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원상 광주의 윙포워드 엄원상이 전북전에서 2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 엄원상 광주의 윙포워드 엄원상이 전북전에서 2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의 '엄살라' 엄원상이 엄청난 스피드와 골 결정력으로 멀티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노리는 전북을 좌절시켰다.
 
광주와 전북은 12일 오후 4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20라운드에서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전북은 3경기 연속 무승에 빠지며 승점 42로 2위에 머물렀고, 7경기 연속 무패의 광주는 승점 22를 기록했다.
 
광주-전북, 화끈한 공격 축구로 난타전
 
광주는 4-3-3을 가동했다. 윤평국이 골문을 지킨 가운데 포백은 김창수-홍준호-아슐마토프- 이민기로 짜여졌다. 중앙 미드필더는 박정수-임민혁-여름, 스리톱은 엄원상-김주공-두현석이 출전했다.
 
전북은 기존과 동일한 4-1-4-1로 나섰다. 송범근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포백은 이용-홍정호-최보경-최철순으로 구성됐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신형민, 2선은 한교원-이승기-김보경-조규성, 최전방은 구스타보가 배치됐다.
 
광주는 시작한 지 3분 만에 선제골로 앞서 나가며 이날 경기의 혼란을 예고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엄원상이 빠르게 침투한 뒤 감각적인 로빙슛으로 송범근 골키퍼의 키를 넘겨 골망을 갈랐다.
 
전북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10분 김보경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한교원이 머리로 밀어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전북은 볼 점유율을 늘리며 자신들의 색깔을 입혀나갔다. 구스타보, 한교원, 이용의 연속 슈팅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더니 전반 25분 역전에 성공했다. 오른쪽에서 이용의 크로스를 이승기가 슈팅으로 연결한다는 공이 다소 빗맞으며 흘렀지만 수비에 가담하던 여름을 맞고 들어가는 자책골이 나왔다.
 
광주의 공격력은 전북못지 않게 날카로웠다. 전반 39분 임민혁, 40분 김주공이 좋은 기회를 생산하며 전북 수비진에 조금씩 균열을 일으켰다. 
 
결국 광주의 집념은 전반 44분 동점골로 이어졌다. 임민혁이 올린 프리킥을 홍준호가 마무리지었다. 전반은 2-2로 종료됐다.
 
엄원상, 빠른 스피드로 전북 수비 궤멸
 
승리만이 필요한 전북으로선 공격 강화가 최우선 과제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승기를 빼고, 바로우를 교체 투입했다. 포메이션도 4-1-4-1에서 4-4-2로 바꼈다. 조규성-구스타보 투톱 체제가 가동되고, 바로우가 왼쪽 윙어로 포진했다.
 
하지만 전북은 광주의 속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광주는 주력이 뛰어난 엄원상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뒷 공간을 노렸다.
 
후반 4분 엄원상이 최보경을 제치며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오른편으로 살짝 벗어났다. 아쉬움을 달랜 것은 후반 12분. 임민혁이 스루 패스를 찔러줬고, 엄원상이 폭발적인 주력으로 전북 수비 공간으로 쇄도한 뒤 왼발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광주의 박진섭 감독은 가장 컨디션이 좋은 엄원상을 불러들이고 후반 16분 김효기를 투입해 체력 보강에 힘썼다.
 
전북은 후반 18분 다시 승부의 균형추를 바로 세웠다. 구스타보가 아슐마토프를 등진 상황에서 돌아서며 오른발 슈팅을 골문에 꽂아 넣었다. 
 
두 팀은 무승부에 만족하지 않았다. 공격수를 대거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광주는 펠리페와 마르코, 전북 역시 조규성 대신 이동국을, 최보경 대신 쿠니모토를 넣으며 공격 자원을 대폭 늘렸다.
 
체력 싸움에서는 광주가 앞섰다. 종료 직전까지 갈 길 바쁜 전북을 몰아세웠다. 후반 41분 김주공과 김효기의 연속 슈팅은 전부 홍정호에게 가로막혔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펠리페가 시도한 회심의 헤더가 골대를 튕겨나오는 불운이 겹쳤다. 결국 광주와 전북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광주 박진섭 감독 박진섭 감독은 승격팀 광주 돌풍을 일으키며, 최근 7경기 연속 무패로 상위 스플릿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 광주 박진섭 감독 박진섭 감독은 승격팀 광주 돌풍을 일으키며, 최근 7경기 연속 무패로 상위 스플릿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 상승세 중심에 서 있는 엄원상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은 전북보다 광주가 더 크게 느껴졌을만큼 선전한 경기였다. 박진섭 감독은 주전 스리톱 가운데 윌리안, 펠리페를 제외하고, 발 빠른 국내 선수 3명 두현석-김주공-엄원상을 전방에 배치해 강호 전북에 맞섰다. 광주 공격의 중심에는 엄원상이 있었다.
 
