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8월의 호투행진을 9월에도 계속 이어가려 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말린스 파크에서 열리는 2020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시즌 2승째를 따낸 후 2경기에서 11이닝3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마이애미를 상대로 시즌 3승 사냥에 나선다.

한편 가을야구 도전을 결심한 토론토는 이번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통해 투수 로스 스트리플링과 로비 레이, 내야수 조나단 비야를 차례로 영입했다. 스트리플링은 2016년부터 작년까지 LA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우완 투수이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출신의 레이는 2017년 올스타에 선정됐던 좌완 파워피처다. 빠른 발과 컨택 능력이 돋보이는 스위치히터 비야는 보 비솃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된 멀티 내야수 자원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류현진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살렌필드에서 가볍게 공을 던지고 있다. 토론토가 2020시즌 임시 홈구장으로 쓰는 살렌필드에서 열린 토론토의 첫 훈련이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류현진이 8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살렌필드에서 가볍게 공을 던지고 있다. 토론토가 2020시즌 임시 홈구장으로 쓰는 살렌필드에서 열린 토론토의 첫 훈련이었다. ⓒ 토론토 블루제이스 트위터 캡처

 
토론토의 젊은 돌풍 주도한 듬직한 에이스

류현진의 8월은 기대보다 훨씬 눈부셨다. 시즌 개막 후 첫 2경기에서 9이닝8실점(평균자책점 8.00)으로 부진했던 류현진은 8월 5번의 등판에서 28이닝 동안 5실점(4자책)만 기록하며 2승 평균자책점1.29라는 눈부신 성적을 올렸다. 승수가 다소 부족하긴 하지만 8월 아메리칸리그 '이달의 투수상'을 노리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심지어 류현진의 자책점 4점 중 1점은 추후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류현진의 구위가 살아난 시기를 기점으로 토론토의 경기력도 함께 좋아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시즌 개막 후 첫 18경기에서 7승11패에 그쳤던 토론토는 이후 15경기에서 11승4패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선발 투수 맷 슈메이커와 네이트 피어슨,트렌트 손튼, 불펜투수 조단 로마노가 차례로 부상자명단(IL)에 등재된 사실을 고려하면 토론토의 선전은 더욱 놀랍다.

토론토 선전의 중심에는 역시 4년 8000만 달러의 투자가 아깝지 않을 만큼 연일 호투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에이스' 류현진이 있다. 류현진은 타선과 수비, 불펜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7경기에서 2승에 그치고 있지만 마운드에서 좀처럼 내색을 하지 않고 언제나 믿음직하게 자기 공을 던진다. 토론토 현지 매체의 표현을 빌면 류현진은 '로이 할러데이 이후 토론토가 처음 가져보는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류현진의 투구내용이야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지만 토론토가 올해 진정으로 가을야구에 도전한다면 에이스인 류현진의 시즌 2승은 너무 적은 감이 있다. 마이애미가 시즌 초반부터 연승과 연패를 반복할 정도로 기복이 심한 팀이고 토론토가 최근 거포 다니엘 보겔백과 내야수 비야를 영입한 만큼 3일 경기에서는 반드시 류현진에게 시즌 3승을 안겨줄 필요가 있다.

시속 160km 강속구 던지는 슈퍼루키와 맞대결

마이애미는 매년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되면 '파이어 세일'이라 불리는 무분별한 선수팔기로 야구팬들의 비난을 받는 구단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올해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애리조나에서 올스타 출신 외야수 스탈린 마르테를 영입했다. 변수가 많은 단축 시즌인 만큼 끝까지 순위싸움을 해보겠다는 데릭 지터 사장의 의지가 담긴 영입이라고 볼 수 있다. 우타자인 마르테는 3일 경기에서도 류현진을 상대로 선발 출전할 확률이 높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마이애미의 선발 투수는 토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1998년생 우완 루키 식스토 산체스. 작년 1월 올스타 포수 J.T. 리얼무토(필라델피아 필리스) 트레이드 때 필라델피아에서 데려 온 유망주 산체스는 시속 16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주무기로 하는 파워피처다. 마이애미에서는 산체스가 고 호세 페르난데스 이후 최고의 재능을 가진 루키로 기대를 모으는 투수인 만큼 류현진과 어떤 내용의 맞대결을 펼칠지 주목된다.

류현진은 지난 8월12일 마이애미전에서 6이닝2피안타7탈삼진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9회 앤서니 배스가 프란시스코 서벨리에게 동점 3홈런을 맞으면서 류현진의 승리가 날아간 바 있다. 지난 24일 뇌진탕 증세로 IL에 등재된 서벨리가 3일 경기에 출전할 지는 알 수 없지만 마이애미는 스타 선수가 적다고 해서 결코 만만히 볼 수있는 팀이 아니다. 8월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었던 류현진이 9월에도 기세를 이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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