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충남 서산시 성인면 한화이글스 2군 훈련장이 한화 퓨처스 소속 신정락 선수의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시설 출입이 통제되고 퓨처스리그도 일시 중단한다. 퓨처스 소속 40명은 1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선수들은 주소지에서 개별 검진을 받는다.

1일 오후 충남 서산시 성인면 한화이글스 2군 훈련장이 한화 퓨처스 소속 신정락 선수의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시설 출입이 통제되고 퓨처스리그도 일시 중단한다. 퓨처스 소속 40명은 1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선수들은 주소지에서 개별 검진을 받는다. ⓒ 연합뉴스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인하여 어렵게 이어오던 국내 프로스포츠가 다시 한번 위기에 빠졌다. 리그 강행과 중단의 갈림길에서 고민이 깊어졌다. 최대한 플랜 B나 C를 생각해야 하지만, 자칫 최악의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신정락이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락은 2010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LG에 입단하여 지난해 7월 28일 송은범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37경기 등판해 37.1이닝을 소화했으며 올 시즌은 16경기 1패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중이었다.

신정락은 지난 6월 27일 kt전을 끝으로 1군에서 말소됐고 퓨처스리그에서는 7월 22일 고양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마지막으로 등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락은 지난 8월 29일부터 고열과 근육통, 두통 증상이 나타나 8월 31일 검사를 받고 양성으로 판명됐다.

KBO 리그를 포함하여 국내 프로 스포츠 경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건 신정락이 최초다. 그동안 펜싱 국가대표 선수들이나 해외 리그에서 활약중인 프로축구 선수 석현준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회복한 적은 있지만 국내 4대스포츠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적이 아직 없었기에 체육계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KBO는 지난달 31일 신정락의 코로나 19 확진 판정으로 9월 1일 한화 퓨처스리그 서산구장 선수단 및 관계자 전원이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예정된 한화의 퓨처스리그 경기도 취소됐다. 문제는 신정락과 함께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던 팀 동료중에 1군으로 승격하여 경기까지 치른 선수들이 있다는 점이다.

한화는 최근 1군에 콜업된 선수들에 대하여 바로 격리 및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신정락과 밀접접촉한 40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KBO리그는 예년보다 늦은 5월에 개막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리그를 운영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보다 더 규모가 큰 미국이나 일본보다도 더 앞서 리그 정상화를 꾀했다.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코로나 청정지역이라는 상징성은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심지어 메이저리그가 60경기-일본이 120경기로 불가피하게 단축 시즌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서도, KBO리그는 예년과 다름없이 144경기 일정을 중단없이 소화하고 있었으며 한때 유관중 경기까지 재개되기도 했다. 협회와 구단-선수들의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 팬들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이 조화를 이뤘기에 가능했던 성과였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의 수도권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프로스포츠는 다시 무관중 경기로 전환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KBO리그 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이제는 리그 완주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KBO는 지난 4월 리그 개막 일정을 확정하며 만약 확진자가 발생하면 '3주 정도의 리그 중단'과 '경기수 축소'를 대책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현재 팀당 92경기에서 최대 99경기를 치른 가운데 리그가 중단된다면 남은 일정동안 예정된 144경기를 소화하는 것은 무리다. 약 126경기 내외로 일정이 조절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포스트시즌 일정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최악의 경우는 역시 시즌의 완전 중단이다. 또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리그 중단 기간이 길어질 경우 리그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겨울스포츠인 프로농구와 배구는 모두 지난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지 못하고 남은 일정이 취소되는 파행을 겪었다. 선수들의 개인 기록이나 타이틀, 팀순위는 인정되지만 우승팀은 결정되지 않았다. 

또한 프로야구 선수들의 검사 결과와 별개로 사회적으로 확진자 급증이 계속되어 거리두기가 3단계까지 격상될 경우도 프로스포츠가 중단된다. 

축구는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대학축구연맹전에 참석했던 일부 협회 간부들이 거리두기를 무시하고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이 보도되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울산 현대와 FC서울의 K리그 경기가 열린 지난달 30일 울산에서는 선수단이 이동중 스타급 선수를 알아본 팬들의 사진과 사인 요청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팬서비스에 응하면서 마스크 착용-거리두기 등의 방역지침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장면이 지적되기도 했다. 

프로스포츠 파행은 단지 올시즌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단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중계권과 광고 계약, 선수단 연봉 문제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 내년 이후까지 스포츠 산업의 불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 자체 수익성이 부족한 국내 프로스포츠 시장의 한계상, 프로구단들은 대부분 적자를 감수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올해가 지나서도 코로나19 사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버텨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사회적으로나 프로스포츠에서나 지금이 가장 큰 고비라고 할 수 있다. 당분간 관중 입장은 고사하고 리그를 무사히 완주하는 것이 최선의 목표가 됐다. 힘들지만 이럴수록 분위기를 다시 다잡아야 한다. 이제는 프로스포츠도 더 이상 방역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이상 위기의식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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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리그 신정락 코로나방역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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