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신작 <뮬란>을 둘러싼 논란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디즈니 신작 <뮬란>을 둘러싼 논란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디즈니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영화 <뮬란>이 잇따른 논란에 휘말리며 오히려 최대 위기에 몰렸다(관련 기사 : "디즈니가 중국과 부끄러운 타협"... 영화 '뮬란' 보이콧 확산).

AP,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3일(한국시각) 미국 의회는 디즈니가 <뮬란>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중국 신장 지역의 안보 및 선전 당국과 어떤 협력을 했는지 설명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미국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는 밥 샤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잔학행위를 저지르거나 이를 은폐한 책임이 있는 중국인민공화국(PRC) 관리들과 디즈니가 명백한 협력관계가 있어 매우 우려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디즈니가 <뮬란>을 제작하며 위구르족을 비롯한 중국 내 소수민족을 강제로 동원했는가에 대해서도 물었다.

CECC 공동 의장인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그동안 중국이 신장의 위구르족을 억류한다는 많은 정보가 있었다"라며 "그럼에도 디즈니가 <뮬란>을 중국 당국과 협력해 촬영한 것은 대량학살 가해자들에게 암묵적 정당성을 제공한다"라고 비판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가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이 벌어지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뮬란> 촬영을 진행했고, 여기에 협조한 당국 기관에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유엔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최소 100만 명에 달하는 이슬람 교도들을 강제수용소에 구금하며 탄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 4일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뮬란>을 온라인 개봉하면서 엔딩 크레딧에 촬영에 협조한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를 전한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투루판 공안국은 위구르족 강제 수용소를 관리하는 기관이다. 

또한 <뮬란>의 주인공을 맡은 중국 여배우 유역비가 과거 소셜미디어에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린 것도 논란이 되면서 인권 운동가들이 대대적인 '보이콧' 운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 개봉 성적도 실망... 위기에 빠진 디즈니의 '중국 공략' 

<뮬란>은 흥행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1일 중국에서 개봉한 <뮬란>은 첫 주말에 232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테넷>을 제치고 중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는 <테넷>의 중국 개봉 첫 주말 기록인 2980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며, <라이온킹>의 실사판 영화가 벌어들인 5390만 달러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디즈니가 중국 당국과 시나리오를 상의하고, 중국 출신 배우를 대거 캐스팅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뮬란>에 각별히 공을 들인 것에 비하면 무척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더 나아가 <뉴욕타임스>는 최근 인권 및 무역을 놓고 격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으로 인해 곤란에 빠진 글로벌 기업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6년 중국 상하이에 디즈니랜드를 개장했고, 홍콩의 디즈니랜드를 리모델링하는 데도 수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디즈니로서는 <뮬란>으로 인해 득보다 실이 더 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올해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중국을 최대 시장으로 보는 디즈니가 큰 고민에 빠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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