관리법 때문이다. 출입국관리법 제76조는 입국이 불허된 승객의 송환 의무는 물론 그 과정의 비용까지 "운수업자"가 지도록 정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박주선 의원("운수업자에게 책임이 없을 경우 수송 비용을 제외한 송환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한다")과 윤영일 의원("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에게 송환대기실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이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 21대 국회에선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대덕)이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박 의원은 "송환대기실 업무 담당자들은 송환 대기 승객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와 소통의 어려움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라며 "송환대기실은 공항 운영을 위한 필수 영역인 만큼 국가의 책임 아래에 운영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송환대기실 업무 인력을 민간 인력업체 소속이 아닌 공무직으로 전환해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이는 직원 인권뿐만 아니라 승객의 인권과도 직결된 문제다"라며 "이를 위해 현행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기사 이어집니다. 
 
▲ 직원은 뺨 맞고 승객은 발작..."전쟁터나 다름 없다" /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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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이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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