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완패했다.
 
한국시간 20일 01시 30분,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2020-2021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크리스탈 팰리스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시즌 첫 경기를 치른 맨유는 부진한 경기력 끝에 3-1로 홈에서 패배를 당했다.
 
맨유는 지난 시즌 장기화된 유로파리그의 여파로 1라운드 휴식 이후 시즌 첫 경기를 준비했다. 아약스에서 판더베이크를 영입한 것 외에는 다른 빅클럽에 비해 조용히 이적시장을 보내고 있는 맨유다. 도르트문트 '신성' 제이든 산초를 비롯해 잭 그릴리쉬, 우파메카노, 알렉스 텔레스 등 다양한 선수를 접촉했지만 성사된 이적은 없었다.
 
시즌 시작 전 UEFA 네이션스리그에 차출된 그린우드의 일탈 행동과 그리스에서 경찰 폭행 문제에 연루된 '주장' 매과이어 등으로 선수단 내 잡음이 발생했던 맨유다. 이런저런 구설수에 시달린 맨유는 지난 12일 벌어진 아스톤 빌라와의 친선경기에서도 1-0 패배하며 우려를 낳았다.
 
솔샤르 맨유 감독은 리그 첫 경기를 준비하며 지난 시즌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셰필드 유나이티드에서 임대한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친 딘 헨더슨, 새롭게 영입한 판더베이크가 모두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완 비사카, 프레드까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맨유는 마르시알을 필두로 2선에 다니엘 제임스, 브루노 페르난데스, 래시포드 등을 배치한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시작했다. 한편 지난 라운드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크리스탈 팰리스는 아예우, 자하 투톱의 4-4-2 포메이션으로 맨유 원정에 나섰다.
 
무거운 움직임
 
홈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하려는 맨유의 바람과 달리 경기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이른 시간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6분, 좌측면으로 깊숙하게 연결된 볼이 그대로 크리스탈 팰리스의 공격으로 연결됐다. 린델로프의 몸싸움을 이겨낸 슐루프가 크로스를 건넸고, 침투하는 타운센드가 구석을 노린 슈팅을 성공시키며 골망을 흔들었다.
 
뜻밖의 실점을 허용한 맨유는 점유율과 함께 경기 주도권을 가져가며 공세를 퍼부었다. 루크 쇼와 포수 멘사가 적극적으로 오버래핑하는 가운데 맨유는 측면 위주의 공격을 전개했다. 하지만 백4를 바탕으로 두 줄 수비에 나서는 크리스탈 팰리스의 수비벽을 뚫지는 못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11명 전원이 하프라인 밑에 머물며 좁은 간격을 유지한 채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비 후역습을 전개하는 크리스탈 팰리스의 공격이 더 날카로운 장면도 있었다. 맨유는 골키퍼 데 헤아부터 린델로프, 심지어 매과이어까지 잔실수를 범하며 100%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 45분, 페널티박스 측면에서 맥토미니를 뚫어낸 아예우가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데 헤아의 선방이 실점을 막아냈다. 발 빠른 크리스탈 팰리스의 역습에 고전한 맨유였다.
 
솔샤르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다니엘 제임스를 빼고 그린우드를 투입했다. 여기에 후반 22분엔 포그바를 빼고 '신입생' 판더베이크까지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판더베이크 투입과 함께 공격 전개 과정이 조금씩 살아난 맨유였다.
 
하지만 후반 26분, VAR 끝에 아예우의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린델로프의 핸드볼이 선언됐다. 데 헤아는 첫 PK를 막아냈지만 주심은 슈팅 직전 발이 떨어진 데 헤아에게 파울을 선언했고, 자하의 두 번째 PK는 막아내지 못하며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답답한 공격 끝에 후반 35분, 상대 페널티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판더베이크가 값진 추격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후반 39분, 크리스탈 팰리스의 공격 상황에서 린델로프가 또다시 아쉬운 인터셉트를 보여줬고 기회를 놓치지 않은 자하가 기습적인 슈팅으로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추격의 의지를 불태우던 맨유에 찬물을 끼얹는 자하의 득점이었다.
 
결국 맨유는 무기력한 모습 끝에 크리스탈 팰리스에 3-1로 완패했다. 교체 투입된 그린우드는 측면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후반 36분 투입되어 마르시알과 짝을 이룬 이갈로 역시 슈팅을 만들진 못했다. 시즌 첫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무거운 모습의 맨유였다.
 
지난 시즌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
 
맨유는 지난 시즌 하반기 브루노 페르난데스 합류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리그를 3위로 마무리했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러한 문제점은 우승을 노렸던 유로파리그에서 세비야에게 탈락하는 등의 결과로 이어졌다. 오늘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나타난 문제 역시 비슷했다. 
 
첫 번째로 중앙 수비수 매과이어의 파트너 문제다. 지난 시즌 합류한 매과이어와 함께 맨유는 어느 정도 수비적 안정감을 찾았지만 매과이어의 파트너에 대해선 늘  물음표가 붙었다. 에릭 바이는 잦은 부상으로 경기 자체를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린델로프는 더 큰 목표를 좇는 맨유의 수준엔 다소 부족했다.
 
지난 시즌 리그 최하위 수준의 득점력을 보여준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3개의 실점을 허용한 것은 치명적이다. 오늘 선발 출전한 린델로프는 많은 실점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중앙 수비 포지션의 보강은 필수적인 부분이었지만, 최근 라이프치히와 재계약을 맺어 영입 가능성이 떨어지는 우파메카노 외에는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남은 이적시장 기간 반드시 보강이 필요한 부분이다.
 
두 번째는 중원의 조합이다. 지난 시즌 맨유는 중원에서 활약하는 다양한 선수들을 보유했음에도 그들의 능력을 100% 활용하지 못했다. 하반기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합류 이후 공격적인 모습이 살아났지만, 여전히 그들의 조합과 관련해선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더욱이 판더베이크까지 가세하며 이들을 어떻게 공존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솔샤르 감독이다.
 
마지막은 최전방 공격수 부분이다. 본래 윙포워드를 소화했던 마르시알이 지난 시즌 중앙으로 포지션을 옮기며 22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하긴 했지만, 마르시알이 침묵할 경우도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오늘 마르시알은 풀타임 출전하여 단 한차례의 슈팅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마르시알의 부진은 마무리 슈팅의 부족으로 연결됐다.
 
주로 원톱을 기용하는 맨유의 전술에 최전방 마르시알이 침묵할 경우 맨유의 공격은 자연스레 고착될 수밖에 없다. 임대생 이갈로는 전력상 한 수 아래의 팀을 상대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그 이상의 득점을 기대하긴 어렵다. 토트넘이 해리 케인의 서브 공격수를 애타게 찾는 이유와 마찬가지다.
 
맨유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며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3-1 완패를 당했다. 맨유는 23일 EFL컵 루튼 타운전이, 26일 리그 브라이튼전 등 빠듯한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여기에 올시즌 챔피언스리그까지 소화해야 하는 맨유로선 빠른 분위기 회복과 함께 계속되는 여러 문제점 해결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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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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