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휘 선수(GS칼텍스)... 2020 KOVO컵 대회

강소휘 선수(GS칼텍스)... 2020 KOVO컵 대회 ⓒ 한국배구연맹

 
강소휘가 김연경 선수를 자신과 비교하면서 깎아내리는 듯한 표현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밝혔다.

강소휘(23세·180cm)는 올해 KOVO컵 대회에서 GS칼텍스 우승과 함께 MVP를 수상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여자배구 대형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KOVO컵 대회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매년 비시즌 기간에 주최하는 컵 대회이다. 이번 2020 KOVO컵 여자배구 대회는 지난달 30일부터 5일까지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무관중' 경기로 열렸다.

특히 이번 KOVO컵 대회는 일반 대중과 배구팬들로부터 역대 최고의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세계적 슈퍼 스타인 김연경(32세·192cm)이 10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김연경 복귀 효과는 여자 프로배구의 흥행 폭발로 직결됐다. 이번 KOVO컵 대회는 KOVO컵은 물론, 프로배구 메인 대회인 V리그를 통틀어서도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는 TV 시청률과 방송사 중계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증명됐다. 

지난 8월 30일부터 4일까지 생중계된 2020 KOVO컵 여자배구 경기의 케이블TV 평균시청률은 1.2%에 육박했다(아래 닐슨코리아 기준). 이는 역대 KOVO컵은 물론 V리그 남자배구, 여자배구 평균시청률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이번 대회가 평일 낮 취약 시간대 경기가 많아 V리그 때보다 훨씬 불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국내 프로 스포츠 경기에서 케이블TV 시청률 1%대는 '대박'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대회 결승전은 기업 광고가 붙는 지상파 KBS TV가 생중계했다. KOVO는 "KBS 2TV가 국내 프로배구를 생중계한 것은 KOVO컵, V리그를 통틀어 최초 사례"라고 공식 발표했다. 방송사는 결승전 중계에 앞서 김연경의 역대 기록과 해외 리그 활약상 등을 특집 편성해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승전의 결과는 일반적인 예상과 크게 달랐다. 5일 열린 결승전에서 김연경의 합류와 함께 '절대 1강'으로 꼽혔던 흥국생명이 GS칼텍스에게 패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준결승전까지만 해도 압도적 경기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무실 세트 전승 우승'까지 예상됐던 상황에서 일격을 당한 것이다. GS칼텍스의 전략과 투혼이 일궈낸 승리였다.

"김연경과 같은 시대 살고 있는 것 영광"
 
 김연경 선수(흥국생명)... 2020 KOVO컵 대회

김연경 선수(흥국생명)... 2020 KOVO컵 대회 ⓒ 한국배구연맹

 
그러자 일부 언론과 배구팬 사이에서 '김연경 키즈 강소휘가 김연경을 넘어섰다', 'GS칼텍스 미친 개 작전에 물린 김연경' 등의 표현들이 나왔다. 일부는 김연경과 흥국생명을 향해 조롱 섞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이런 기류에 대해 강소휘는 10일 공개된 포털 사이트 '이영미 人터뷰'에서 "기분이 나빴다"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KOVO컵 대회 우승 이후 일부 언론에서 '강소휘가 김연경을 넘었다', '김연경 키즈한테 물렸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부분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강소휘의 답변은 단호했다. 그는 "(그런 표현들이) 부담스러운 것 보다는 기분이 약간 나쁜 것도 있었다. (김)연경 언니는 진짜 세계 최고의 선수인데, 그 결승전 한 경기 가지고 '내가 연경 언니보다 낫다' 이런 소리를 하시니까 좀 기분이 안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결승전 승리는 저 개인으로 이긴 게 아니라 팀 대 팀으로서 이긴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기사를 보면 안 좋다"며 "(김연경 선수는) 제 롤 모델이고 존경스러운 분인데, 막 그렇게 말하니까 기분이 안 좋았다"고 덧붙였다.

강소휘는 또 김연경은 차원이 다른 톱 클래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경 언니는 받는 것도 웬만한 볼은 다 걷어낸다. 그래서 공격 포인트 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연경 언니가 공격할 때 블로킹을 뜨면, 대부분 선수들은 공격한 공이 블로커의 손바닥을 맞는데, 연경 언니 공격은 완전 손끝에 살짝 스치고 지나가거나 아니면 코트에 공을 박아버린다"며 "연경 언니는 진짜 우리랑 같은 레벨이 아니다. 톱 클래스 레벨이다. 연경 언니를 상대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 연경 언니와 대표팀도 같이 하고, 이렇게 코트에서 마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되게 영광스럽다"며 "김연경과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고 거듭 존경을 표했다.

강소휘, 자신감 대폭 상승... 김연경 '완성형 공격수'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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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국

  
강소휘는 이번 KOVO컵 대회 전체 기록 면에서도 지난 시즌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 효율' 부문에서 전체 선수 중 4위(27.06%), 서브 부문 2위(서브에이스 7개) 등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강소휘는 올 시즌 V리그 활약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상승했다. KOVO컵 우승과 더불어 비시즌 기간 동안 어느 해보다 훈련을 알차게 했기 때문이다.

한편, 김연경도 비록 KOVO컵 우승 실패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개인 기록 면에서는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독보적인 면모를 보였다. 특히 공격수의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인 공격성공률, 공격 효율, 오픈공격 성공률 3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휩쓸었다.

수비의 핵심인 서브 리시브 부문에서도 각 팀의 주전 리베로보다 더 뛰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리시브 효율' 부문에서 1위는 임명옥(34세·한국도로공사)으로 리시브 효율 52.83%(점유율 21.3%)였다. 그리고 2위가 김연경이었다. 리시브 효율 50.91%(점유율 20.0%)를 기록했다. 팀 내 리시브 점유율이 20% 넘는 선수 중에서 리시브 효율 50% 이상인 선수는 임명옥과 김연경 2명뿐이었다.

김연경은 올해 비시즌 동안 다른 국내 선수들보다 팀 훈련 합류 시기가 2~3개월 가량 늦었다. 때문에 이번 KOVO컵 대회에서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그럼에도 왜 그가 해외 언론과 명감독들로부터 '공격과 수비력을 겸비한 세계 최고의 완성형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 선은 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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