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전북이 또다시 뒷덜미를 잡혔다.
 
12일 오후 4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2020 K리그1' 20라운드 광주FC(이하 광주)와 전북현대모터스(이하 전북)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6골이나 터지는 가운데 전북은 또다시 무승부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말 그대로 비상이다. 리그 4연패를 노리는 전북의 최근 기세가 심상치 않다. 전북은 주전 수비수 김진수의 이적 이후 2연패를 당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1위 울산과의 승점 차가 5점까지 벌어지며 우승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 스플릿 라운드 승리가 절실한 전북이다.
 
창단 10주년을 맞은 광주는 승격 첫해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7위(승점 21점)에 올라 있었다. 광주는 최근 7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 올렸다. 상위 스플릿도 꿈이 아니다.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 강원을 추격하는 길목에서 '강호' 전북을 만난 광주였다.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지난 2경기에서 김진수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이주용을 대신해 최철순을 왼쪽에 두는 변칙을 가했다. 여기에 붙박이 주전 손준호도 신형민과 교체하며 4-1-4-1 포메이션으로 연패 탈출을 노렸다.
 
광주도 변화가 있었다. 공격의 핵심인 윌리안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가운데 펠리페 역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진섭 감독은 두현석, 김주공, 엄원상을 최전방에 배치한 4-3-3 포메이션으로 자이언트 킬링에 나섰다.
 
'6골 난타전'... 잘한 광주, 못한 전북
 
디펜딩 챔피언과 승격 팀의 맞대결.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포진한 전북은 갓 승격한 광주를 상대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북은 지난 2경기에 이어 이번에도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간신히 경기를 무승부로 마무리 지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실점을 허용한 전북이었다. 전반 3분, 광주의 기습적인 롱볼이 전북 진영 깊숙이 들어왔다. 2명의 수비가 붙었지만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가운데, 발 빠른 엄원상이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키퍼의 키를 넘기며 득점에 성공했다. 전북 수비진의 집중력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전북은 김보경, 한교원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광주의 측면을 집중 공략하며 공격을 전개했다. 전반 10분, 조규성의 컷백이 침투하는 김보경에게 연결됐다. 김보경의 강력한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이어진 세컨볼을 한교원이 헤더로 처리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전북은 전반 24분 여름의 자책골로 역전까지 성공하며 앞서 나갔다. 전북은 점수 차를 벌리기 위해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지만 측면을 활용한 단조로운 전개가 전부였다. 결국 전북은 전반 종료 직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실점을 허용하며 광주에게 뒷덜미를 잡혔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승기를 빼고 바로우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되려 역전을 내줬다. 후반 11분, 전북의 찬스 무산이 그대로 광주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임민혁의 감각적인 침투 패스가 엄원상에게 연결됐다. 속도를 살린 엄원상은 최철순을 따돌리고 골문 구석을 노린 슈팅을 성공시켰다. 엄원상은 오늘 멀티골을 터뜨리며 광주 역습의 최전방에서 맹활약했다.
 
답답하게 이어지던 전북의 공격은 후반 18분, 박스 중앙에서 버티던 구스타보가 터뜨린 동점골까진 연결됐으나 역전에 성공하진 못했다. 오히려 교체 투입된 광주의 펠리페가 높은 제공권을 바탕으로 역습을 이끌며 종료 직전까지 끌려가는 양상이었다. 결국 경기는 6골이 터지는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로 끝이 났다.
 
'이를 어쩌나' 너무나도 달라진 전북
 
전북은 오늘도 무승부에 그치며 3경기 무승의 늪에 빠졌다. 광주는 전력상 한 수 위인 전북을 상대로 정교한 역습을 통해 효율적인 공격을 펼친 반면, 전북은 단조로운 패턴의 공격을 보여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오히려 빠른 발의 엄원상을 필두로 한 '승격팀' 광주의 역습이 '디펜딩 챔피언' 전북의 공격보다 돋보였던 경기였다.
 
전북은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점유율은 챙겼지만 결정적인 슈팅까지 연결하진 못했다. 조규성이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최전방의 구스타보는 고립됐다. 교체 투입된 쿠니모토와 이동국 역시 전북의 공격에 반전을 주진 못했다.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활약했던 김진수의 공백이 여실히 느껴진 경기였다.
 
수비진의 활약도 아쉬웠다. 전북은 김진수 이적 이전 리그 17경기에서 단 11실점만을 허용하는 '수비 강팀'이었다. 하지만 최근 3경기에서 무려 7실점을 허용하며 수비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홍정호, 이용, 최철순 등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음에도 올 시즌 처음으로 3실점을 허용한 전북이다.
 
여전히 김진수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 모라이스 전북 감독이다. 지난 강원, 성남전에서 선발 출전한 이주용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으며, 오늘 광주전에는 주로 우측에서 활약하는 '베테랑' 최철순이 긴급 투입됐지만 역시 아쉬운 모습이었다. 김진수의 이적은 선수 하나를 넘어 팀 전체의 경기력을 바꿀 정도로 심각한 결과를 낳고 있다.
 
전북은 이번 광주전에서 공·수 모두 문제점을 노출한 채 무승부에 그쳤다. 다행히 같은 날 대구와 경기를 치른 울산 역시 무승부에 머물며 승점 차는 5점으로 유지됐다. 리그 4연패를 노리는 전북에게 무엇보다 분위기 반전, 선수단 단결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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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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