엄원상은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 모하메드 살라의 이름과 성을 합쳐 '엄살라'라고 불릴만큼 스피드와 득점력이 탁월한 윙포워드다. 특히 광주의 카운터 어택 전술에 있어 엄원상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장점이 뚜렷한 엄원상을 상대로 전북의 수비진은 매우 무기력했다. 무엇보다 전북 수비진은 시종 일관 높게 형성하며 너무 많은 공간을 비워둔 채 경기를 운영했다. 침투와 스피드에서만큼은 K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엄원상에게 먹잇감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엄원상은 전반 3분 선제골 과정에서도 전북 수비수 2명보다 먼저 공을 터치해 로빙슛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12분 역시 왼쪽 풀백 최철순과 센터백 최보경의 사이 공간을 재치있게 파고들며 빠른 역습을 통해 단독 득점을 완성시켰다.

경기 후 박진섭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전북 양 쪽 수비수들이 많이 올라올 것이라 생각했다. 수비적으로 라인을 내리고 엄원상, 김주공에게 뒷 공간을 파고들게 했다"고 설명했다. 
 
구스타보에 동점골을 내주며 아쉽게 무승부에 그쳤지만 최근 광주의 기세가 무섭다. 수원전 패배 이후 인천전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이후 포항(1-1), 강원(2-2), 서울(0-0), 대구(6-4), 울산(1-1), 전북(3-3)을 만나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최근 7경기 연속 무패 행진에 힘입어 강등권까지 쳐진 순위를 중위권으로 끌어올렸다. 이 기간 동안 엄원상의 활약상이 가장 두드러진다. 인천전 2골, 강원전 1골로 중요한 승부처마다 득점포를 가동한데 이어 이번 전북전에서도 멀티골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우승과 멀어지는 전북, 3경기 연속 무승-대량 실점
 
반면 전북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18, 19라운드에서 강원(1-2패), 성남(0-2패)에 덜미를 잡히며, 2연패의 늪에 빠졌다. 전북이 연패를 기록한 것은 2017년 5월 이후 무려 3년 4개월 만이다. 2패를 당하는 사이 선두 울산이 승점을 차곡차곡 적립하면서 독주 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번 20라운드에 앞서 선두 울산에 승점 5점차로 뒤진 채 광주전을 맞이한 전북은 이날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멀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북은 광주와의 속도 싸움에서 열세를 드러내며 대량 실점했고, 간신히 패배를 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전북은 모처럼 3득점으로 시원스러운 공격력을 뽐낸지만 수비에서 큰 문제를 드러냈다. 수비 조직력 붕괴의 가장 큰 원인은 김진수의 이적 공백이다. 한국 대표팀과 전북의 주전 왼쪽 풀백으로 활약한 김진수가 사우디 아라비아로 떠나면서 전북은 큰 전력 누수를 안게 됐다.

지난 2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이주용이 부진을 거듭하자 이번 광주전에서는 최철순이 대신했다. 그러나 최철순은 엄원상과의 속도 경쟁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최철순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전북의 수비진은 제공권과 스피드 모두 눈에 띄게 저하된 모습이다. 
 
전북은 올 시즌 김진수가 결장한 4경기에서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전반기 김진수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성남을 상대로 2골을 내주며 2-2로 비겼다. 그리고 김진수가 이적한 이후 3경기에서 강원(1-2패), 성남(0-2), 광주(3-3)을 상대로 무려 7실점을 허용했다.
 
전북은 2017, 2018, 2019시즌에서 연거푸 우승을 차지하며 K리그의 독보적인 최강으로 군림했다. 전북의 목표는 사상 최초의 K리그 4연패였다. 하지만 시즌 종료 7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극심한 난조를 보이며 우승 전선에 먹구름이 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20라운드 (2020년 9월 12일, 광주축구전용구장)
광주 FC 3 - 엄원상 3' 홍준호 44' 엄원상 57'
전북 현대 3 – 한교원 10' 여름(자책골) 25' 구스타보 63'
 
선수명단
광주 4-3-3/ 윤평국/ 김창수, 홍준호, 아슐마토프, 이민기/ 박정수, 임민혁, 여름/ 엄원상(61'김효기), 김주공(87'마르코), 두현석(75'펠리페)
 
전북 4-1-4-1/ 송범근/ 이용, 홍정호, 최보경(82'쿠니모토), 최철순/ 신형민/ 한교원, 이승기(46'바로우), 김보경, 조규성(77'이동국)/ 구스타보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광주 엄원상 전북 K리그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