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수 성남의 왼쪽 윙백 유인수가 강호 전북전에서 1골 1도움으로 올 시즌 첫 홈 승리를 이끌었다.

▲ 유인수 성남의 왼쪽 윙백 유인수가 강호 전북전에서 1골 1도움으로 올 시즌 첫 홈 승리를 이끌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성남FC의 홈 승리는 누구보다 간절했다. 9경기 연속 홈에서 승리하지 못한 성남은 왼쪽 윙백 유인수의 활약을 앞세워 거함 전북 현대를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성남은 5일 오후 5시 30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9라운드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성남은 5승 6무 8패(승점 21)을 기록하며, 중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반면 2연패에 빠진 전북은 13승 2무 4패(승점 41)에 머물렀다. 한 경기를 적게 치른 선두 울산(승점 45)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며 우승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1골 1도움' 유인수, 공수에 걸쳐 만점 활약
 
성남은 3-3-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김현성이 최전방에 포진하고, 2선은 나상호-박태준-박수일, 3선은 유인수-김동현-이태희가 배치됐다. 스리백은 임승겸-연제운-이창용으로 짜여졌으며, 골키퍼 장갑은 김영광이 꼈다.
 
전북은 지난 강원전과 비교해 무려 5명의 선발 라인업을 바꿨다. 공격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외국인 듀오 구스타보, 바로우를 모두 제외한 채 4-1-4-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최전방은 조규성, 2선은 한교원-이승기-김보경-쿠니모토, 수비형 미드필더는 손준호가 포진했다. 포백은 최철순-홍정호-최보경-이주용,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볼 점유율은 줄곧 전북이 가져갔지만 단조롭고 답답한 공격은 성남의 조직적인 수비에 차단당했다. 성남은 수비시 5-4-1 포메이션으로 전환하며 전북의 주요 루트라 할 수 있는 측면 봉쇄에 집중했다.
 
전반 13분 페널티 아크에서 김보경의 예리한 프리킥 슈팅이 골대를 맞힌 것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전북 공격의 창의성과 날카로움은 떨어졌다.
 
성남은 김현성이 전방에서 버텨주고, 세컨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은 나상호가 빠른 침투를 통해 역습을 전개했다.
 
성남은 빠른 역습으로 전반 30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왼쪽 스토퍼 임승겸이 대각선 공간으로 길게 롱패스를 공급했고, 박수일이 오른쪽에서 슈팅을 시도한 공이 골대를 팅겨 나왔다. 이때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유인수가 왼발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지었다. 유인수는 올 시즌 1호골을 신고했다.
 
전북은 전반 40분까지 슈팅 1개에 그칠만큼 졸전을 펼쳤다. 패스의 완급 조절, 슈팅 타이밍을 잡지 못한 것이 부진의 원인이었다.
 
그나마 전반 41분 이주용, 43분 조규성의 연속 슈팅으로 기회를 만들었으나 김영광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동점골 사냥에 실패했다. 전북은 전반전 동안 69%의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정작 소득을 얻지 못했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구스타보를 투입하며 최전방에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전북의 문제가 발생한 곳은 공격이 아닌 수비였다. 이번에도 유인수가 전북의 측면을 무너뜨렸다. 후반 6분 왼쪽에서 유인수가 컷백 패스를 내줬고, 박태준이 페널티 아크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2-0을 만들었다.
 
후반 10분 박태준으로부터 패스를 받은 유인수가 예리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송범근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유인수는 수비에서도 두드러졌다. 오른쪽 윙어 한교원을 꽁꽁 묶는 등 공수에 걸쳐 종횡무진 활약했다.
 
다급해진 전북의 모라이스 감독은 후반 10분과 15분 각각 바로우, 무릴로를 교체 투입하며 세 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외국인 선수로 채웠다.
 
전북은 추격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 후반 23분 김현성이 손준호의 다리를 가격해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인 우세를 점했다. 그러나 수비를 두텁께 쌓은 성남의 골문을 열기에는 창끝이 무뎠다.
 
