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민이 '친정팀' 인천 유나이티드에게 비수를 꽂았다.
 
29일 오후 6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2020 K리그1' 18라운드 상주 상무(이하 상주)와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천)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상주는 문선민의 맹활약에 힘입어 인천을 3-1로 격파했다.
 
상주는 매년 겪고 있는 선수들의 전역으로 스쿼드에 공백이 생긴 상태였다. 팀 내 최고 득점자인 강상우를 비롯해 한석종, 이찬동 등 상주 11기 6명이 전역하며 새로운 선수들이 빈자리를 채워야 했다. 더욱이 16라운드 서울전 패배 이후 이어지고 있는 2연패의 흐름 또한 좋지 않았다.
 
반면 인천은 '잔류왕'의 면모를 보여주며 2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쓰리백 체제를 통해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갖추며 2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달리고 있었다. 11위 수원과의 승점 차가 단 3점인 가운데, 인천이 스쿼드 공백이 발생한 상주를 상대로 승리를 노렸다.
 
김태완 상주 감독은 전역한 강상우의 빈자리를 '2001년생' 오현규로 채웠다. 상주는 2선에 문선민, 김민혁 등 5명의 선수를 배치한 4-1-4-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한편 권경원은 한석종의 전역으로 새롭게 상주의 주장 완장을 찼다.
 
인천은 지난 라운드 극적인 결승골을 기록한 송시우와 함께 무고사, 지언학을 최전방에 투입하며 3-4-3 포메이션으로 상주 원정길에 올랐다. 한편 중원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던 아길라르는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K리그 최고의 크랙' 문선민, '친정팀' 인천 무너뜨리다
 
상주는 선수단의 공백에도 '3위'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크랙' 문선민의 활약이 눈부셨다. 문선민은 이날 3-1로 승리를 거둔 상주의 득점 장면에 모두 결정적인 기여를 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12분, 측면에서 볼을 잡은 문선민이 속도를 살려 안으로 돌파했다. 박스 중앙으로 건네진 문선민의 패스는 노마크 찬스의 오현규에게 정확히 연결됐고, 오현규는 득점에 성공했다. 문선민의 돌파에 인천 수비진이 한순간 집중을 잃은 것이 주요했다.
 
문선민의 활약은 계속됐다. 전반 27분, 권경원의 패스를 이어받은 문선민이 그대로 속도를 살려 돌파했다. 순식간에 박스 안으로 진입한 문선민의 돌파는 혼전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후 흘러나온 볼을 잡은 김민혁이 또다시 득점을 성공하며 상주가 2-0으로 앞서나갔다.

인천 역시 당하고만 있진 않았다. 답답한 공격이 이어지던 전반 38분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볼을 김준엽이 따냈고, 이를 중앙의 무고사에게 연결했다. 득점력을 갖춘 무고사는 우측 하단을 노린 간결한 슈팅으로 상주의 골망을 흔들며 만회골을 터뜨렸다.
 
가까스로 만회골을 넣은 인천에게 문선민은 또다시 비수를 꽂았다. 후반 2분, 공중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양준아의 헤더 미스가 나왔다. 문선민은 실수를 놓치지 않고 돌파하여 침투하는 정재희에게 볼을 연결했다. 정재희는 깔끔하게 득점을 성공시키며 시즌 첫 골을 달성했다.
 
문선민에게 휘둘린 인천은 급하게 이호섭, 아길라르, 이우혁 등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추격에는 실패했다. 후반전에 접어들며 쏟아진 폭우로 상주 페널티박스 지역에 물웅덩이가 생기며 제대로 된 패스, 슈팅조차 시도할 수 없었다.
 
결국 승부는 3-1 상주의 완승으로 끝났다. 문선민은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상주의 공격을 이끌었다. 문선민의 활약은 새롭게 출전한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오현규는 두 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으며, 김민혁과 정재희는 시즌 첫 득점을 터뜨리는 기쁨을 맛봤다.
 
갈 길 바쁜 인천의 아쉬운 경기력
 
한편 이날 인천의 경기력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주포' 무고사는 천금 같은 만회골을 터뜨렸으나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양상이 짙었다. 포스트 플레이와 연계에 능한 무고사가 고립되자 인천의 공격 루트가 고착된 것이 주요했다.
 
무고사와 짝을 이룬 송시우와 지언학의 플레이 또한 아쉬웠다. 두 공격수는 이렇다 할 공격적인 모습 없이 상주 수비진에 가로막혔다. 2점 차로 끌려가던 후반전. 조성환 감독이 지언학과 송시우를 미드필더인 이호섭과 이우혁과 교체한 것이 아쉬웠던 둘의 활약을 이야기한다.
 
앞선 두 경기와 달리 수비 조직력 역시 돋보이지 않았다. 'K리그 최고의 크랙' 문선민의 빠른 침투와 돌파에 맞서 인천의 측면은 문선민을 완벽히 수비해내지 못했다. 여기에 2선과 3선의 넓은 간격은 5명의 미드필더를 둔 상주에게 집요하게 공략됐다.
 
인천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인천은 후반전 이른 시간 추가 실점을 허용했지만 공격적으로 경기를 전개하며 역전을 노렸다. 인천은 후반전 동안 볼 점유율, 패스 횟수, 슈팅 개수 등의 주요 수치에서 상주를 압도했지만 결국 득점에는 실패했다. 후반전에 몰아친 폭우의 영향도 물론 크지만 공격 전개의 끝, 골 결정력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더구나 같은날 11위 수원이 부산에게 승리하며 인천의 잔류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 잔류 경쟁에 박차를 가하는 인천으로선 이날 상주전에서 얻은 교훈을 체득해 빠르게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한편 상주는 오늘 승리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더불어 오현규, 정재희, 김민혁 등 다양한 선수를 새롭게 발굴하는 기쁨도 맛봤다. 상주는 인천전 승리로 3위 자리를 굳건히 하며 '행복 축구'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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