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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소확행'이라든가, '한번 뿐인 인생 즐기며 살자'는 '욜로'라는 말이 2030세대를 대표하는 말처럼 쓰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죠. '지금의 나'보다 '미래의 나'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나선 2030세대 이야기를 들어봅니다.[편집자말]
지난 3월 16일은 그야말로 '블랙 먼데이'였다. 미국의 3대 지수라 불리는 S&P 500과 미국 다우산업, 미국 나스닥 종합 지수가 하루 아침에 10% 이상 폭락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1차 확산의 여파였다.

하지만 불과 두세 달 만에 미국 증시는 언제 추락했냐는 듯 전 고점을 회복했다. 그리고 지난 9월 초까지 하루 이틀 새 1~2%가 오르는 '폭주'를 이어갔다. 전 세계 언론들은 엄청난 변동성의 원인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지목했다. 실제로 파랗게 질린 주식 시장에서 기관들이 팔아치운 주식을 20, 30대가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언론은 다 무너져가는 증시를 되살린 이들에게 이름까지 붙여줬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학개미, 미국에서는 로빈후드. 나는 '둘 다'였다. 주식에 발을 들이게 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2030은 왜 동학개미·로빈후드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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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시장은 워낙 큰 돈이 오가기 때문에 이른바 "세력들"에 의해 판이 좌우될 일이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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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는 반대로 어린 시절 주식에 대한 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카더라' 정보를 믿고 주식에 전 재산을 쏟아부었다가 하루 아침에 돈을 모두 날린 사례를 부모님에게 어린 시절부터 들어왔던 것.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유교걸'(유교 문화에 익숙한 여성의 신조어)이었던데다, 불안을 자극하는 주식 실패담은 투자 자체를 기피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사회 초년생이 됐다. 현실과 타협한 까닭에 연봉은 작고 귀여웠(?)다. 좋은 대학에 가면 고연봉자가 된다는 기성세대의 말을 믿었으나 높은 임금은커녕 취직 자체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급이 적은 만큼 효율적으로 돈을 모아야 했으나 돈 불릴 방법은 2%대 적금뿐이었다. 이전 세대의 투자처였던 부동산은 이미 '억' 소리가 나 접근이 어려웠고 잘 된 '조기교육' 덕분에 주식은 논의 대상도 아니었다. 결국 CMA 통장을 개설하고 꼬박꼬박 적금을 부었다. 그것만으로도 잘 해내고 있다고 여겼다.

그러다 지난 2017년 '비트코인 광풍' 시대를 만났다. 주위에서 헛된 투자로 돈을 잃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때마다 엄격한 가정 교육 덕에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지 않아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하지만 투자에 실패한 이들만 눈에 띈 건 아니었다. '코인 열차'에 탑승한 누군가는 단번에 백만장자가 되는 기적을 봤기 때문이다.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분명 같은 선상에서 출발했는데 경제적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들이 부러웠기 때문만은 아니다. 솔직히 누군가 월급 외에 투자로 돈을 번다는 사실에 놀랐다. 뼛속까지 새겨진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았다. 

처음 시작된 투자 실험

그때부터 다양한 서적과 유튜브를 통해 투자 공부를 시작했다. 이미 꽤 많은 유튜버가 주식 투자 방법을 안내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전·현직 애널리스트나 교수와 같은 전문가들도 포함돼 있었다. 또 주식이나 펀드뿐 아니라 P2P투자 핀테크, 부동산 경매 등 생각보다 투자처가 다양하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각종 콘텐츠를 섭렵했지만 가장 성향에 맞을 듯한 투자처는 주식이었다. 

지난해 7월 국내 주식 시장에서 첫 실험에 나섰다. 마침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던 시기였다. 일본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제 보복을 감행했던 시기였다. CMA 통장에서 놀고 있던 쌈짓돈 100만 원어치를 끌어모아 삼성전자 20주를 사들였다. 1주 4만5000원쯤 하던 시절이었다. 

떨리는 마음을 안고 한 달에 한 번 주식 잔고창에 들어갔다. 8월까지 분명 손실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9월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한 주당 몇천 원 단위로 뛰어오르더니 10월과 11월에는 주가가 5만 원대에 자리 잡았다. 주당 5000원이 넘게 오른 셈이다. 그즈음 갖고 있던 주식의 절반을 팔았다. 수익도 절반이 따라왔다. 5만 원. 투자로 거둔 첫 수익이었다.

적은 돈이었지만 배운 게 더 많았다. 무엇보다 회사에서 일하는 대가로 받는 월급, 즉 노동 소득만 소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본소득이 있었다.

삼성전자에서 '투자 효능감'이 생기자 점차 국내 다른 주식에도 눈을 돌리게 됐다. 당연히 몇 번의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괜히 혹해 테마주에 들어갔다가 3만 원을 잃는 '참변'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스스로 '보수적'이라는 투자 성향을 파악하게 됐고 몇 가지 원칙도 세웠다.

나만의 투자 원칙 세우기... 대형 우량주만 들어간다 

우선 중·소형주는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하루 10%를 오가는 폭등·폭락은 심장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의 주가가 저점인지 고점인지도 점치지 않고 월급이 들어오면 적금처럼 일정 금액을 분산 투자하기로 했다.

그래도 불안해서 잔고 대다수는 개별 주식들 묶음인 ETF(Exchange Traded Fund)로 채웠다. 한 기업의 호재가 주식에 그대로 반영되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악재에 따른 방어력도 셌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웬만하면 주식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배당금을 주는 데 투자했다.

이 같은 성향에 딱 맞는 곳이 바로 미국 주식 시장이었다. 미국 시장은 워낙 큰돈이 오가기 때문에 이른바 '세력들'에 의해 판이 좌우될 일이 많지 않았다. 일례로 지난 8월 초 애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가총액 2조4억 달러를 기록했다. 우리 돈 2339조4678억 원이다. 국내에서 가장 우량한 주식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시가총액 343조8595억 원)를 약 7개 살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 9월 14일 들어온 한 IT회사의 배당금.
 지난 9월 14일 들어온 한 IT회사의 배당금.
ⓒ 류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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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배당 주는 기업이 곧 좋은 기업이라는 증표이기도 해서, 기업들은 후하게 배당금도 내줬다. 넷플릭스처럼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을 제외하고 코카콜라나 존슨앤드존슨, 마이크로소프트 등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들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몇몇 기업은 매년 1주 가격 대비 배당금 액수를 의미하는 '배당률' 자체를 높이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7월 말 한 IT기업 주가가 주당 200달러에 다다랐을 무렵 1주를 샀다. 다음 월급이 들어오자 반도체 주식과 소셜미디어 기업 주식을 묶어놓은 ETF에 각각 투자했다. 그렇게 지금은 5개 종목을 정해두고 매달 혹은 보름 단위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현재 미국 주가는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간 주가가 폭등한 데 따른 차익 실현으로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간의 분산 투자로 인해 하락 폭은 현재 1~2% 내외다.

은행 적금은 100세 시대를 담보하기엔 턱도 없고, 정부정책 방향상 부동산은 사는(buy) 게 아니라 사는(live) 곳이 되고 있다. 투자처로서의 부동산은 매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결국 밀레니얼 세대로서는 그 두 가지를 뺀 나머지 투자처에서 정답을 찾아야 한다. 

이들은 각자만의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에 맞는 투자처를 찾아낼 것이다. 무리한 '빚투(빚을 내 무리하게 투자하는 행태)'를 제외하면, 밀레니얼 세대의 투자 열기를 마냥 나쁘게만은 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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