10명으로 싸운 성남, 10경기 만에 홈 첫 승 감격
 
성남은 기념비적인 승리를 따냈다. 올 시즌 지긋지긋한 홈 무승 행진(3무 6패)의 사슬을 끊었다. 특히 전술 싸움에서 완벽하게 압도한 경기였다.
 
전북은 항상 측면 공격 위주의 전술을 구사하는 팀이다. 성남은 공격시 3-3-3-1, 수비수 5-4-1 포메이션으로 빠르게 전환하며 양 사이드를 철저하게 봉쇄했다.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조규성이 제공권 싸움에서 머리로 떨궈주는 세컨볼을 성남이 효과적으로 따냈다.
 
성남의 공격 전술도 완벽했다. 빠른 사이드 전환과 뒷 공간 침투를 통해 전북의 수비 대형을 분쇄했다. 왼쪽 윙백 유인수, 오른쪽 윙어 박수일을 활용하며 전북의 측면을 흔든 것이 주효했다.
 
특히 유인수는 이날 승리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왼쪽 윙백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1골 1도움을 올렸다. 수비에서도 전북의 오른쪽 공격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전북은 팀내 공격 포인트 1위인 한교원의 오른쪽 측면 돌파를 통해 해법을 찾고자 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성남은 이날 볼 점유율 35%에 그쳤지만 슈팅수에서 8-8로 같았다. 효율성에서는 전북을 웃돌았다. 
 
중하위권을 맴돌던 성남은 강등권 경쟁에서 완전히 안심할 처지는 아니었다. 최근 1무 2패로 부진에 빠졌으며, 최하위 인천과의 격차가 크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전북전 승리로 인해 인천과의 격차를 무려 10점으로 벌렸다. 잔류할 수 있는 안정권으로 진입한 것이 큰 소득이다.
 
단조로운 공격-김진수 공백… 전북, 점점 희박해진 리그 우승
 
갈 길 급한 전북은 지난주 18라운드 강원전에 이어 이번 성남전마저 패배를 당하며, 우승 전선에 먹구름이 꼈다. 선두 울산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승점 4점차로 뒤져있다. 만약 6일 열리는 19라운드에서 울산이 광주에 승리할 경우 전북에 7점차로 앞서게 된다.
 
전북은 단조로운 측면 공격, 김진수 이적 공백에 대한 약점을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김진수 대신 선발 출장한 이주용은 선제 실점 과정에서 느슨한 대인 마크로 박태준에게 슈팅 기회를 열어줬다.
 
전북은 올 시즌 김진수가 결장한 3경기에서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실점률도 매우 높다. 경고 누적으로 김진수가 빠진 11라운드 성남전에서 2-2로 비긴데 이어 김진수 이적 후 2경기에서 강원(1-2패), 성남(0-2)에 덜미를 잡혔다.
 
수비 불안과 더불어 공격에서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전북의 슈팅수는 8개에 불과했다. 특히 후반 중반 성남 공격수 김현성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를 점했음에도 이렇다 할 위협적인 찬스 한 번 만들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들보다 약한 성남에게 완전히 끌려다니는 경기를 펼쳤다. 
 
사상 최초의 K리그 4연패를 노린 전북 최대 고비를 맞았다. 이번 성남전 패배로 전북의 자력 우승 가능성은 사라졌다. 시즌 종료까지 겨우 8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써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19라운드 (2020년 9월 5일, 탄천종합운동장)
성남 FC 2 - 유인수 30' 박태준(도움:유인수) 51'
전북 현대 0

선수명단
성남 3-3-3-1/ 김영광/ 이창용, 연제운, 임승겸/ 이태희, 김동현, 유인수/ 박수일, 박태준(89'안영규), 나상호(84'이재원)/ 김현성
 
전북 4-1-4-1/ 송범근/ 최철순, 홍정호, 최보경, 이주용/ 손준호/ 한교원, 이승기, 김보경(55'바로우), 쿠니모토/ 조규성(46'구스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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